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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일상 속 과학 <1> 나전칠기와 구조색

자개 촘촘히 쌓은 판의 구조, 빛 굴절로 색 변화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2-21 19:32:19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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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잘 알지 못할 뿐이지 우리 삶과 늘 함께한다. 국제신문은 격주 게재되는 과학면에 이은정 부산과학기술협의회 교육연구팀장이 일상 생활 속에서 흔히 접하는 소재로 과학의 비밀을 알기 쉽게 풀이하는 ‘아하! 일상 속 과학’란을 신설한다. 이 팀장은 부산대 산업공학과(석사)를 졸업했으며, 부산대 과학기술인문학 협동과정 박사(과학기술학 전공)를 수료했다.


- 대부분 물질은 고유의 색소 가져
- 특정 파장의 빛을 반사하는데
- 파장 길이에 따라 색 달라 보여
- 색소 없어도 특이구조 가지면
- 빛의 간섭으로 다양한 색상 구현

손혜원 국회의원의 목포 재개발 지역 투기 논란으로 나전칠기가 덩달아 유명세를 얻고 있다.
전자현미경으로 확대한 나전칠기의 층단면. 구조로 들어온 빛이 반사되고 간섭하면서 오색찬란한 색을 만든다. 부산과학기술협의회 제공
나전칠기는 신비한 빛을 발하는 조개껍데기 장식을 붙이고 거기다 옻칠로 광을 낸 기물이다. 가구나 장신구 등에 전복이나 소라껍데기로 만든 장식을 붙여 자개라고도 부른다. 고려·조선시대에는 주요 교역품으로 각광받기도 했다. 라이프스타일이 변하면서 집 구조에 맞지 않아 자개장이 뒷전으로 밀려났지만 자개가 지닌 매력은 여전하다.

빌 게이츠가 그 오묘한 빛에 반해 자개 장식으로 디자인 된 ‘XBOX 게임기’를 주문제작할 정도다. 스티브 잡스 역시 휴대전화 케이스를 자개로 제작해 소장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나전칠기가 귀중품으로 사랑받는 이유는 단 한 가지 그 영롱한 빛에 있다. 나전칠기의 빛은 하나의 색깔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무지개 빛깔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조금만 고개를 기울이거나 눈만 찡그려도 그 색깔이 달리 보인다. 카멜레온처럼 예측할 수 없는 이 신비의 빛은 과연 어디서 어떻게 나오는 것일까. 사람의 눈은 약400㎚에서 700㎚(1나노미터는 1m의 십억 분의 1) 사이의 파장을 가진 빛을 감지한다. 이를 가시광선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물질은 각기 색소를 가지고 있어 빛을 받으면 특정한 파장의 빛을 반사하는데, 그 파장의 길이에 따라 다른 색으로 보인다. 색소가 없지만 색이 나타나기도 한다. 진한 파란색을 띤 날개로 아름다움을 뽐내는 모르포나비가 그렇다. 파란색 빛을 내는 색소는 없지만 과학자들이 날개의 구조에서 그 이유를 찾아냈다. 날개의 비늘이 촘촘하고 미세한 다층 그물망 구조를 가지고 있음을 발견했다. 이 구조에 들어온 빛들이 반사되고 서로 간섭하면서 푸른색 파장의 빛을 반사시킨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이다. 이처럼 구조에 의해 나타나는 색을 구조색(Structural color)이라고 한다. 공작새의 깃털이나, 비누방울, 오팔과 같은 보석의 아름다운 색도 이 같은 원리에 의해 구현되는 구조색이다. 자개의 신비한 빛 역시 바로 이러한 구조에서 나온다.

전복껍데기를 잘라 주사전자현미경(SEM)으로 관찰해보면 주성분인 탄산칼슘으로 이루어진 미세한 판이 벽돌 쌓듯이 촘촘히 쌓여있음을 알 수 있다. 이 판에 닿은 빛은 일부는 반사되고 일부는 판을 통과해 바닥면에서 다시 반사되는데, 이 현상이 여러 층에서 일어나면서 만들어진 빛들이 서로 간섭해 수많은 파장의 빛을 만든다. 이 빛들이 사람의 눈에 오색찬란하게 보이는 것이다. 층의 구조가 촘촘하고 잘 배열될수록 영롱한 빛을 내는데, 우리나라의 전복은 외국산 전복보다 크기는 작지만 층의 밀도가 높아 자개장식으로의 가치가 훨씬 크다.

이은정 팀장
이러한 자연 속 신비의 구조색 원리를 응용해 특수잉크와 섬유가 개발됐다. 더 나아가 인공적인 구조를 만들어 빛을 제어하는 기술도 등장해 디스플레이나 반도체 등에 응용하는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이은정 부산과학기술협의회 교육연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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