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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주도 ‘과학육성’ 지역사회 사업으로 돌려놔

손동운 본부장 석사논문으로 본 부산과기협 15년 성과·과제

  •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
  •  |   입력 : 2019-03-28 19:14:41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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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원 국립부산과학관 유치하고
- 동남권원자력의학원 개원 주도
- 과학기술기금도 1000억 조성
- 전국 자치단체 중 모범적 선례

- “그럼에도 지역 결정권은 한계
- 분권개헌 때 확실한 명기 필요
- 광주 등 혁신사업으로 맹추격”

동남권 거점 과학관인 국립부산과학관은 개관 3년여 만에 누적 관람객이 330만 명가량을 기록했다. 주말이면 가족 단위 관람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지역민으로부터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 국립부산과학관 개관은 2004년 3월 설립된 부산지역 과학기술 거버넌스(민관협치체계)인 부산과학기술협의회(과기협)의 주요 성과라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동남권 대표 과학교육·전시기관인 국립부산과학관은 지역 과학기술 거버넌스(부산과학기술협의회)가 제대로 작동해 이뤄온 성과물 중 하나다. 국립부산과학관 유치를 위한 100만 시민 서명운동. 국제신문DB
지역언론(국제신문)이 주도하고 지자체(부산시와 부산시교육청)와 대학, 상공계, 정치권 등 지역사회가 자발적으로 연대·협력한 체제인 과기협은 인구 800만 명인 동남권에 번번한 과학관 하나 없다는 사실에 개탄하고 건립을 추진했다. 100만 시민 서명운동을 벌이고, 여론으로 정부를 압박해 설립 허가를 받아냈다. 마침내 2015년 12월 과학기술 교육·전시의 주요 인프라인 국립부산과학관이 문을 열었다.

과기협을 이끌었던 손동운(사진) 국립과학관 전시연구본부장(전 국제신문 기자)이 최근 발표한 부산대 행정대학원 석사학위 논문 ‘과학기술진흥을 위한 로컬 거버넌스에 관한 연구-부산과학기술협의회를 중심으로’는 과기협이 거둔 그간의 성과와 지역과학 발전을 위한 앞으로의 과제를 설명한다.

   
손동운 국립과학관 전시연구본부장
손 본부장은 논문을 통해 “지방 단위로는 생각조차 못했던 과학기술진흥 영역이 2000년대 들어 국토균형발전과 지역혁신이 강조되면서 지역에서 부각되기 시작했다. 여러 사업이 시작됐고 사실상 중앙정부 주도로 이뤄진 한계가 있었으나 부산은 사정이 달랐다”며 “부산은 과기협을 중심으로 과학기술 거버넌스가 제대로 작동해 국립과학관 유치, 동남권원자력의학원 개원, 과학해설사 및 석·박사급 과학교육 인력 육성, 과학관 대체시설인 궁리마루 운영, 부산과학기술상 제정, 부산과학축전 개최, 부산시 과학기술기금 1000억 원 조성 등 실질적 성과를 냈다. 무엇보다 국가사무로만 여기던 과학기술을 지자체 사무로 인식하게 하고, 과학기술이 지역사회 민관협치 대상이 된다고 입증했다”고 말했다. 특히 주요 3대 성과로 꼽히는 동남권원자력의학원 개원(2010년)과 국립부산과학관 개관, ‘꿈의 암 치료기’라 불리는 의료용 중입자가속기 설치의 사업비 규모만 합쳐도 모두 5000억 원이 넘는다.

과기협 운영비 구조도 눈에 띈다. 대부분 정부나 시 보조금에 의존하는 다른 단체와 달리 과기협은 후원금과 자체 수입 등 민간 부문 재정규모가 절반 수준(48.4%)을 유지해 정부(중앙 및 지방)에 예속되지 않고 자주성 및 독자성을 유지한다. 하지만 한계도 없지 않다. 중입자가속기를 포함한 첨단방사선의과학복합단지 조성은 기장군과의 협력관계 단절로 난항을 겪고 있다.

   
과학관 전경.
지난 15년간 자리잡은 지역 과학기술 거버넌스를 계속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확실한 지방분권이 필요하다고 손 본부장은 역설한다. 지방분권 헌법 개정 때 과학기술의 분권화·지방화를 명시해 지역 과학기술 거버넌스를 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지방과학기술진흥 부문은 지자체에 위임하고, 중앙정부는 지원하고 조정하는 역할에 그치도록 해야 한다”며 “헌법에 과학기술 부문에서 지역사회가 자기결정성을 가지도록 하는 것은 물론 그간 민간체제로 운영된 과기협의 운영 근거를 부산시 조례로 명시해야 과기협이 이뤄온 지난 15년 성과가 빛을 발하고, 더욱 키워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후발 주자’의 발빠른 대응에도 부산은 긴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령 지난 1월 정부가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는 사업을 선정할 때 토목사업 위주의 인프라에 집중한 타 지자체와 달리 광주는 4차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인공지능에 기반한 지역산업구조 혁신사업(AI 중심 산업융합집적단지)을 제시했다.

손 본부장은 “광주 사업 예산은 4000억 원대로 수조원 대인 토목 사업에 비해 적을지는 몰라도 ‘과학기술’을 선택했다는 점이 미래지향적이다”며 “광주과학기술원 등 지역 과학계의 제안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시와 정치권이 함께 움직이는 등 과학기술 로컬 거버넌스가 작동한 결과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

※‘아하! 일상 속 과학’ 3편은 이번 주 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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