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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일상 속 과학 <7> 카르만 소용돌이

회전 없이 날아오는 축구공 … 노련한 골키퍼도 방향 예측 못해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6-20 18:59:10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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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월드컵으로 간만에 대한민국이 새하얀 밤을 새웠다. 오늘은 공중을 날아가는 축구공에 담긴 과학원리를 살펴보고자 한다. 축구의 많은 기술이 경기에 사용되지만,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공을 차는 기술이다. 이전에는 급하게 회전을 주어 바나나처럼 휘어지는 회전킥이 골키퍼를 두렵게 만들었다. 하지만 수문장도 요즘은 이 공을 예측할 만큼 실력이 늘었다. 회전이 없는 슛이 오히려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다. 무회전 슛이란 공이 날아가면서 회전이 일어나지 않는 것을 말한다. 회전이 없으니 곧바로 날아갈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공을 찬 선수조차도 그 방향을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변화무쌍하다. 이는 ‘카르만 소용돌이(Karman’s vortex) 현상’ 때문이다.

   
제주도 남해상에서 관측된 카르만 소용돌이. 천리안 위성자료 활용 3주년 화보집
공을 회전하지 않게 강하게 차면 앞으로 날아가는 공이 아래위로 공기가 갈라지면서 공 바로 뒤쪽에 소용돌이가 생긴다. 이 소용돌이로 인해 순간적으로 압력이 낮아져 앞에 있는 공을 끌어당겨 공의 진행 방향이 예측 불가하게 되는 것이다. 흐름이 있는 공기나 물속에 원통형 물체가 일정 속도로 회전하면 이 운동물체 뒤에 소용돌이가 생기는 이치와 같다. 1911년 미국 항공과학자 데어도르 본 카르만(1881~1963)이 이런 과학적 현상을 입증해 자신의 이름을 붙였다. 축구공뿐 아니라 잠수함이 바닷속을 움직일 때도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 잠수함의 운행에 큰 제약으로 작용한다.

대기 중에서도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 제주도의 하늘이 그 대표적인 곳이다. 제주도는 사면이 바다로 되어있고, 중앙에 높은 한라산이 자리 잡고 있다. 제주도에서 북서풍이 불 때 섬을 지난 후 섬 뒤쪽인 남쪽에서 구름으로 형성된 카르마 소용돌이를 관측할 수 있다. 대기 중에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려면 주변의 기후와 지리가 조건이 맞아떨어져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제주도는 기상학계에서는 아주 특별한 섬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카르만 소용돌이를 활용하여 전기에너지를 만드는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날개 없는 풍력발전기다. 기존의 풍력발전기는 블레이드라 부르는 날개가 회전하면서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스페인의 ‘볼텍스 블레이드리스(Bladeless)’라는 회사에서 만든 이 발전기는 회사 이름처럼 날개가 없다. 기초기둥과 점점 지름이 커지는 원형기둥이 결합한 모양이다. 이 기둥 주변으로 바람이 불면 카르마 소용돌이가 생기는데, 그 소용돌이가 기둥에 진동을 일으킨다. 두 기둥 사이에 있는 자석 링이 서로 밀어내면서 진동을 증폭하고, 이 진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원리다.

   
카르만 소용돌이가 발견된 지 꼭 1세기가 되는 이즈음 축구장에서, 유망 친환경에너지원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새삼 끌고 있어 흥미롭다. 이은정 부산과학기술협의회 교육연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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