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과 산소를 이용해 자동차 내장재나 화장품의 원료를 합성하는 촉매 시스템이 개발됐다. 이번 연구는 촉매 분야 연구의 최고 권위지인 네이처 카탈리시스(Nature Catalysis) 표지논문으로 선정돼 정식 출판을 앞뒀다.
UNIST 곽자훈·장지욱(이상 에너지화학공학과)·주상훈(화학과) 교수팀은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원료인 산화프로필렌을 합성하는 ‘3종 촉매 융합 시스템’을 개발했다. 세 종류 촉매가 연속적으로 반응해 프로필렌을 산화하도록 설계된 시스템이다. 프로필렌을 산화시키는 기존 화학공정은 유해물질을 배출하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이 시스템은 유해물질을 배출하지 않고 태양광 에너지와 산소만으로 산화프로필렌을 만들 수 있다.
 |
| 광촉매, 전기촉매, 불균일촉매 융합 시스템의 산화프로필렌 생산 개념도. UNIST 제공
|
산화프로필렌은 자동차 내장재나 화장품·의약품의 기초 원료로 그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석유화학 원료다. 원유 나프타에서 프로필렌을 얻은 뒤 이를 산화시켜 합성하는데, 가장 값싸고 친환경적인 산화제인 산소와는 원하는 대로 반응하지 않아 유해 물질인 염소를 써 생산해 왔다. 최근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염소 대신 과산화수소를 산화제로 쓰는 공법이 상용화됐지만, 과산화수소 생산 공정 자체는 여전히 친환경적이지 못한 문제가 있다.
공동연구진이 개발한 시스템은 과산화수소까지 친환경적으로 만들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실시간으로 과산화수소를 공급할 수 있어 생산 시스템을 단순화할 수 있으며, 과산화수소 수송과 저장에 필요한 비용도 줄어든다. 고농도 과산화수소가 시간이 지나면 분해돼 버려지는 것을 막는 장점도 있다.
 |
|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원료인 산화프로필렌을 합성하는 ‘3종 촉매 융합 시스템’을 개발한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곽자훈(가운데)·장지욱(오른쪽) 교수. UNIST제공
|
이 시스템 개발을 위해 세 종류 촉매의 반응을 정교하게 제어하는 기술이 쓰였다. 시스템 내의 광촉매는 물속에서 햇빛을 받아 전기(전자)를 생산하고, 전기화학 촉매는 이 전기를 이용해 산소를 환원시켜 과산화수소를 만든다. 마지막으로 과산화수소가 불균일 촉매의 도움을 받아 프로필렌과 반응하면 산화프로필렌이 합성된다. 이런 방법으로 94%의 효율로 산화프로필렌을 생산할 수 있다.
곽 교수는 “가장 풍부하고 값싼 산소를 사용해 산화프로필렌을 합성하는 촉매 기술은 석유화학 분야의 난제 중 하나였다”며 “그만큼 산업적으로도 파급력이 큰 연구”라고 의의를 설명했다. 장 교수도 “추가적인 외부전압과 값비싼 화합물 없이 태양광으로 작동하는 산화프로필렌 합성 시스템을 최초로 선보였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광촉매 성능을 더 개선한다면 상업적으로도 더 큰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