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먹통 사태’를 빚은 카카오가 화재·지진에도 끄떡없는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카카오 홍은택 대표가 지난 19일 화재 등 재난 상황에서도 끄떡없는 데이터센터 건립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지난 19일 제1·2데이터센터 건립 계획을 전격 발표했다.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사옥)에서 열린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던 도중 예고하지 않았던 프레젠테이션(PT)을 통해 데이터센터 계획을 공개한 것이다.

계획 내용을 보면 작년 12월 착공한 카카오 제1데이터센터는 경기 안산시 상록구 한양대 에리카(ERICA)캠퍼스 내에 2024년 1월 운영을 목표로 건립 중이다. 지상 6층, 지하 1층 규모의 제1데이터센터는 총 4천 랙(선반) 규모의 서버를 수용할 수 있다. 제2데이터센터는 수용량이 8천 랙 규모이며 2024년 3월 착공, 2027년 1월 가동을 목표로 한다. 서울대 시흥 캠퍼스 내에 지상 10층·지하 2층 규모로 건립될 예정으로 현재 부지 협상 중이다.

홍 대표는 이번 사고를 의식, PT를 하면서 공사 중인 제1데이터센터의 재난 대응 능력을 재차 강조했다. 무정전전원장치(UPS)실과 배터리실을 방화 격벽으로 분리, 배터리실에 불이 나도 나머지 시설이 문제없이 작동하도록 했다. 전산동 전체에 친환경 소화가스 설비를 적용하고, 밀폐된 전기 패널에는 개별적으로 소화장치를 설치해 조기에 화재를 진압할 수 있다. 침수 사태를 침수 사태를 막고자 지상 1층을 주변 지표면보다 1.8ｍ 이상 높게 설계하고 주요 전기 시설은 지상층에 둔다. 태풍이나 지진에도 대비하도록 설계했다.

제1데이터센터는 남안산변전소로부터 4만㎾(킬로와트) 전력을 공급받고, 예기치 못한 사고로 주전력 공급이 중단되면 성포변전소를 통해 예비 전력을 공급받는다. 회선 문제 발생에 대비, 600억 원을 들여 제1·2 데이터센터 간 전용선을 깔기로 했다고 홍 대표는 설명했다.

지난 15일 SK C&C의 데이터센터가 있는 SK 판교캠퍼스에서 발생한 화재로 장기간 먹통 사고를 낸 카카오는 19일 오전 카카오와 다음을 비롯한 대부분 서비스(메일 포함)의 에러를 정상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