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오전 충남 태안군 만리포 북서쪽 5마일 해상에서 항해 중이던 홍콩선적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와 삼성중공업 소속 해상크레인을 적재한 1만1천800t급 부선이 충돌하면서 유조선 왼쪽 오일탱크 3개에 구멍이 생겨 1만2547㎘의 원유가 해양으로 유출된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 사고. 사고가 난 지 20일이 지났지만 태안의 고통은 끝나지 않았다.
태안의 검은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 자원봉사자들이 나섰다. 부산경남의 자원봉사자 500여 명이 주말과 휴일을 반납하고 태안으로 향했다. 버스로 이동하며 새우잠을 청한 봉사자들은 아침 일찍 태안에 도착하자 마자 해변으로 달려갔다.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기름 냄새가 진동하는 태안 해변. 봉사자들은 묵묵히 시커멓게 기름이 묻은 해변의 돌과 바위들을 닦고 또 닦는다. 해변에 밀려든 기름찌꺼기를 흡착포로 제거하고, 흉칙한 모습으로 변한 백사장에서 모래와 뒤엉킨 기름 덩어리를 숟가락으로 떠낸다. 사용한 흡착포들을 담은 마대자루를 차가 있는 곳까지 운반한다. 피곤함도 잊은 채 기름 제거에 혼심의 힘을 기울이는 봉사자들. 누구 하나 쉬는 사람 없이 모두가 내 일처럼 열심이다.
사고 피해현장을 방문한 해외의 오염방제 전문가들은 오염제거작업이 신속하게 이뤄지는 것을 보고 놀라움을 표시한 바 있다. 전국에서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태안으로 달려와 구슬땀을 흘리지 않았다면 그런 놀라운 광경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기름을 제거한다고는 했지만 하루만에 크게 달라지지 않는 오염피해 현장. 그래서 봉사자들은 보람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론 마무리를 못했다는 생각에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이다.
청정 태안을 소망하며 기름과 싸우는 자원봉사 개미들의 모습이 아름답다. 흥청망청 보내기 쉬운 연말. 태안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한 해를 의미있게 마감하는 것은 어떨까. 생명체가 사라진 태안 해변은 금수강산을 되살릴 더 많은 자원봉사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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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원봉사자들이 충남 태안군 소원면 구름포 어촌마을에서 기름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박수현 기자 parksh@kookj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