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해서 돌아온 온기가 하나도 남지 않은 아파트 거실을 보는 듯하다. 블라인드 너머 거실 풍경을 표현했다는 생각도 든다. 박윤희 작가는 자를 대고 검은색 유성 매직으로 선을 그어 작업한다. 작가가 무수히 그은 선은 공간을 가르고 또 갈라 선의 가장자리는 선이 아닌 공간과 섞여 있고, 선인지 아닌지조차 알 수 없다. 이런 선들은 우리의 현실을 환상으로, 환상을 현실로 끌어들여 우리를 둘러싼 공간을 마술적 리얼리즘의 세계로 만든다. 결과물은 적막하고 쓸쓸하다. 보는 이로 하여금 이방인으로 느끼게 하는 그런 풍경이다. 다음 달 28일까지 부산 금정구 디오티미술관 ‘LINE’전. (051)518-8480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