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 세 마리가 물 위에 평화롭게 앉아 먹이를 찾고 있다. 수풀 사이에 숨어서 찍은 듯한 구도다. 정봉채 작가의 새를 배려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흑백사진이지만 수묵화 한 폭을 보는 듯한 인상이 든다. 작가는 20년 전부터 우포늪 폐가에 자리를 잡고 사계절을 렌즈에 담고 있다. 이 때문에 ‘늪이 된 사진가’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는 왜 늪에서 자연사진에 빠져 살았을까? 작가는 “사람들이 고립돼 더는 갈 곳이 없을 때, 비로소 존재를 드러내는 것이 자연이며 그 자연을 사진으로 담아 세상을 정화하는 작업이 내 몫이라 확신하고 있다”고 말한다. 부산교육대학교 한새뮤지엄에서 오는 30일까지 정봉채 개인전. (051)500-7653 권용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