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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동문학가 강기홍 선생이 미정에서 생태탕을 먹고 있다. |
"옥희씨~"
아동문학가 강기홍 선생이 애교스럽게 부른 사람은 단골 음식점 사장이다. 국제시장에서 만난 그는 기다렸다는 듯 '미정(051-242-6100)'이라는 횟집으로 기자를 안내했다. 식당에 들어서며 식당 사장의 이름을 부르는 그의 모습은 장난스럽기도 했지만 정겹기까지 했다.
미정은 강 선생이 생선의 맛을 발견하게 해준 곳. 원래 생선을 싫어했던 강 선생은 10년전 이 집을 발견한 후 지금까지 애인 집 찾듯 드나들고 있다고 했다.
강 선생에게 이 집 음식 맛이 어떠냐고 물었더니, "미친다"는 직설적인 표현이 돌아왔다. 문학가라고 해서 뭔가 아름다운 시구같은 표현을 기대했던 게 착오였을까.
강 선생은 "이 집 덕분에 생선 맛을 알게 됐지만, 아직 다른 음식점에서는 생선을 먹지 못한다"고 말했다. 음식의 맛이 과연 어떻기에 '미칠' 정도라는 것인지 궁금했다.
강 선생이 식당으로 들어선 후 자리에 앉자마자 이것 저것 음식들이 나왔다. "워낙 자주 오는 단골이라 특별히 주문하지 않아도 좋아할 만한 음식들을 내온다"는 종업원들의 귀띔이다.
'강 선생이 진짜 단골이구나'하는 생각이 든 순간, 이 식당 손님들 대부분이 단골이고 손님중에 뜨내기 손님은 거의 없다는 부연설명도 들을 수 있었다.
고등어조림, 단호박, 콩나물무침, 버섯무침, 오징어회, 홍합 등 하나하나 들어오던 반찬이 어느새 상을 가득 채웠다. 상이 모자랄 정도라는 말이 실감났다. 반찬이 무려 20가지에 이르렀다. 맛보기로 생선회와 생선조림, 제주갈치까지 나왔으니 한 상이 푸짐했다.
얼음접시에 놓인 쫄깃한 육질은 광어였다. 세로로 회를 쳐 여느 회와 맛이 달랐다. 달짝지근한 가자미 조림도 인상적이었다.
한참을 기다려서야 기다리던 생태탕이 나왔다. 생태탕은 강 선생이 저녁에 들러 '한잔'할 때 술맛을 돋워주는 술 안주이자 밥 반찬이었다. 두부와 파 무가 듬뿍 들어간 탕이 먹음직스러웠다. 국물맛을 봤다. 얼큰한 맛에 밥 한그릇을 어느새 비웠다.
강 선생은 어느 날 아내와 싸운 후 화해도 할 겸, 아내의 화를 풀어줄 겸 남포동으로 나왔다고 한다. 아내를 위해 횟집에 들렀는데, 그곳이 미정이었다. 지금은 강 선생도, 그의 아내도 이 곳을 일주일에 서너번씩은 찾는다고 했다. 그런 사연에 단골집이 된 건 아니냐고 했더니 "의미는 무슨…. 순전히 음식맛이 좋기 때문"이라며 애써 의미를 축소시킨다.
그는 식사를 하면서 초등학교 교사시절의 추억담을 들려줬다. 교직생활 40여 년 동안 만난 제자들이 이제는 그를 걱정해준다며 동화같은 제자들 이야기를 하고 있는 그의 모습에서 제자들에 대한 애정이 짙게 느껴졌다.
"가진 것 없이 술만 먹고 다닌 인생치고는 잘 산 것 같다"는 강기홍 선생. 그가 쓰는 동화는 분명 마음으로 씌어졌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전해준 행복한 동화는 식탁에 차려진 음식과 어울려 어느 양념보다 고소한 맛과 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