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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이수정 인턴기자 |
"부산교대 교수로 부임한 직후부터 근 20년 동안 줄곧 다니는 음식점이 있습니다. 국밥집이라 화려하지는 않지만 깊은 맛은 있습니다."
한국음악협회 부산시지회를 이끌고 있는 배승택(부산교대 음악교육과 교수) 회장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대학 인근으로 기자를 초대했다. 전화기를 통해 들려오는 중저음의 중후한 목소리는 그가 성악가라는 사실을 입증해줬다. 그와 함께 찾은 곳은 부산 동래구 사직3동 '남도국밥(051-504-1704)'.
분홍색 넥타이와 알록달록한 행커 치프로 멋을 살린 배 회장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직업상 양식 같은 음식을 좋아할 줄 알았다고 하자 "양식도 좋아합니다. 하지만 안 먹으면 생각이 나고, 허기가 질 때는 반드시 이곳에 와야 속이 든든해집니다"고 답했다. 이곳이 오랜 단골이 된 이유였다.
"국밥을 잘 먹는 사람들이 의외로 입맛이 까다롭습니다. 냄새가 나면 안 먹지 않습니까. 이집 국밥은 돼지고기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습니다."
배 회장이 처음 이 식당을 찾았을 때는 현재 주인의 시어머니가 운영하고 있었다. 2대째 운영하면서도 음식 맛은 변함이 없어 좋다고.
돼지국밥을 한 그릇씩 시키니 생선 조림부터 먼저 한 접시 올라왔다. 단골에게 내놓는 특별식이었다. 출출하던 차에 잘됐다 싶어 젓가락을 가져갔다. 새콤달콤 적당하게 밴 간이 입맛을 돋워줬다.
총각김치, 무김치, 부추 등과 함께 고추 마늘 양파 새우젓 된장 소금 등도 뒤따라 나왔다. 이어 국물이 펄펄 끓는 뚝배기가 올라왔다. 국밥이었다. 총총 썬 파와 고기가 양껏 들어 있었다. 국물 안에 들어 있는 양념장을 풀었다.
그는 부추와 새우젓을 넣어 맛을 내보라고 권했다. 국물부터 한 숟가락 떠서 맛을 봤다. 담백하고 구수했다. 국물 속에 들어 있던 양념장이 깔끔한 맛을 냈다. 고기도 한 점 집었다. 잘 삶아졌는지 퍼석거림이 없이 쫄깃했다.
굵은 사골만 골라 오래 삶고 기름을 제거해서 국맛을 내고 한약재로 냄새를 없앴다는 주인의 설명이 곁들여지니 맛이 배가됐다.
돼지국밥이라 찬이 적고 조촐하면서도 정겨운 밥상을 받은 듯했다.
음협회장 3년의 임기 가운데 2년을 보냈다는 그는 "무엇보다 재임시절 회원수가 늘어 보람을 느낀다"며 소회를 밝혔다. 2년 동안 270명이던 회원수가 현재 700여 명으로 늘었다는 것.
"부산음협 회장 출마 공약 중 식구가 많아야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조직이 될 것이라고 했던 말이 있었습니다. 회원들이 이렇게 많이 늘어났으니 기분이 좋을 밖에요."
지난 11월 두 번째로 열린 부산국제합창제 예술위원장을 맡았던 배 회장은 국제합창제도 부산의 대표 축제로 키워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피력했다.
"아름다운 바다를 가진 부산이라는 곳은 세계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매력이 있는 곳입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국제합창제와 같이 국제행사가 열려도 이와 연계할 수 있는 관광산업이 없다는 것입니다."
어느새 뚝배기 그릇이 뚝딱 비워져 있었다. 음식점에 들어올 때 느껴졌던 찬 기운이 사라지고 속이 따뜻한 느낌이었다.
허기진 배를 따뜻하게 해주는 4000원짜리 국밥 한 그릇이 추운 겨울을 데워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