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공부의 신`으로 바라본 한국드라마&일본드라마

일드(일본 드라마)의 주술에 빠진 한드(한국 드라마)

"또 베끼기" 논란 속 탄탄한 줄거리로 시청률 평정 초읽기

  • 임인재 기자 jae02@kookje.co.kr
  •  |   입력 : 2010-01-21 20:21:45
  •  |   본지 1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드라마 '공부의 신'.

- 2005년 일본 드라마 '드래곤 사쿠라' 원작…당시 일본에서도 큰 사회적 반향 일으켜
- "꼴찌들의 대학 진학 기본 줄거리 같지만 우리 실정 맞도록 내용 바꾼 한국 드라마"

다시 일본드라마(이하 일드) 바람이 부는 것일까요. 1990년대 일드는 국내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퍼졌습니다. 이들은 '롱베케이션'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 개의 별' '춤추는 대수사선' '히어로' 등 1990년대 인기 일드를 보기 위해 컴퓨터 앞에서 밤을 새는 경우도 허다했습니다.

2004년부터 국내 케이블 TV가 활성화되면서 일드는 잔잔한 바람에서 열풍이 되어갔습니다. 2004년 이후 케이블TV에서 방영된 일드는 200여 편에 달합니다. '런치의 여왕' '프러포즈 대작전' '노다메 칸타빌레' 등은 각종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파일 공유사이트에서 '일드 커뮤니티'의 중심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사실 클래식 드라마 열풍을 몰고 왔던 MBC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는 일본 후지TV에서 방송된 '노다메 칸타빌레'의 영향을 받아 방송된 것이었습니다. 전문직 드라마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MBC '하얀거탑'도 일본 소설과 일드를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케이블TV에서 시작된 일류(日流)가 지상파로 확산되고 있는 셈입니다. 이러한 일류의 기세는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국내 안방극장에는 일본드라마 리메이크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시청률 20%를 훌쩍 뛰어넘고 있는 KBS 월화드라마 '공부의 신'은 일본드라마 '드래곤 사쿠라'를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방영돼 마니아층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었던 KBS '결혼 못하는 남자'도 일본 드라마가 원작입니다. 올해 하반기 전파를 탈 '절대 그이'도 일본드라마 리메이크작이지요. 그래서 한국 드라마와 일본 드라마를 비교해봤습니다.


'공부하는 비법을 알려주는 착한 드라마' '1등만 강요하는 사회를 정당화시키는 드라마' '교원평가제와 사교육을 당연시하는 드라마'…. KBS '공부의 신'(극본 윤경아, 연출 유현기)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논란이 뜨거워지는 만큼 이 드라마의 시청률은 치솟고 있다. 지난 19일 6회까지 방영된 드라마의 시청률은 23~25%(시청률조사기관 AGB닐슨코리아). 10회 이상 남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부의 신'의 시청률 30%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TV에서뿐만 아니라 인터넷에서도 '공부의 신' 열기는 뜨겁다. '공신돌(공부의 신 아이돌)' '독설수로(독설만 퍼붓는 김수로)' '공드폐인(공부 드라마 폐인)' 등 인터넷 신조어까지 생기는 상황이다.

이렇게 '공부의 신' 덕택에 5년 만에 다시 회자되고 있는 드라마가 있다. 바로 2005년 일본 TBS를 통해 방영된 '드래곤 사쿠라'다. 두 드라마 모두 이미 알려진 대로 미타 노리후사의 일본 만화 '드래곤 사쿠라'(국내 번역본: 최강입시전설, 꼴찌 동경대 가다)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드래곤 사쿠라'는 방영 당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일본에서 사회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열등생이 우등생으로 변신

'공부의 신'과 '드래곤 사쿠라' 모두 입시를 소재로 삼고 있는 드라마. 꼴찌고등학교에서 꼴찌만 하는 학생들이 입시 달인들의 비법을 전수받아 '열공'하는 과정을 그렸다. 이른바 꼴찌들을 1등으로 만들 수 있는 최상의 공부비법을 알려주는 드라마인 것이다. 하지만 '드래곤 사쿠라'는 동경대에 합격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을 구체적으로 가르쳐주는 반면 '공부의 신'은 제목처럼 공부의 달인이 되기 위한 전략을 가르쳐준다.

담당 유현기 연출자는 "'공부의 신'은 '드래곤 사쿠라'의 핵심 내용만 가져왔다"면서 "일본은 대학마다 시험이 다르지만 한국은 수능이라는 공통된 입학시험을 치르게 된다. 때문에 드라마의 내용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공부의 신'은 최고 명문대 입시 전문가들이 자문단으로 구성돼 있다. 수학 영어 국어 등 한국 실정에 맞는 실질적인 공부전략이 드라마에서 소개되고 있는 상황이다.

원작인 일본 드라마 '드래곤 사쿠라'.
■카리스마 대결

꼴찌들을 우등생으로 만드는 주인공들의 카리스마도 볼거리다. 파산 위기에 처한 고등학교를 구하는 사람으로 '공부의 신'에서는 강석호(김수로 분), '드래곤 사쿠라'에서는 사쿠라기 켄지(아베 히로시 분)가 등장한다. 둘 다 직업은 변호사. 공부도 못하는 데다 불량기 가득한 아이들을 단 한번에 휘어잡는 강한 카리스마의 소유자들이다.

'드래곤 사쿠라'에서 아베 히로시는 190㎝의 큰 키와 날카로운 눈빛으로 가망 없는 꼴찌 학생들을 동경대로 이끈다. '공부의 신'의 김수로 또한 매서운 눈빛 연기를 펼치고 있으나 그의 주무기는 강하면서도 설득력 있는 말들. 특히 학생들을 향해 "낙오하지 않기 위해 국립 천하대로 가라"는 '일장 연설'을 통해 꼴찌들의 잠재력을 일깨운다.

■아이돌의 천국

'공부의 신'과 '드래곤 사쿠라'의 인기비결은 10대 스타들이 대거 출연을 한다는 점이다. '공부의 신'에는 '잘 자란 국민 남동생'이란 별명을 가진 유승호, 영화 '괴물'의 주인공 고아성,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김유신 아역으로 나왔던 이현우 등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이들은 현재 '공신돌 (공부의 신 아이돌)'이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드래곤 사쿠라'의 '꼴찌 5인방' 야마시타 토모히사, 나가사와 마사미, 코이케 텟페이, 아라가키 유이, 나카오 아키요시는 드라마 종영 후 톱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특히 유승호와 '야마삐'라는 애칭을 가진 아이돌 그룹 'NewS'의 리더 야마시타 토모히사의 매력 대결, '괴물' 이후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나타난 연기파 아역배우 고아성과 일본 나가사와 마사미의 연기력 대결 등이 중요한 비교거리다.


◇ 한국에서 다시 태어난 일본 원작들

- "구성력 뛰어나고 기승전결 탄탄…한국 정서 녹여내는 게 관건"

■ 스크린으로…

영화 '올드보이'의 한 장면.
영화계는 2003년 '올드보이'에서부터 일본원작을 찾을 수 있다. '올드보이'는 동명의 일본만화를 원작으로 했다. 근친상간의 소재를 다룬 이 영화는 뛰어난 작품성으로 흥행에 성공했으며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영화계는 일본만화, 소설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미녀는 괴로워'(2006년), '복면달호'(2007년),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2008년) 등은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다. 최근 개봉한 손예진, 고수 주연의 '백야행' 역시 동명의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지난해 '꽃남'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드라마 '꽃보다 남자', MBC '하얀거탑', SBS '연인이여' 등도 모두 일본에서 소재를 구한 작품이다.

'백야행'을 제작한 폴룩스픽쳐스의 안은미 대표는 "한국과 일본은 정서적 차이가 있지만 같은 아시아권이기 때문에 각색에 용이한 면이 있다"면서 "무엇보다 일본 소설은 장르가 세분화돼 있어 영화와 드라마에 적합한 소재도 많다"고 밝혔다.

일본 원작을 리메이크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적인 정서를 녹이는 것이다. 안은미 대표는 "일본에서는 용인되는 소재라고 해도 우리 관객이나 시청자들에게는 거부감을 주는 부분들이 분명히 있다"면서 "그런 점들을 잘 걷어내고 우리의 색을 입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본작가가 대본을 쓰고 한국연출자들이 드라마를 만드는 '한일합작 텔레시네마 프로젝트'를 진행한 삼화네트웍스의 신현택 대표는 "일본은 작가들이 구성력이 뛰어나고 기승전결이 탄탄한 작품을 쓴다"면서 "일본 드라마는 13부 내외에서 끝나기 때문에 작가들이 길지 않은 분량 안에 집중해서 작업해 좋은 대본이 많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한국은 일본 원작을 더욱 재미있게 흥미진진하게 각색해 제작하는 능력이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내에서 일본 원작을 리메이크해 성공하는 확률이 높은 것"이라고 말했다.


■드라마로…

드라마'결혼 못하는 남자'.
지난해 하반기 종영한 KBS '결혼 못하는 남자'(극본 여지나, 연출 김정규)는 잘 만들어진 일드 리메이크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중적인 사랑을 못 받은 작품이다. 이유는 같은 시간대 '선덕여왕'이 방영됐기 때문이다. '결혼 못하는 남자'는 40대를 향해 달려가는 까칠한 남자주인공이 진정한 사랑을 찾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드라마는 미혼남녀들의 노골적인 성생활, 사랑, 쇼핑 행태를 그리기보다는 미혼으로 사는 게 얼마나 처절한지 생생하게 보여주는 등 한국적인 색채를 많이 더했다.

주인공인 건축사무소 소장 조재희(지진희 분)는 원작과 달리 한국적인 남성의 모습을 보여준다. 원작의 주인공은 마초적인 인물이었지만 조재희는 마음도 여리고 꿈도 낭만적이지만 하는 말마다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인물이다. 마지막은 조재희가 결혼하면서 끝나는 듯하지만 아기를 가질 것이냐 말 것이냐는 문제가 새롭게 떠오르면서 주인공은 결혼하지 못한다. 조재희는 '도대체 애를 가져야 할 이유가 뭐냐'라고 절규한다. 담당 김정규 연출자는 "드라마를 통해 달라진 30대들의 결혼관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일본 만화가 원작이며 일본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졌던 '절대 그이'도 올 하반기 전파를 탈 예정이다. '절대 그이'는 첫 사랑에 실연당한 여자 주인공이 피규어 로봇을 통해 다시 사랑을 찾는다는 내용. 현재 전지현 등이 주연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서 미분양 1군 브랜드 486가구 통째 전세로 공급(종합)
  2. 21만석으로 줄여라? BPA 초라한 아레나돔 고집
  3. 3가덕 첫삽 끝내 연내로 후퇴…당정 “공사비 8500억 증액”(종합)
  4. 4김해공항 10개월째 수장 공백…제2 출국장 부분 운영 여전
  5. 5“국제신문 위기는 민의 위기” 지역사회 잇단 지지
  6. 6선거법 위반 혐의 양산시 특보 숨진 채 발견
  7. 7[사설] 신세계타운, 센텀시티의 새 도약과 부산의 미래 이끌길
  8. 8“지광은 국제신문 떠나라” 직원 빗속 상경투쟁
  9. 9“좋은 젊은 피 많아…잠재력 극대화”
  10. 10면접 보고 그날 합격 통보…BIFC 채용행사
  1. 1820조 예산전쟁 개막…여야 ‘3대 메가·미래기금’ 격돌 예고
  2. 2박수영 ‘국쫌만’ 300회…888건 민원 풀어
  3. 3주민자치회 정식 출범 원년…유럽 모범사례 현장을 가다
  4. 4‘주민대표’가 건축 세부사항까지 의견…지방의회 심사 반영
  5. 5“7개 정당 19명 치열하게 토론…대화·설득으로 의견 일치 봐”
  6. 6민주, 조희대 ‘계엄 동조’ 여부 정조준
  7. 7서범수 의원, 농지 훼손·환경오염 막는 강화 법률 개정안 발의
  8. 8이 대통령 '순방 외교' 공방, '돼지 눈엔 돼지" 표현 논란도
  9. 9사천 공군기지 훈련기 공중 충돌 뒤늦게 알려져…부상자 없어
  10. 10北, 집속탄두 위력 과시…‘축구장 18개 면적’ 초토화
  1. 1부산서 미분양 1군 브랜드 486가구 통째 전세로 공급(종합)
  2. 21만석으로 줄여라? BPA 초라한 아레나돔 고집
  3. 3가덕 첫삽 끝내 연내로 후퇴…당정 “공사비 8500억 증액”(종합)
  4. 4면접 보고 그날 합격 통보…BIFC 채용행사
  5. 5편의점 번진 요거트 인기…세븐일레븐 ‘요즘’과 맞손
  6. 6부산은행 김해공항점 계속 운영
  7. 7중산층 10명 중 4명 벌이 줄었다
  8. 8롯백 편집숍 ‘시시호시’ 부산 감성 입었다
  9. 9조선 빅3 공동납품망 완성…부산 기자재 플랫폼 안착(종합)
  10. 10‘고부가 데이터’ 노린 AI해킹…새로운 보안 패러다임 급부상
  1. 1김해공항 10개월째 수장 공백…제2 출국장 부분 운영 여전
  2. 2“국제신문 위기는 민의 위기” 지역사회 잇단 지지
  3. 3선거법 위반 혐의 양산시 특보 숨진 채 발견
  4. 4“지광은 국제신문 떠나라” 직원 빗속 상경투쟁
  5. 5선박 2척 버티기…수영만요트장 재개발 착수 해 넘기나
  6. 6경비·미화 넘어 AI·관광 전문가로…은퇴 뒤 더 빛나는 삶
  7. 7여전한 특수학교 님비 “주민체육시설 끼워 짓자” 고육책
  8. 8국힘 과반 양산시의회, 민감한 3개 안건 부결 왜?
  9. 9대학·마을에 스며든 이전 기관…지자체는 정주지원 화답
  10. 10“부산형 상병수당, 고령노동자도 줘야”
  1. 1“좋은 젊은 피 많아…잠재력 극대화”
  2. 2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3. 3“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4. 4삼성, KIA 6-1 꺾고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5. 5BNK, 여자농구 개막전 ‘디펜딩챔프’ KB 완파
  6. 6‘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7. 7“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8. 8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9. 9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10. 10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우리은행
부산 야구장 미래는
“돔? 재건축? 미래가치 따져야” “전문가 주도적 역할 부여를”
부산 야구장 미래는
선수 공간까지 체험하는 돔투어…야구 테마 복합문화시설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