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밀리 레스토랑은 왜 빨간색에 집착할까
- 노란 벽으로 장식된 식육점은 왜 장사가 안될까
한 동네 정육점 주인이 새 단장을 하면서 벽 색채를 바꿨다고 합니다. 흰색이 밋밋할 것 같아 밝고 세련된 노란색으로 칠했죠. 화려해진 가게 분위기에 손님이 늘어날 것이라는 주인의 기대와 달리 단골들마저 발길을 끊었다고 합니다. 도대체 이유가 뭘까요. 바로 잔상(殘像) 현상과 가산혼합(색채 섞기) 때문입니다. 노란색의 잔상은 파란색입니다. 결국 파란색과 고기의 붉은색이 더해진 자줏빛의 변질된 듯한 색깔이 손님을 내쫓은 셈이지요.
혹시 롯데리아, 맥도날드, KFC, 버거킹, 아웃백, T.G.I.프라이데이스, 빕스 등 유명 패스트푸드점과 패밀리레스토랑의 로고나 인테리어 색상이 떠오르시나요. 이들은 유난히 빨간색을 많이 사용합니다. 빨간색은 식욕을 북돋아 줍니다.
이것이 '색채의 비밀'입니다.
신체적 정신적 안정과 풍요를 추구하는 21세기는 '색채(色彩)의 시대'입니다. 색채 전문가들은 "흑백TV뿐이던 1980년대에는 꿈도 흑백으로 꿨지만 지금은 컬러 꿈을 꾸지 않느냐"고 우스갯소리를 합니다. 그런 것도 같습니다. 색의 발달과 함께 영상물도 한층 실감 나고 화려해졌습니다. 영화 '아바타'의 등장 인물들이 푸른색이 아니라 흑백이었다면 3D가 아니라 4D영화라고 해도 이처럼 열광하지 않겠지요.
색채는 디자인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겨 선호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기술에만 매달리던 기업들도 색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컬러 마케팅'입니다. 대표적인 기업이 '코카콜라'와 '베네통'입니다. 각각 빨간색과 녹색이라는 시각적·감성적 이미지로 세계시장을 석권했습니다.
물론 색채 때문에 고생한 기업도 있습니다. 맥도날드는 과거 중국 진출을 앞두고 흰색 얼굴의 광대 마스코트를 내세운 전략을 마련했습니다. 그런데 중국에선 흰 얼굴이 죽음을 상징한다는 현지 마케팅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결국 맥도날드는 중국 진출을 몇 달 미루면서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고 합니다.
이렇듯 국가별로 선호하는 색채가 다릅니다. 미국인들은 적색·황색·청색을 좋아하고 프랑스인들은 하늘색·흰색, 이탈리아인들은 청색·진회색을 마음에 둔다고 합니다. 캐나다인들은 재물을 상징한다며 녹색을 선호하는 반면 남아공에서는 녹색이 사고가 많이 나는 안 좋은 색으로 여겨집니다. 이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세계 66개국을 대상으로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입니다. 국제화 시대가 되면서 경제 분야에서 색채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있는 사례입니다.
색채의 중요성은 비단 경제 분야에 그치는 게 아닙니다. 색채를 통해 심리적 위안을 얻는 '컬러 테라피', 생활 속에 활기와 에너지를 주는 '색채 활용' 등 색을 이용해 활기찬 삶을 살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제 물체의 거죽에 나타나는 빛의 성질, '색채의 매력'에 빠져볼까요.
# CRR 색채 진단법
- 색의 선호도로 자아·현재·미래 엿보기
- 컬러별 테마공간 마련, 롯데百 '드 엘 스파'
- 알록달록한 내부시설 갖춘 부산대병원 암센터·어린이병원, 고객·환자 심리적 안정감 높여
- 자신 얼굴색에 잘맞는 화장품·의상 색 계통 알면 일상 속 활기 채울 수 있어
색채로 자신의 심리 상태나 성격을 알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다. 가장 간단한 색채 진단법이 CRR(Color Reflection Reading)법이다. 영국 리빙컬러센터의 설립자인 하워드 썬과 도로시 썬이 개발한 진단법이다.
빨간색 주황색 노란색 초록색 청록색 파란색 보라색 꽃분홍색(마젠다) 등 8색과 삼각형 사각형 마름모 육각형을 이용한다. 여기서 자신이 고른 색과 도형에 따라 성격과 심리를 알아내 필요한 점과 부정적인 점을 파악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8색 중 마음에 끌리는 세 가지 색을 우선 순위대로 나열한다. 선택하는 색은 자아·현재·미래 방향을 나타낸다고 본다. 즉 선택한 사람의 정신적·육체적 상태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첫 번째 고른 색은 본질적인 자신, 스스로의 개성이 담겨 있다. 두 번째는 현재와 지금 심리 상태를 뜻하며, 세 번째는 미래에 대한 가능성, 앞으로의 소망과 성취를 의미한다. 자신이 고른 색을 중심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면 생활 속에서 컬러를 통해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특히 두 번째 고른 색은 현재의 상태를 나타내는 만큼 지금 심리 상태가 공격적이거나 무력하다면 그런 상황을 고치려고 노력해야 한다.
예를 들어 두 번째를 빨간색으로 선택한 사람은 에너지가 넘쳐 공격적인 성향이 있을 수 있는 만큼 타인을 배려하고 우정을 표현하는 게 좋다. 초록색을 골랐다면 감정적으로 상처를 받은 상태이므로 자신의 감정을 남에게 털어놓고 솔직해지는 게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된다.
■스파·병원 컬러 테라피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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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은 색 소품을 활용해 혈액 흐름을 돕는 '드 엘 스파'의 레드방. |
스파를 좋아하는 여성 사이에 부산 부산진구 부산롯데호텔 6층 테라피 전문업체인 '드 엘 스파'가 인기다. 빨간색 주황색 녹색 파란색 남색 보라색 등 컬러별 테마를 갖춘 특별한 스파 공간이 있기 때문이다.
빨간색 소품을 활용하는 방은 하와이 전통 마사지로 혈액의 흐름을 돕는다. 주황색 소품은 아메리칸 인디언들의 전통 테라피로 뭉친 근육을 풀어준다. 녹색 소품은 고대 인도의 전통의학인 아유르베다를 느낄 수 있다. 파란색 소품은 우리나라의 한약재, 남색 소품은 스웨덴의 마사지, 보라색 소품은 전통 아로마 테라피를 활용한다. 부산롯데호텔 정기성 계장은 "기분이나 상황에 따라 컬러를 선택해 휴식을 취하니 몸 상태가 좋아졌다는 분이 많다"며 "여러 나라의 테라피를 컬러별로 구성했기 때문에 심리적인 안정감이 큰 것 같다"고 밝혔다.
부산대병원 부산지역지역암센터 건물에는 색채를 강조한 벽면이 있다. 알록달록한 색판 1700여 장이 지하 1층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우리나라 고유의 오방색이 조화를 이뤄 화사하면서도 아늑한 느낌이 든다. 이 건물에 컬러 테라피를 도입한 사람은 색채 전문가로 일본 컬러코디네이터 공인 자격증 교육 한국 강사인 백문현 씨다. 그는 "색이 가지는 파장은 사람을 치유하는 힘이 있다"며 "암과 싸우는 환자와 그 가족들이 다양한 색채를 보면서 심리적인 위안을 얻게 된다"고 말했다. 백 씨는 양산부산대병원 어린이병원에 컬러 테라피를 도입했다. 이 어린이병원은 아이들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원색을 많이 사용하고 층마다 동화의 한 장면이 떠오르게 디자인됐다.
'컬러 테라피'는 색으로 사람의 기질과 상태를 분석하고 감정을 개선하는 방법이다. 치료 방법으로 '오라소마' '레이키' '차크라' 등이 있다. '오라소마'에서 오라(Aura)는 빛, 소마(Soma)는 몸에 살아 있는 에너지를 뜻하는 말이다. 레이키( Reiki)와 차크라는 생명 에너지마다 가지는 고유의 색채를 이용해 치료하는 방법이다.
■색채 효과 활용, 심리적 안정감 얻어
색채를 이용한 치료법은 고대부터 이어져왔지만 과학적으로 색에 대한 치유력이 입증되지 않은 만큼 맹신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대신 색채가 심리학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는 여러 차례 나왔다. 미국의 색채학자인 루이스 체스킨은 음식의 맛과 그릇의 색깔이 상관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실험을 했다. 푸른색이나 노란색 커피잔보다 붉은색이나 다갈색의 잔에 담았을 때 훨씬 진하고 맛이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
'색채심리'의 저자 스에나가 다미오 씨는 화가들이 그림에 사용한 색채에서 그들의 심리를 분석한 일본 색채심리 연구가이다. 화가 뭉크가 '절규'라는 작품에서 하늘을 피처럼 빨간색으로 그린 것은 그의 아픈 가족사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뭉크가 다섯 살 때 엄마가 결핵으로 사망했고 수년 뒤 누나도 같은 병으로 죽었다. 죽음의 슬픔과 공포가 붉은 하늘로 반영됐다는 것이다. 고흐는 '노란색의 화가'다. '침실(사진)'이란 작품은 노란색 햇살, 벽에 걸린 노란색 액자, 의자 등 온통 노란색이다. 스에나가 씨는 이를 표면의 밝음에 감춰진 끝없는 어둠이라고 분석한다. 그의 양친은 죽은 형과 같은 이름을 고흐에게 지어줬다. 양친의 사랑이 자신에 대한 것일까, 아니면 죽은 형을 향한 것인가 등이 끝없이 그를 괴롭혔던 것으로 추측한다.
■자신만의 색을 찾아 활기찬 삶 살기
이렇듯 색채 전문가들은 색채가 사람의 심리 상태와 성격을 반영한다고 주장한다. '색의 비밀'을 쓴 노무라 준이치 씨에 따르면 ▷빨간색은 외향적·적극적 ▷갈색은 명예욕·변덕스러움 ▷노란색은 자유로운 사고·자아실현 욕구 ▷파란색은 독선적·강한 인내심 ▷보라색은 감성적·강한 자부심을 지닌 사람들이 선호한다.
분위기나 이미지 등의 시각 정보가 일상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만큼 색에 대한 중요성은 높아지고 있다. 색채를 활용한 심리 치료뿐 아니라 일상에서 '자신의 색'을 찾아 즐거운 삶을 살려는 사람들이 많다.
부산 연제구 건강가정지원센터가 최근 연제구청에서 마련한 '행복한 삶을 위한 컬러파워(사진)'에는 시민 150여 명이 몰렸다. 부산대 의류학과 이경희 교수가 개인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컬러를 찾아주고 컬러를 통한 심리 상태,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패션 코디법 등을 알려줬다. 그날의 모임과 상황에 맞춰 넥타이 색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이미지나 인상이 바뀔 수 있다. 이 교수는 "개성을 존중하고 웰빙을 추구하는 시대인 만큼 자신에게 맞는 색을 찾아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피부색과 어울리는 옷을 입으면 턱선이 살아나고 이미지가 환해진다"고 설명했다.
■얼굴색따라 메이크업도 달리
동양인의 얼굴색은 노란색을 띠거나 흰 얼굴에 핑크 기운이 있거나 이 둘의 중간 이미지를 띠는 세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얼굴색이 노란 계열이면 옷이나 금 등 액세서리도 비슷한 톤으로 해준다. 남성은 노란빛이 감도는 베이지나 약한 갈색 계열 점퍼가 잘 어울린다. 여성은 메이크업을 할 때 오렌지 컬러 립스틱과 브라운 계열 아이섀도를 해주면 멋지다. 핑크빛 얼굴이라면 분홍 립스틱이나 꽃분홍 티셔츠를 입으면 태가 난다. 액세서리는 은귀고리 등 실버 계열을 하면 세련돼 보인다. 중간 이미지 색상의 얼굴색은 어느 색이나 무난하다.
이 교수는 "색의 비밀을 잘 알면 옷이나 벽지·커튼 등을 바꿔서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며 "하지만 색을 통한 심리 분석이나 치료 효과 등을 맹신해서는 안 된다. 활기찬 삶을 위해 활용하는 정도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색채와 성격 |
빨간색 |
외향적이고 적극적임 |
초록색 |
내향적이고 다소 소극적임 |
핑크색 |
자상하고 남을 배려함 |
복숭아색 |
믿음직한 성격 |
갈색 |
명예욕이 크고 변덕스러움 |
주황색 |
사치를 잘하고 환희를 잘 느낌 |
노란색 |
자유로운 사고와 자아실현 욕구가 큼 |
파란색 |
독선적이고 인내심이 강함 |
보라색 |
감성적이고 자부심이 강함 |
※참고자료=노무라 준이치의 '색의 비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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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인의 얼굴색과 패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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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
패션코디법 |
노란색 계열 |
얼굴 빛깔이 연노란빛을 띰 |
옷이나 금 등 액세서리도 노랗거나 오렌지색계열. 남성은 갈색이나 베이지도 어울림. 여성 메이크업은 오렌지빛 립스틱과 브라운계열 아이섀도. |
핑크색 계열 |
얼굴이 하얗거나 볼부분이 홍조를 띰, 20대 젊은 여성 대학생이나 일본인들 중 많다. |
메이크업은 분홍색립스틱이나 꽃분홍색 티셔츠 등 핑크계열의 화사한 옷이 어울림. 액세서리는 골드보다는 실버가 어울림. |
중간 계열 |
노란색이나 핑크계열이 아닌 색 |
어떤 색깔이나 무난하게 소화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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