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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 맛따라] 연산2동 '신사동 숯불갈비'

국내산 고기, 양념 후 24시간 숙성… 착한 가격에 양도 푸짐

  • 글·사진=이흥곤 기자
  •  |   입력 : 2011-03-24 18:53:51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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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움과 쫄깃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돼지갈비.
부산에는 돼지갈비집이 유난히 많다. 지역 맛집을 소개하는 음식 블로그를 살짝 들여다봐도 돼지갈비집은 춘추전국시대다. 우열이 확실하게 갈리는 특정 메뉴와는 달리 지역 맹주를 자처하는 집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보니 선택의 폭이 넓은 반면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단점도 있다.

돼지갈비집이 부산에 왜 많을까. 잠시 짚고 넘어가자. 한국전쟁 이후 외국의 원조물자가 부산항으로 들어오면서 항구에는 자연스럽게 노동자들이 몰려들었다. 몸뚱이 하나로 버티는 노동자들에겐 당연히 그 힘을 지탱해줄 음식이 필요했다. 싸고 양 많은 돼지갈비가 그 대안이었다. 부산항에서 멀지 않은, 지금도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초량돼지갈비 골목이 당시 부두 노동자들이 퇴근길에 허기진 배를 채운 곳이었다. 이후 60년이란 세월이 흐르면서 돼지갈비집이 지역 곳곳으로 흩어졌고, 그게 부산의 대표 음식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연유이다.

식사 후 의외로 포장을 원하는 손님이 많은 된장찌개.
사실 삼겹살집은 질 좋은 고기에 깔끔함을 더하면 어렵지 않게 유명세를 탈 수 있다. 반면 돼지갈비집은 그 가게만의 영업비밀이 필요하다. 고기의 질도 중요하지만 양념의 노하우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져야만 손님을 끌 수 있기 때문이다.

연제구 연산2동 신사동 숯불갈비(051-863-6772~3)는 여기에 서민들의 호주머니 사정까지 감안하는 사려 깊음이 숨어 있다.

이 집의 돼지갈비 1인분(200g)은 4500원. 구제역 파동으로 인해 돼지고기값이 폭등할 때 단골손님들이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미안해서 못 온다고 엄포를 놓아 마지못해 지난 설날 며칠 전에 1000원을 올린 것이다. 1인분에 8000원까지 치솟고 있는 식당에 비하면 절반 정도의 대단히 착한 가격이다.

김영균(57) 송금옥(52) 부부에게 이렇게 해도 유지되느냐고 물었다. "마리째 들여와 제가 직접 포를 뜨고 아내가 양념과 모든 음식을 준비합니다. 주방장 몫을 저희 부부가 직접 하는 셈이죠. 인건비 절감에 따른 박리다매 전략이라고 보면 됩니다."

주방장 겸 안주인인 송금옥 씨.
맛은 어떨까. 부드러움과 쫄깃함이 동시에 느껴지면서 적당히 달다. 그래서 은근히 맛있다. 추가 주문이 특히 많은 이유이다.

"국산 좋은 고기에 양념을 위한 간장도 A급을 쓰고, 돼지 잡내를 없애기 위해 산초와 키위 배를 넣고 반드시 24시간 숙성을 시킵니다. 맛이 없을 수가 없지요." 맛에 관해선 자신감이 넘쳐 흐른다.

원래 이 집은 부산시청 맞은편 버스정류장 앞 대로변에 있었다. 가게가 좁아 금요일 저녁때나 주말이면 줄을 서야 할 정도였다. 가게를 옮기면 안 좋다는 속설 때문에 고민을 거듭하다 결국 8년 전 넓은 이곳으로 옮겼지만 당시 단골들이 입소문을 잘 내주는 바람에 금세 제 궤도에 올랐다고 한다. 지금은 1층 68석, 2층 90석.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아 가족 외식이나 계모임, 직장 회식에 안성맞춤이다. 근처 연제구청, 담배인삼공사, 다비다웨딩홀 등이 있어 주말이면 결혼 피로연 장소로도 널리 애용된다.

소스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이 집만의 자랑. 여느 집의 간장 소스와 달리 고춧가루 물엿 정종 등을 넣은 붉은색의 소스는 맵지 않으면서 갈비를 물리지 않게 하는 감초 역할을 한다.

새콤달콤한 파무침도 맛있다. 고춧가루 몇 점 뿌린 것과 달리 영락없이 집에서 먹는 그 맛이다.

멸치와 띠포리(밴댕이 말린 것), 표고버섯 등으로 국물을 낸 된장찌개 또한 맛이 깔끔해 의외로 포장 손님이 많다. 나들이객을 위해 돼지갈비도 포장해 준다. 예약할 경우 누룽지 주문도 가능하다. 연산2 치안센터 맞은편. 식당 바로 옆에 주차장도 두 곳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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