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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남성 패션 <66> '쾌도난마' 유감

격식있는 자리서 드레스 셔츠차림, 속옷만 입은거나 마찬가지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2-04-05 19:02:58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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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채널 '쾌도난마'에서 사회자가 셔츠만 입고 진행을 하고 있다. 자연스러움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라지만 셔츠 바람으로 나선다는 것은 상대에 대한 엄청난 결례다.
말도 많았던 종편채널에 '쾌도난마'란 프로그램이 있다. 쾌도난마(快刀亂麻)란 헝클어진 삼을 잘 드는 칼로 자른다는 뜻으로, 복잡하게 얽힌 사물이나 비꼬인 문제들을 솜씨 있고 바르게 처리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종편채널이 신문사가 모체가 된 만큼 시사문제를 다루는 내용이 비교적 많은데, 이 프로그램도 그 선두에 서있다. 일반뉴스보다는 좀 편안하고 그러나 더 직설적인 질문에다 출연자의 답변 또한 비교적 솔직하고 담백하다.

방송 초기에 출연자의 말 한마디로 특종을 따내며 적잖은 후폭풍을 만들어 내기도 했으며 또 최근엔 총선으로 많은 정치인들이 출연하고 있다.

시사와 토크쇼를 섞은 듯한 프로그램이지만 출연진이 나름 지명도 있는 분들이기도 하거니와 또 자신의 소신을 밝히는 장소이니 만큼 대부분 깔끔한 정장차림이 기본이다.

반면 사회자는 셔츠에 넥타이 차림이다. 출연자는 나름 격을 갖출 수밖에 없는 불가항력적 선택이라면, 사회자의 복장은 문제의 현안을 윗통을 벗어 제치고 나름 깊이 있고 철저히 파헤쳐 보겠다는 제작진의 '쾌도난마'에 대한 표현인 것 같다.

하지만 초대받은 한쪽은 정중히 차려입고 초대한 또 한쪽은 벗은 모습은 늘 언밸런스한 화면으로 프로그램에 집중을 방해한다.

또 한 출연자는 그런 상태가 영 거북했던지 '나도 벗고 할까요'란 말을 던지기도 하였다.

과거 지상파방송에서도 셔츠에 넥타이 차림으로 진행한 방송이 적잖이 있었다. 또 많은 정치인들이 민생문제를 적극 풀어보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셔츠에 넥타이도 모자라 그 말 그대로 셔츠의 소매도 걷어붙이기도 한다.

많은 시청자와 국민에 대해 호소력이 있고자 한 설정일진 모른다. 그러나 옷을 업으로 하는 필자로선 무척이나 낯뜨거운 모습이다.

드레스 셔츠는 속옷이다. 따라서 셔츠바람으로 나선다는 건 상대에 대한 엄청난 결례다. 더군다나 그 상대가 다수의 대중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다시 말해 속옷차림으로 방송을 진행하고 속옷차림으로 유권자에 나서는 셈이다.

십여 년 전 중국을 오간 적이 있다. 아직도 그러할 진 모르나 대로변에서 다 큰 남자가 팬티바람으로 목욕을 하질 않나, 대형 슈퍼마켓에 성인여성이 잠옷차림으로 당연한 듯이 쇼핑을 하는 모습이었다.

요는 그들이 팬티나 잠옷을 은밀히 숨겨야 하는 속옷으로 여기지 않고 속옷도 옷인데 옷을 입었는데 뭐가 부끄럽냐는 것. 문화적 차이로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의 현주소로 따져보고 넘어가볼 만한 장면이다.

방송에서 세월이 지난 것은 여자는 화장에서, 남자는 옷에서 확연히 차이가 난다. 세월이 지난 후 셔츠에 넥타이 차림의 방송이 어떻게 비춰질지 의문스럽다.

김윤석 영화 남성패션 칼럼니스트 bsnbor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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