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생활 속 남성 패션 <75> 장동건은 신사? 드라마 '신사의 품격'

나쁜남자와 신사적 풍모, 모두 갖춰야 현대적 신사되는 아이러니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2-06-21 18:48:21
  •  |   본지 27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드라마 '신사의 품격'의 네 남자 주인공. 왼쪽으로부터 이종혁 장동건 김수로 김민종.
영화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2009)에서 이 시대의 완벽 엄친남 주환(이범수 분)이 그의 약혼녀 제나(정애연 분)를 만나는 자리에서 한 장면. 자유분방한 포토그래퍼인 제나는 고급 레스토랑에서 담배를 피우고자 하지만 종업원은 금연이라며 제재한다. 사는 게 점점 재미없어져 간다며 푸념하는 그녀를 보며 주환은 종업원에게 재떨이를 가져다 달란다. 황당해 하는 종업원을 주환은 단 한마디로 제압한다. "담뱃불 끄게." 군소리 없이 종업원이 가져다 준 재떨이를 두고 주환은 제나에게 말한다. "피세요."

신사로서 갖춰야할 매너와 에티켓을 잘 드러낸 사례인 동시에 매너와 에티켓의 차이를 제대로 보여 준다. 공공장소에서 금연은 에티켓에 속하고 자신의 여성을 위한 배려를 잊지 않은 점은 매너다. 에티켓은 반드시 그렇게 지켜야만 하는 규범에 속한다면, 매너는 상황에 따라서는 에티켓을 버릴 수도 있는 점에서 에티켓보다 포괄적이며 따라서 더 상위의 개념인 것이다.

요즘 TV안방극장은 드라마 풍년이다. 그것도 평소에 보기 힘든 남자 배우들의. 미숙한 꽃미남이 아니라 이젠 중견이라 불러도 어색하지 않은 중후한 멋을 더해가는 남자 배우들이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총출동한 느낌이다. 월·화요일에 공유가 '빅'으로 출사표를 던졌고, 수·목엔 '유령'에 소지섭이 출연하며, 주말에는 '닥터 진'으로 송승헌을, 그리고 '신사의 품격'에선 장동건과 김민종, 이종혁, 김수로를 단체로 만날 수 있다.

그중에서도 필자의 관심을 끄는 제목은 역시 '신사의 품격'. 왜 제목이 '신사의 품격'인가? 장동건은 '신사'일까? 장동건이 보여주는 김도진은 언뜻 '신사'가 아닌 것 같다. 까칠하고 냉정하다 못해 뻔뻔스럽기까지 하다. 표정 하나 안 변하고 여자 면박주기 일쑤다.

서양에서 비롯된 신사의 고전적 개념으로 신사의 자격을 따져보자. 서양 기준의 신사 중 재미난 하나는 신사의 조건으로 '귀족의 차남'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유는 이렇다. 중·근세에 전쟁이 나면 자신의 성과 가문을 대표하고 책임져 전장에 나서야 할 의무가 장남에게 있는 반면, 이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차남이야말로 신사일 수 있는 여유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로 치면 부모를 모셔야 하는 장남과 결혼을 꺼리는 것과 같은 셈이다. 이 밖에 신사의 조건으로 라틴어와 기초과학을 알아야 했다고 한다. 지금으로 치면 영어와 제2 외국어를 구사하며 IT기술에 대한 이해가 있는 정도가 될까? 그리고 의전과 의식을 중시하고 예술을 이해하고 멋과 맛을 알아야 한다고 한다. 이 장면은 풍류를 즐겨 시와 서화를 가까이 하던 우리 조상의 모습이 겹친다. 그러나 무엇보다 신사의 자격은 매너다. 그것도 여성에 대한 매너.

'신사의 품격'을 보다가 현실에서 저런 멘트를 날릴 남자가 어디있냔 혼잣말에 지인은 저런 남자를 바라서이겠지라 신소리로 응수한다. 장동건과 또 다른 출연진의 칼로 잰 듯한 깨알 같은 대사를 들어보노라면 '나쁜 남자'와 '신사'를 오가는, '여심'이 바라는 남성상이 그려진다. 현대에 신사가 되기 참 어렵단 생각이 든다. 나쁜 남자인 동시에 신사여야 한다니. 그러나 그 역시 여성이 바라서라면 그런 남성이 되어보는 것도 여성을 배려하는 신사의 매너여야 하는가 보다.

김윤석 영화 남성패션 칼럼니스트 bsnbora@naver.com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온천천 곳곳에 균열... 동래구 "대심도 공사 영향"
  2. 2입춘인 오늘 낮 최고 6~9도...내일 정월대보름 달 뜨는 시간 공개
  3. 3안전하다면 왜 수도권에 원전·방폐장을 못 짓나
  4. 4지난 밤 네이버 카페 원인미상 오류...이용자 50분 넘게 '허둥지둥'
  5. 5애주가들 '한숨'…맥주·소주·막걸리도 줄줄이 오른다
  6. 6백신피해 리포트 시즌2 <3>“이제 힘내 싸워보려 합니다”
  7. 7[단독] 한수원 '고리원전 건식저장시설' 내주 처리…7일 이사회
  8. 8[영상]스타트업 창업, 그 시작에 대한 이야기
  9. 9부산대, 2023학년도 정시모집 합격자 발표
  10. 10부산시교육청, 내달 1일자 교사 4308명 정기인사 단행
  1. 1오늘 민주당원 수천 숭례문 장외투쟁...박근혜 퇴진 이후 7년만
  2. 2다급해진 친윤의 安 때리기…장제원은 역풍 우려 몸 낮추기
  3. 3안철수 "윤핵관 지휘자 장제원" 직격
  4. 4尹 지지율 설 전보다 더 하락...긍정 부정 평가 이유 '외교'
  5. 5"지역구 민원 해결해달라" 성토장으로 변질된 시정 업무보고
  6. 6“지방분권 개헌…재원·과세자주권 보장해야”
  7. 7황성환 부산제2항운병원장, 부산중·고교 총동창회장 취임
  8. 8미 하원 김정일 김정은 부자 범죄자 명시 결의안 채택
  9. 9'계파 갈등' 블랙홀 빠져드는 국힘 전당대회
  10. 10친윤에 반감, 총선 겨냥 중도확장…안철수 심상찮은 강세
  1. 1지난 밤 네이버 카페 원인미상 오류...이용자 50분 넘게 '허둥지둥'
  2. 2애주가들 '한숨'…맥주·소주·막걸리도 줄줄이 오른다
  3. 3[단독] 한수원 '고리원전 건식저장시설' 내주 처리…7일 이사회
  4. 4[영상]스타트업 창업, 그 시작에 대한 이야기
  5. 5에너지공단, '공공주도 해상풍력 개발' 참여 지자체 공모
  6. 6남천자이, 선착순 현장 북적… 반전 나오나
  7. 7부산 잇단 국제선 운항 재개
  8. 8‘겨울 호캉스’ 유혹…남국의 휴양지 기분 가까이서 즐겨요
  9. 9수협중앙회장 16일 선거…부경 출신 3파전
  10. 10명륜동 옛 부산기상청 부지에 ‘보건복지행정센터’ 서나
  1. 1온천천 곳곳에 균열... 동래구 "대심도 공사 영향"
  2. 2입춘인 오늘 낮 최고 6~9도...내일 정월대보름 달 뜨는 시간 공개
  3. 3안전하다면 왜 수도권에 원전·방폐장을 못 짓나
  4. 4백신피해 리포트 시즌2 <3>“이제 힘내 싸워보려 합니다”
  5. 5부산대, 2023학년도 정시모집 합격자 발표
  6. 6부산시교육청, 내달 1일자 교사 4308명 정기인사 단행
  7. 7서울 곳곳 10만 몰려...이태원참사 100일집회 불허에도 강행
  8. 8인천 송도처럼…가덕도 경제자유구역 지정 추진
  9. 9정신장애인은 잠재적 범죄자? 부산 기초의원 발언 ‘도마 위’
  10. 10중대재해법 1호 사건, 재판부 배당 오류에 판결 무효될 뻔
  1. 1국내엔 자리 없다…강리호 모든 구단과 계약 불발
  2. 2맨유 트로피 가뭄 탈출 기회…상대는 ‘사우디 파워’ 뉴캐슬
  3. 3WBC에 진심인 일본…빅리거 조기 합류 위해 보험금 불사
  4. 4‘셀틱에 녹아드는 중’ 오현규 홈 데뷔전
  5. 5한국 테니스팀, 2년 연속 국가대항전 16강 도전
  6. 6새 안방마님 유강남의 자신감 “몸 상태 너무 좋아요”
  7. 7꼭두새벽 배웅 나온 팬들 “올해는 꼭 가을야구 가자”
  8. 8새로 온 선수만 8명…서튼의 목표는 ‘원팀’
  9. 9유럽축구 이적시장 쩐의 전쟁…첼시 4400억 썼다
  10. 10오일머니 등에 업은 아시안투어, LIV 스타 총출동
우리은행
반우용의 월드컵 원정기
포르투갈전 직관 후기
반우용의 월드컵 원정기
한시간 내 구장 간 이동 가능, 모든 경기 즐길 수 있는 축제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