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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남성 패션 <76> 영화감독 장진

정장부터 캐주얼까지 '신사패션의 품격' 제대로 보여줘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2-06-28 18:58:50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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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갓 탤런트'에 출연 중인 영화감독 장진. tvN 제공
참 개구진 영화감독이 있다. 장진 감독이다. 늘 웃는 얼굴에 재미난 상상이 끊이지 않는 것 같다. 그의 영화는 늘 따뜻하고 악의가 없으며 그의 품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듯하다. 많은 이들이 떠올리는 장진 감독의 영화도 많지만, 그 중 하나로 '웰컴 투 동막골'(2005)을 꼽고 싶다. 그는 이 영화의 원작자이자 각본, 그리고 제작자이다. 총 제작비 80억 원짜리 이 적잖은 영화의 연출은 후배 박광현 감독에게 양보했고 그 결과는 모두가 아는 바와 같다.

박광현 감독과 인연은 더 과거로 올라가 옴니버스 영화 '묻지마 패밀리'(2002)의 '내 나이키'를 통해서였다. 정재영 류승범 신하균 임원희에다 주인공으로는 어린 류덕환이 나온다. 지금으로 보면 정말 대단한 캐스팅이다. 그러나 출연진과 제작진 대부분의 노개런티 덕분에 8억 원에 제작하고 흥행에 성공한 이 영화의 각본은 역시 장진 감독의 것이었다.

어려운 살림에 할머니까지 여섯 식구와 함께 살고 있는 막내 명진의 꿈은 바로 '나이키' 운동화를 가지는 것. 그렇다고 부모님께 사달라고 조를 수는 없는 처지에 착한 명진은 자신의 꿈을 스스로 해결해 보기로 한다. 저금통도 털어보고, 동전이 숨어 있을세라 장롱 밑도 뒤져보고, 칵테일 종이우산 아르바이트까지 더해 드디어 꿈에 그리던 나이키 운동화를 살 수 있게 될 찰라, 동네 형들에게 빼앗겨 버린다. 날아가 버린 꿈에 밤하늘 달마저 나이키로 보이고, 불연 듯 명진은 펜으로 운동화며 옷에다 나이키를 아로새겨 놓고 흐뭇해 한다. 자신의 옷가지뿐만 아니라 가족의 옷가지까지. 심지어 할머니의 고무신에도 그려진 선명한 나이키 장면은 참 애련하면서도 감동적인 잊지 못할 명장면이다. 경험이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기에.

이런 장진 감독이 얼마 전엔 CF를 섭렵하나 싶더니 최근엔 방송 나들이가 한참이다. 바로 같은 케이블방송의 '코리아 갓 탤런트'와 'SNL 코리아'로, 각 프로의 시즌1에 이어 시즌2까지. 영화감독이 영화는 안 찍고 뭐하나 싶기도 하지만, 방송을 통해 만나는 장진은, 언제고 특유의 유머와 위트를 빼먹지 않는 그의 영화의 연장선상에서 그를 보는 듯, 결코 밉지 않다.

장진, 그는 영화감독 중 최고의 신사가 아닐까 한다. 각기 조금은 다른 성격의 두 방송에서 그는 포멀 웨어부터 캐주얼 웨어까지 매주 새로운 패션으로 눈마저 즐겁게 해준다. 먼저 'SNL 코리아'에서 수위 높은 멘트를 날리는 그는 늘 정장차림. 슈트 소재의 선택이나 넥타이와 포켓 칩의 소품까지 그 어떤 연예인보다 완벽한 패셔니스타의 모습을 선사한다. '코리아 갓 탤런트'에서도 마찬가지다. 주로 재킷 안에 티셔츠를 받쳐입고 나오는 캐주얼 웨어로 그가 던지는 심사평과 참 잘 어울린단 생각이 든다.

옷 입는 원칙 중 T.P.O.란 게 있다. 바로 시간(Time)과 장소(Place), 그리고 경우와 상황(Occasion)에 맞게 입으란 것이다. 또 일반적으로 캐주얼 웨어 하면 아무 옷이나 대충 입으면 되는 것으로 알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캐주얼 웨어는 포멀 웨어의 상위의 것으로 포멀 웨어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습득이 없이는 제대로 된 캐주얼 웨어 패션을 연출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장진 감독의 패션은 표준 답안이 될 것이다.

올해에는 방송을 통해 만나보았던 장진 감독이 내년엔 '킬러들의 수다'의 속편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다시 스크린에선 어떤 유머와 위트로 돌아올지 기대된다.

김윤석 영화 남성패션 칼럼니스트 bsnbor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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