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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남성 패션 <81> 개그 대세 '네가지' 그들의 패션

인기없고 촌스럽고 뚱뚱하고 키작은 네 남자 "마음만은 패셔니스타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2-08-01 18:55:47
  •  |   본지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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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 '네가지'.
며칠이나 계속된 열대야에 밤잠을 설치고, 좀 나아졌다 싶었더니 다시 덥다. 이런 무더운 날에도 일요일 그리 깊지 않은 밤, 뭘 보나 채널을 뒤적거리게 되는 시간. 어김없이 우리를 찾아 웃음의 카타르시스를 주는 '개그콘서트'가 있다. 그중에서도 단연 대세는 '용감한 녀석들'과 '네가지'.

옷으로 보자면 '용감한 녀석들'이 여름에 접어들며 의상을 갈아입은 반면, '네가지'는 지난 봄의 의상을 고수하고 있다. 다른 계절이면 모를까 붉은 타이는 좀 그런데…. 가슴에 포켓 칩은 왜 서로 다른 걸까? 저 블랙 슈트는 그래도 여름용으로 다시 만들었겠지? 그런데 아니란다. 코너 초기 때부터 쭈욱~ 같은 옷이란다. 이 더위에 방송국 실내라지만 녹화하기 좀 덥겠다. 저 넥타이는 코너 인기도 있는데, 계절을 살려 푸른색으로 바꿔주면 좋으련만, 포켓 칩은 왜? 호기심에 생활 속 남성패션 기자(?) 정신을 발휘하여 본격 개별 취재를 해봤다.

먼저 '네가지' 코너를 통해 인기 없는 남자에서 인기 있는 남자로 급부상하고 있는 김기열. 이 코너의 의상은 방송국 의상실의 것을 기본으로 하는데, 화면상으론 거의 표준체형에 속하는 김기열에게 어떻게 된 것인지 맞는 슈트가 없었단다. 부득이 소속사를 통해 협찬의상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김기열은 줄무늬 포켓 칩을 하고 나오는데, 그의 외모적 느낌을 살린 컨셉. 원래 포켓 칩 중 최고는 사랑하는 여인이 자신의 드레스나 블라우스감을 잘라 한땀 한땀 정성을 들여 만들어 선물하는 것이다. 그 다음은 남성 본인이 입는 드레스셔츠와 같은 소재의 것이며, 넥타이와 소재를 달리하여야 한다. 다시 말해 드레스셔츠의 소재가 면이므로, 포켓 칩은 면 또는 같은 계열인 린넨이 정석이다. 또 실크 넥타이라면 면(린넨) 포켓 칩을, 다른 소재의 넥타이라면 실크 포켓 칩이 맞다. 그러나 기성복 시대에 여자친구가 자신의 옷감으로 손수 만들어 줄 리 만무하고, 넥타이 하면 실크뿐이니 실크 포켓 칩은 아니올시오다가 되는 셈이며, 린넨 소재를 찾기 힘들므로 자신의 드레스셔츠와 같은 소재가 최선이다. 그래도 김기열, 인기 없는 남자라고 욕하지 마라. 그래도 '네가지' 중에서 유일하게 의상협찬 받은 사람이다.

우리의 김해 촌놈, 양상국. 준수한 키에 호리호리한 체형으로 그의 슈트는 일단 올 메이드 인 케이비에스. 사실 가장 슈트감이 사는 체형이다. 일반적으로 근육질의 남성이 최고인 줄 알지만, 슈트에 있어서는 좀 다르다. 양상국처럼 키가 받쳐주고 마른 체형이 '옷발'은 산다. 그런데 저 저 붉은 타이에 붉은 포켓 칩은 뭔가요? 넥타이와 같은 소재, 같은 색상의 선택은 최악의 선택이다. 우리 동네 얘기를 소재 삼는 정겨운 양상국에게 불만은 결코 없다. 하지만 잊지 말자! 포켓 칩을 할 때, 넥타이와 같은 색상과 소재의 선택은 마음만은 특별시일 뿐, 촌놈의 패션이다. (옷에 관한 농담 중 하나. 린넨 포켓 칩을 하면 잰틀맨, 실크 포켓 칩을 하면 섹시 가이, 넥타이와 포켓 칩이 같다는 것은 싱글남을 의미하기도 한다.)

개그콘서트와 '네가지'의 존재감 그 자체, 김준현. 코너가 시작할 무렵 그는 메인이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은 자타공히 부정할 수 없는 '네가지'의 중심이자, 개그콘서트의 간판이 되었다. 그러나 그의 슈트, 다들 예상하시겠지만 맞는 의상이 없어 '네가지' 중 유일하게 맞춰 입었다고 한다. 김준현과 같이 마음만은 홀쭉~ 하길 바라는 분들이 자신의 뚱뚱함을 옷으로라도 홀쭉해 보이고자 옷을 꼭 맞게 입는 경향이 많다. 그러나 슈트는 뚱뚱할수록 넉넉하게 마를수록 꼭 맞게 입어야 태가 산다. 그리고 김준현만 포켓 칩이 없다. 의상담당자의 말로는 네 명 모두 포켓 칩을 하고 있으면 이상해서라고 하지만, 정열적인 무대에서 파바로티처럼 그의 땀을 자연스럽게 훔쳐줄, 퍼프트(Puffed) 스타일이나 멀티 포인티드(Multi-pointed) 포켓 칩은 어떨까? 그러나 진정한 '슈트발'은 잘생긴 외모나 명품 슈트가 아니라, 입는 사람의 자신감이다. 김준현이 지금 보여주는 개그 자신감처럼, 자신감이 성공한 비즈니스맨과 신사를 만든다.

끝으로 키 작은 남자, 허경환. 키는 작지만 운동으로 다부진 체형의 그의 슈트는 그래도 방송국 표준 사이즈에 있는 것. 하지만 바짓단을 많이 줄였다고 한다. 재미난 것은 원래 방송국 의상실의 슈트에는 요즘 기성복이 출시될 때, 포켓 칩이 아예 달려있는 것처럼 방송국의 것도 그러했는데, 중간에 모두 떼어버렸다가 다시 다른 걸로 포켓 칩을 하였다고 한다. 그 중 유일하게 원본 그대로의 상태가 허경환의 슈트다. 허경환의 포켓 칩은 흰색의 일자형 포켓 칩인데, 우연의 일치치고는 놀랍다. 앞서 말한 포켓 칩의 원칙을 따져서도 드레스셔츠와 같은 계열이니 맞고, 게다가 아나운서나 앵커들이 많이 한다고 해서 TV폴드(TV Fold)라고도 불리는 이 포켓 칩은 정보를 전달하는 단상에 꼭 맞는 것이니 베스트라 아니할 수 없다. 키는 작아도 이 정도 입었으면 패셔니스타, 맞다.

김윤석 영화 남성패션 칼럼니스트 bsnbor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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