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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갯장어는 샤부샤부 요리가 제격이다. 살짝 데치면 부드러우면서 탱글탱글한 육질을 느낄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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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 보양식으로 사랑받는 뱀장어. 전북 고창은 뱀장어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곳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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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어민이 경남 고성군 자란만에서 갯장어를 낚아 올리고 있다. |
여름이 제철인 갯장어는 '하모'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졌다. 낚시로 잡아 올리면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고는 닥치는 대로 물어대니 '물다'라는 뜻의 일본어 '하무'에서 이름이 유래했다. 갯장어는 회로도 즐기지만 '샤부샤부'로 인기가 있다. 머리와 뼈를 고아 우려낸 탕에 야채를 넣고 끓인 뒤 칼집을 낸 갯장어 포를 살짝 데치면 살점이 꽃 모양으로 오므라든다. 한 점 집어 초고추장이나 간장에 찍어 먹으면 부드러우면서도 탱글탱글한 육질이 미각을 자극한다.
갯장어는 경상도와 전라도 청정 해역의 남해안 일대에서만 서식하는데, 특히 경남 고성군 삼산면 두포리 자란만에서 잡히는 것을 최고로 친다. 두포리 일대는 여름 내내 갯장어를 낚아 올리는 어부와 갯장어를 찾는 외지인의 발길로 활력이 넘친다.
■ 붕장어
붕장어란 표현에는 고개를 갸우뚱하다가도 '아나고'라고 하면 바로 끄덕일 거다. 아나고는 붕장어의 일본어로, 이들이 모랫바닥을 뚫고 들어가는 습성에서 붙은 이름이다.
붕장어는 횟감과 구이용으로 인기가 있을 뿐 아니라 식재료로 버릴 것이 없다. 뼈 부분은 기름에 튀겨먹고, 머리와 내장은 탕을 끓여내면 진국이다. 붕장어를 횟감으로 손질할 때는 피 속에 들어 있는 단백질 독을 제거하기 위해 물로 완전히 씻어 내야 한다. 이 독소는 열에 약해 60도 전후에서 분해되니 익혀 먹으면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붕장어는 우리나라 전 연안에 걸쳐 서식하지만, 부산 기장군 일광면 칠암마을이 대표적인 산지이다. 기장군은 2004년부터 칠암 붕장어 축제를 여는 등 지역 붕장어를 특산화하고 있다.
■ 먹장어
흔히 '곰장어'라 불리는 먹장어는 부산 영도다리 아래를 중심으로 자갈치시장이 원조 격이다. 이곳을 지나는 사람이라면 먹장어 굽는 고소한 냄새에 발걸음을 멈춘 기억을 한 번씩은 가지고 있을 거다. 눈이 퇴화해 눈먼 장어라 해서 이름 지어진 먹장어가 스태미너 식품으로 받아들여진 것은 껍질을 벗겨 내도 한참 동안 '꼼지락 꼼지락' 움직일 정도로 생명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예전 공업용으로 수입된 냉동 먹장어가 시중에 유통돼 된서리를 맞기도 했는데, 먹장어 요릿집에서는 살아 있는 채로 바로 잡았다는 것을 강조하듯 먹장어 껍질을 벗긴 후 바로 불판에 올린다. 먹장어는 계절을 가리지 않고 즐기지만, 여름이 제철이다.
◇ 민물장어라 불리는 뱀장어
뱀장어는 흔히 민물장어라 부르는 종이다. 장어류 가운데 유일하게 바다와 강을 오가는데 등지느러미가 가슴지느러미보다 훨씬 뒤쪽에서 시작한다는 점에서 갯장어나 붕장어와는 차이가 있다. 회유성 어류인 뱀장어는 성장한 후 자신이 태어난 강으로 돌아오는 연어와는 반대로 유생기 때 강으로 올라와 5~12년 정도 생활한 후 산란을 위해 멀고 깊은 바다로 떠난다. 자신이 태어난 수심 2,000~3,000미터의 심해에 다다른 뱀장어는 알을 낳고 수정을 마친 후 생을 마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에서 부화한 유생기의 뱀장어는 투명하고 버드나무 잎과 같은 모양으로 성체를 전혀 닮지 않았다. 그래서 유생기의 뱀장어를 댓잎뱀장어(Leptocephalus)라고 부른다. 댓잎뱀장어는 자라면서 난류를 타고 북상해 자신들의 어미가 떠난 하구 부근에 도착하면 실과 같이 가늘고 투명한 실뱀장어 형태로 변태하여 강을 거슬러 올라간다. 실뱀장어 어업에 종사하는 어민들은 매년 3월 초에서 말까지 하구에 모여드는 실뱀장어를 잡아 뱀장어 양식의 종묘로 사용한다.
뱀장어는 일생의 대부분을 하천에서 살다가 번식을 위해 심해에 도착해서야 생식기관이 나타나므로 오랜 기간 동안 어떻게 번식하는지 베일에 싸여 있었다. 뱀장어가 심해에서 알을 낳고 부화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19세기 후반에 와서이다. 우리나라에 사는 뱀장어는 서부 태평양의 오키나와 동쪽 깊은 바다에서 산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뱀장어 중에서는 풍천장어가 최고로 대접받는다. 여기서 풍천은 지역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다. 뱀장어가 바닷물을 따라 강으로 들어올 때면 일반적으로 육지 쪽으로 바람이 불기 때문에 바람을 타고 강으로 들어오는 장어라는 의미에서 ‘바람풍(風)’에 ‘내천(川)’자가 붙었다. 풍천장어의 유래가 된 곳이자 특산으로 유명한 전라북도 고창군 선운사 앞 인천강은 서해안의 강한 조류와 갯벌에 형성된 풍부한 영양분으로 인해 장어가 살 수 있는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 자연산 장어는 물론이거니와 양식 장어도 이곳에서 키워낸 것을 최고로 친다.
뱀장어 양식에 종사하는 어민들은 매년 3월 초에서 말까지 하구에 모여드는 실뱀장어를 잡아 뱀장어 양식의 종묘로 사용한다. 그런데 실뱀장어 물량이 부족하다 보니 실뱀장어를 수입해서 양식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 뱀장어를 요리할 때 양념 맛으로 뱀장어 맛을 포장하지 않고 제대로된 맛을 찾기 위해서는 좋은 재료를 선택해야 한다. 전북 고창군의 덕진수산은 40년 넘게 인천강에서 잡아들인 실뱀장어만을 고집한다. 덕진수산에서 키워진 뱀장어는 250도 이상의 뜨거운 공기로 초벌구이 한 다음 2kg, 3kg, 5kg 단위로 진공포장하여 성분식품(www.고창풍천장어.com)등을 통해 시중에 공급되고 있다.
고창군은 덕진수산에서 키워내고 가공한 뱀장어를 고창명품으로 지정했다.
※박수현기자
한국해양대학교 해양공학과와 동 대학원에서 수중잠수과학기술을 전공했다. 남극을 비롯하여 세계 각지에서 1,700회 이상의 스쿠버다이빙을 통해 보고 경험한 바다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저서로는 [바다동물의 위기탈출], [수중사진교본], [어린이에게 들려주는 바다이야기], 제 24회 과학기술도서상을 수상한 [재미있는 바다생물이야기], 2008년 환경부 우수도서로 선정된 [바다생물 이름풀이사전], 2009년 교육과학기술부 우수도서로 선정된 [북극곰과 남극펭귄의 지구사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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