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브르 박물관

- 에펠탑 밤 9시 조명 켜지면
- 신비& 로맨틱 분위기 연출
- 센 강변에서 유람선 타면
- 도시 야경 편안하게 구경

- 17세기초 메디시스 왕비
- 산책로로 '샹제리제' 만들어
- 1945년 독일의 지배 벗자
- 샤를르 드골 개선문 입성

- 몽마르뜨 언덕에 오르면
- 시가지를 한 눈에 관람
- 미술 사랑하는 여행객은
- 오르셰 미술관 필수코스

유럽과 프랑스 하면 떠오르는 상징물은 뭘까. 사람마다 선호도가 다르겠지만 다수의 사람들은 파리 '에펠탑'을 꼽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파리관광위원회가 파리의 호텔 객실 점유율을 토대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파리를 찾은 관광객 수는 모두 3230만 명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외국인은 전년보다 8% 가량 증가한 1550만 명을 기록했다. 세계 관광도시 1위의 위상이다. '예술의 도시' '꽃의 도시' 등 갖가지 수식어를 가지고 있으면서 전 세계 관광객을 빨라들이는 '블랙홀' 파리의 매력을 들여다 봤다.

■가봐야 할 필수코스

파리 시내 중심가로 들어서면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오는 것이 바로 '에펠탑'이다. 철탑 구조물로 301m의 어마어마한 높이를 자랑한다. 하지만 단순한 철골 구조물이 아니다. 차갑고 딱딱하지 않으면서 유연하게 올라가 멋스럽다. 또 에펠탑 맞은편의 사이요궁에서 보는 정면과 측면에서 바라보는 모습, 그리고 주변 풍광이 각각 달라 이를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에펠탑 상부로 올라가면 시내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상단과 하단 2개 부분의 전망대에 서면 센(Seine) 강 경치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혹시 낮의 에펠탑 모습에 다소 실망했더라도 밤에는 얘기가 확 달라진다. 밤 9시부터 에펠탑 전체에 조명이 켜지고 시간마다 정상부에서 사방으로 파란색의 레이저를 쏜다. 에펠탑이 조명을 받으면 복잡한 구조물 사이사이로 빛이 빠져나오면서 신비롭고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래서 에펠탑이구나'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이어 카메라 셔터를 계속 누를 수밖에 없게 만든다.

로맨틱한 에펠탑과 함께 파리 시내의 야경을 편하게 구경할 수 있는 방법은 '유람선'이다. 저녁식사 후 여유롭게 센 강변 선착장에 도착해 티켓을 구한 뒤 유람선을 타면 된다. 밤시간대 수많은 유람선이 물 위를 오가는 모습이 장관이다.

	센 강의 유람선

에투알 개선문 또한 파리를 대표하는 상징물 중 하나다. 나폴레옹이 전쟁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로마 티투스 황제의 개선문을 본떠 설계했다. 로마시대에는 이 개선문 아래로 행진할 수 있는 사람는 영웅뿐이었다. 1945년 프랑스가 4년간의 독일 지배에서 벗어나는데 앞장섰던 샤를르 드골 장군이 개선문 아래로 당당히 입성했다. 이런 역사적 장면을 떠올리면서 개선문을 직접 통과하니 마치 영웅이 된 듯한 기분이 느껴졌다. 개선문과 그 상단에 있는 전망대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입장료를 내야 한다. 12개 방사형 도로 중앙에 있는 개선문에 가려면 지하도를 이용해 이동하면 된다.

낭만의 도시, 파리를 느낄 수 있는 또다른 곳이 '몽마르뜨 언덕'이다. 해발 130m의 작은 언덕이지만, 대부분 평지인 파리에서는 시가지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흔치 않은 장소다. 지하철에서 내려 언덕으로 올라가는 길에는 갖가지 기념품을 파는 가게와 먹을거리 상점이 즐비해 이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언덕 입구에 도착하면 언덕을 따라 계단이 펼쳐져 있는데, 중간중간의 잔디와 벤치에 앉아 주변 경치를 바라보면 마음 속 '힐링'을 느낄 수 있다. 언덕 최상단에는 잔다르크와 루이 9세의 기마상이 입구를 지키고 서 있는 샤크레 쾨르 성당이 보인다. 비잔틴 양식과 로마네스크 양식이 어우러진 외관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성당을 둘러본 뒤 언덕 왼편으로 내려오면 익히 알려진 거리의 화가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초상화 요금이 평균 60유로 내외로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흥정도 가능하다. 파리의 화가 앞에 앉아 자신의 초상화를 만드는 것도 흔치 않은 추억이 될만하다.

■예술·쇼핑만 즐겨도 시간이 훌쩍

	사이요궁

'예술의 도시'라는 명성에 걸맞게 파리에는 박물관과 미술관이 많다. 혹자는 이것들만 제대로 돌아봐도 일주일이 부족하다는 말을 한다.

루브르박물관에는 교과서에 나오는 모나리자와 밀로의 비너스 등 이름만 들어도 '아하' 하며 고개를 끄덕일만한 작품들이 빼곡히 보관돼 있다. 워낙 작품이 많기 때문에 보고 싶은 작품을 미리 정하고 위치를 파악한 뒤 둘러보는 것이 요령이다. 게다가 규모가 방대해 자칫 길을 잃기 쉽다. 관람 전 안내데스크에서 박물관 내 지도를 챙겨가는 것이 현명하다.

루브르박물관 앞 유리 피라미드는 영화 '다빈치코드'의 주요 장소로, 과거와 현대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경치를 선사한다. 미술을 사랑하는 여행객이라면 파리의 오르셰역을 개축해 조성한 오르셰 미술관은 필수 코스다. 이곳에는 인상파 회화 등 19세기 작품들이 소장돼 있다.

패션의 도시 파리에서 쇼핑을 빼먹는다면 '팥없는 단팥빵'을 먹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손가락만한 작은 액세서리부터 샤넬, 루이비통 등 명품 브랜드까지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다. 개선문 일대를 둘러본 뒤에는 샤를르 드골 광장 서쪽에 있는 '샹제리제 거리'를 걸어보자. 17세기 초 마리 드 메디시스 왕비가 튈르리 정원에서부터 센 강을 따라 걸을 수 있는 자신만의 산책로를 만든 길이다. 마치 왕비가 된 듯한 느낌으로 거리에 즐비한 카페와 레스토랑, 패션매장을 구경하는 재미가 남다르다. 만약 명품브랜드에 관심이 있다면 샤넬 본사 매장이 있는 깜봉거리나 몽테뉴 거리가 가볼만 하다.

파리=글·사진 조민희 기자 c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