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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셰프에게 배우는 보양식

너무 더워도 당황하지 않고 보양식을 딱!

  •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  |   입력 : 2014-07-17 19:31:43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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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를 발라낸 영계와 잉어 전복 낙지를 한꺼번에 넣어 담백하게 끓여낸 용봉탕. 육수가 뿌옇지 않고 맑은 것은 닭껍질을 제거한 뒤 중불에서 끓여냈기 때문이다. 뼈가 없어 먹기에 편하다. 백한기 선임기자 baekhk@kookje.co.kr
무더운 날씨에 땀이 흐르고 몸이 축축 처지는 계절입니다. 7월 중반이니 당연하겠지요. 게다가 오늘은 초복입니다. 매년 맞는 더위인데도 적응하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요. 입맛이 없고 밤에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고….

이처럼 기운이 없을 때 나와 우리 가족을 달래줄 수 있는 것은 맛난 보양식입니다. 물론 사먹는 게 가장 편하긴 합니다. 하지만 가족 수와 외식비용 등을 감안하면 그리 쉽지가 않습니다. 결론은 집에서 보양식을 직접 해 먹는 겁니다. 이를 위해 호텔 주방장들의 레시피를 빌렸습니다.

여름 보양식에서 빠질 수 없는 장어 요리부터 알아봤습니다. 재료는 민물장어, 먹장어, 붕장어 등 다양합니다. 호텔에서 먹는 장어는 왜 맛이 다를까 했더니 밑손질이 조금 더 세심하더군요. 롯데호텔 부산의 장익대 셰프는 장어를 굽기 전에 맛술을 뿌려 쪄내는 등 전 처리 과정을 자세하게 알려줬습니다. 소스 또한 장어와 궁합이 잘 맞는 것으로 고심해서 고르더군요. 장어는 생강과 잘 맞지만, 매실과도 궁합이 아주 좋다고 합니다. 잔뼈가 많은 먹장어에 잔 칼집을 내고 살짝 데쳐낸 것에다 우메보시의 과육을 갈고 설탕, 맛술을 넣어 체에 내린 바이니꾸 소스를 얹었습니다. 장어의 고소함과 새콤달콤한 소스가 딱 들어맞는 그런 맛이었습니다.

장 셰프의 다양한 장어 보양식 중에서도 민물장어 스프가 눈에 띄었습니다. 장어뼈와 장어에 양파 대파 생강 등을 끓여내는데 마지막에 산초 가루를 약간 뿌려 먹게 했습니다. 주목할 사항은 장어뼈 또한 피를 미리 다 빼고 살짝 말린 뒤 구워내는 과정이었습니다. 피에서 나는 잡내와 비린내를 없애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렇게 끓여낸 스프는 그야말로 진국이었습니다. 또한 느끼하지 않으면서 맑고 담백하며 구수했습니다. 끓이면서 거품을 계속 걷어내야 하는 수고스러움을 이해할 수 있는 맛이었습니다.

   
근래 인기가 높은 민어 보양식 요리는 해운대 파크하얏트호텔 이재영 셰프(왼쪽 사진)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민어를 푹 끓여낸 탕이겠거니 생각했던 저에게 이 셰프는 '민어 카르파치오'를 내밀었습니다. 카르파치오는 고기나 생선을 생으로 얇게 썰어 새콤달콤한 소스를 뿌려 먹는 요리입니다. 입맛을 돋우는데 그야말로 제격입니다. 보양은 동양적인 개념인데, 서양식으로 접근한 시도가 재미있었습니다.

그는 돼지고기를 이용한 족발 테린도 선보였습니다. 족발보다 더 오래 삶아서 뼈를 빼고 수삼을 넣어 김밥처럼 말았더군요. 차게 식혀서 먹으니 더 진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입니다. 거기에 겨자 소스와 식초, 야채를 더하니 고급스러운 냉채족발이 됐습니다.

하지만 보양의 끝은 역시 탕이죠. 잉어와 뼈를 발라낸 영계, 낙지, 전복 등을 넣고 끓여낸 용봉탕은 담백하면서 구수합니다. 한약재 특유의 향기에다 다양한 재료에서 나온 육수가 감칠맛을 더해 여름을 날 기운이 불끈 솟는 것 같습니다. 그럼 셰프들이 소개하는 보양식 요리의 세계로 들어가 봅시다.


# 허한 내 몸에 네 맛을 허하노라

   
이재영 셰프(왼쪽), 장익대 셰프
흔히 보양식이라면 삼계탕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보양식은 삼계탕만 있는 게 아니다. 더운 여름을 건강하게 날 수 있도록 해 주는 다양한 요리법의 특급 레시피를 호텔 셰프들에게 들어봤다.


◇ 용봉탕

   
보통 용봉탕은 자라가 들어간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영계와 잉어를 넣어서도 끓일 수 있다. 생닭을 2마리 준비해 하나는 닭껍질을 다 벗겨 육수용으로 쓰고 하나는 껍질은 두고 뼈는 발라내 탕에 넣어 먹는다. 무 파 마늘 생강 양파 인삼 가시오가피 헛개나무 둥굴레차 감초 등을 넣어 4시간 정도 중불에서 끓인다. 펄펄 끓어오르면 맑은 육수를 얻을 수 없으므로 반드시 중불에서 끓여낸다.

그런 뒤 뼈를 발라내고 속을 채운 닭을 육수에 넣어 천천히 끓인다. 역시 중불로 가열해 살이 익으면 나머지 전복 포뜬 잉어 낙지 산양삼 만가닥 버섯 능이버섯 흑마늘 등을 넣고 다시 한 번 끓인다. 그러면 비린내가 없고 능이버섯의 향이 진하게 느껴진다. 어른 주먹보다 큰 닭살 덩어리를 숟가락으로 자르면 속이 꽉 찬데다 살이 촉촉하고 탄력이 있다. 다양한 보양 재료와 담백한 닭살의 조화가 좋다.


※ 이재영 셰프의 Tip

- "깨끗한 육수는 중불에서 잉어 비린내는 한약재물"

〉〉생닭으로 육수를 낼 때 닭껍질을 다 제거하면 맑은 육수를 뽑을 수 있다. 3시간 정도 찬물에 담궈 핏물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도 잊으면 안 된다. 거기다 각종 한약재를 넣고 끓일 때 불의 세기에 조심해야 한다. 펄펄 끓여서 바닥에 있는 불순물이 온통 국물에 섞이게 되면 맑은 국물을 얻을 수 없다. 낮은 온도에서 그야말로 보골보골 끓어오를 정도로만 끓여야 깨끗한 육수를 얻을 수 있다.

용봉탕에 넣은 영계에는 비밀이 있다. 뼈가 없다는 것이다. 생닭을 통마리로 사서 꼬리쪽 기름이 많은 부분을 잘라낸 뒤 엉덩이부터 살과 뼈가 만나는 부분에 칼을 넣어서 조금씩 밀어가며 뼈를 발라낸다. 몸통이 끝나면 다리와 날개 부분도 끝에서 내장 쪽부터 밀어내는 방식으로 하면 뼈와 살을 분리할 수 있다. 요리 초보에게는 어렵지만 시도해 볼만 하다. 이렇게 살만으로 끓여낸 닭은 먹기가 무척 편하다. 숟가락으로 푹 떠먹어도 살만 있다. 아이나 노인도 편안하게 먹을 수 있다. 게다가 신경을 많이 쓴 요리라 손님상에 올려도 폼이 난다.

이렇게 뼈를 다 뽑은 닭의 뱃속에 흑미와 말린 무화과를 넣고 면실로 만든 망 속에 넣어 양끝을 묶는다. 마치 닭은 망 속에 들어있는 햄 같은 모양이다. 이때 껍질을 벗기지 않는다. 껍질이 있어야 살이 좀 더 부드럽기 때문이다.

육수를 끓일 때 잉어를 함께 넣고 끓인다. 사실 잉어는 손질하기가 까다롭다. 민물생선 특유의 비린내가 무척 많아서다. 그래도 특별한 보양식을 원한다면 살아있는 잉어를 장만해 바로 한약재를 삶아낸 물에 담가둔다. 그 과정에서 대부분의 비린내와 잡내가 제거된다. 잉어 살도 두툼하게 포를 떠 2~3점 탕에 넣어 손님상에 낸다.


◇ 민어 카르파치오
   
민어 카르파치오

카르파치오는 고기나 생선을 생으로 얇게 포를 떠 새콤달콤하게 먹는 요리다. 고단백 어종인 민어는 여름 보양식으로 손꼽힌다. 보통 사람들은 민어 뼈와 살을 넣고 끓여낸 민어탕을 생각하지만 오히려 잃은 입맛을 되살리기에는 상큼한 카르파치오가 어울린다.

   
상큼한 소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레몬이 필요하다. 레몬은 껍질도 써야 하므로 굵은 소금으로 문질러 씻거나 베이킹 소다를 사용해 깨끗하게 씻어준다. 레몬껍질에는 윤기있어 보이기 위해 식용 왁스 등을 발라두기도 한다. 따라서 껍질을 만졌을 때 미끈거리는 기분이 없도록 뽀독거릴 때까지 씻어준다. 그리고 레몬껍질을 잘라내 끓는 설탕시럽에 재워둔다. 나중에 장식용으로 쓰기 때문이다.

레몬주스, 화이트와인에 얇게 썬 샬롯을 넣어 1시간 정도 상온에 둔다. 샬롯은 살구 크기 정도의 적양파 색깔 식물로, 양파보다 30배 맛이 강하고 특유의 단맛이 있다. 마트에서도 구할 수 있다. 얇게 썬 민어를 소스에 넣어 둔다. 이 과정을 마리네이드(양념에 절이기) 한다고 부른다. 그동안 숟가락보다 훨씬 작은 멜론볼을 이용해 배의 과육을 공모양으로 파낸다. 담가 둔 민어가 하얀색으로 변하면 신맛을 제거하기 위해 키친타올 위에 올려 살짝 닦아낸다. 이때 소스는 오렌지, 자몽, 귤의 과육만 잘라 즙을 낸 다음 약한 불에 졸인 뒤 식혀서 올리브오일과 3대 1 비율로 섞어둔다. 이것이 시트러스 드레싱으로, 노랗고 반짝반짝 윤기가 나며 새콤달콤하다. 좁고 긴 접시에 일렬로 배와 민어를 차례로 놓은 뒤 시트러스 드레싱을 뿌려 완성한다. 새싹 채소와 절여두었던 레몬껍질도 같이 올려두면 색상이 아름답다.


※ 이재영 셰프의 Tip

- "먹다 남은 회 활용해도 좋아"

〉〉집에서 회를 떠다 먹고 남은 것이 있다면 활용해도 좋다. 대부분은 매운탕에 넣어 먹는 방법을 쓴다. 하지만 남은 회를 카르파치오로 만든다면 깜짝 놀랄 맛을 느낄 수 있다. 카르파치오는 산(酸)으로 단백질을 응고시키는 방법이며 육질을 쫀득하게 한다. 산에 의해 응고된 생선살은 하얗게 불투명한 색으로 변한다. 두껍지 않게 썰어야 식감과 플레이팅이 편하다. 접시에 놓을 때 약간 말듯이 놓아야 예쁜데, 너무 두껍게 썰면 모양 내기가 어렵다.


◇ 족발테린

   
족발 테린
테린이라는 것은 어떤 음식을 응고시키는 통을 말한다. 그래서 테린 요리법은 끓여낸 음식을 통에 넣어 차게 굳혀낸 것을 통칭하는 말이다. 족발 테린은 돼지족발을 연상하면 쉽다. 하지만 맛은 훨씬 더 고급스럽고 진하며 고소하다.

돼지 뒷다리를 각종 한약재와 물에 넣고 삶아내는 방식은 족발과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다 삶아진 후에 다리뼈를 빼내고 그 안에 5년근 수삼을 넣어 고기로 감싼다. 이것을 랩으로 싸서 하루 정도 냉각시키면 된다. 김밥을 말듯 말았으므로 원통 모양으로 완성된다. 썰어서 낼 때는 약간 도톰하게 썰어야 모양이 유지되고 맛도 있다. 테린은 속이 아주 부드러운 상태이므로 너무 얇게 썰면 다 부스러진다.

족발은 다양한 한약재와 간장 등을 넣고 물에 삶아낸 돼지다리를 썰어낸 것이다. 테린은 그 과정에서 뼈를 제거하고 고기를 감싸 기름기가 전체적으로 퍼지고 맛도 더 진해진다. 족발보다 더 고급스러운 맛이라 생각하면 쉽다. 냉각 과정에서 맛이 더 농축되는 효과가 있어 진하고 고소하다. 수삼은 족발 테린에 남아있던 열로 인해 반쯤은 익고, 속은 덜 익은 상태이므로 아주 부드러우면서 살캉하고 씹히는 맛을 낸다. 인삼의 향기와 각종 향신료의 향기가 잘 어우러진다.


※ 이재영 셰프의 Tip

- "족발은 뒷다리가 맛있어"

〉〉족발은 뒷다리가 더 맛있다. 핏물을 빼기 위해 하루 정도 찬물에 담가 둔다. 이것을 끓는 물에 5분 정도 데친 뒤 찬물에 깨끗이 씻어 기름과 불순물을 제거한다. 양념이 속까지 잘 배이게 하려면 칼로 족발의 두꺼운 부분을 군데군데 찔러준다. 그리고 소주 후추 생강 양파 파 월계수잎 된장 새우젓 청양고추 마늘을 넣고 2시간 정도 약한 불에서 삶아낸다. 이게 전 처리 과정이다. 족발테린의 풍미와 색을 내는 소스는 생강 마늘 계피 커피 정향 소주 감초 엄나무 후추 콜라 간장 콘시럽 흑설탕 말린 고추 등에다 위의 한 번 삶아낸 족발을 다시 넣어 3시간 정도 약하게 다시 삶는다. 이때 소스를 끼얹어 가며 삶으면 색이 더 예쁘다.


◇ 장어요리

   
롯데호텔 부산에서 선보이고 있는 '장어 전국통일' 메뉴 중 일부.
장어는 마트에서 사든 시장에서 사든 껍질을 벗기고 내장을 꺼내 손질을 다 해준다. 국물을 내려면 장어뼈와 장어 머리를 다 챙겨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붕장어 조림을 하기 전에도 손질해 온 붕장어를 뜨거운 물에 살짝 데친다. 이것을 다시 얼음물에 넣어 바깥은 차게 해주면 속은 부드럽고 겉은 조림을 해도 부스러지지 않는 상태가 된다. 이것을 물 정종 설탕 소금 맛술이 든 양념에 넣고 20분 정도 약한 불에서 졸인다. 장어 초밥에 올라가는 장어는 이렇게 만들어진다. 그 위에 다시 한번 설탕 간장 정종 맛술 소금을 넣고 끓인 소스를 올려 간을 맞추게 된다.

갯장어 샤브샤브도 집에서 해 먹기에 큰 무리가 없다. 갯장어는 잔뼈가 많으므로 껍질까지 잘리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잔 칼집을 내준다. 그러면 육수에 넣었을 때 꽃처럼 오그라들면서 먹기도 좋다. 육수는 다시마와 소금만 넣어 우려낸다. 물에 마른 다시마를 넣고 끈적한 진액이 나오기 전까지인 10분 정도만 끓이면 된다.


※ 장익대 셰프의 Tip

- "맛술 뿌려 찌면 부들부들, 생강·매실과 궁합 딱 맞아"

   
〉〉호텔의 장어구이가 부드러운 것은 전 처리 덕분이다. 구울 장어에 미리 맛술을 뿌린 뒤 20분 정도 쪄낸다. 이를 통해 장어의 지나친 기름기를 빼내고 느끼함도 제거하는 동시에 부드럽게 만든다. 이렇게 먼저 익힌 장어를 그릴에 양념을 발라가며 굽는다. 집에서는 프라이팬 위에 쿠킹호일을 깔고 하면 된다. 대신에 앞뒤로 양념을 다 발라야 살에 양념이 잘 배서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장어와 궁합이 잘 맞는 것은 생강이다. 생강을 곱게 채를 썰어 구운 장어와 같이 먹으면 맛이 좋다. 여기에 한 가지 더 보탠다면 장어는 매실과도 잘 맞는다. 요즘은 수입식품을 대형마트 등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다. 매실로 만든 장아찌인 우메보시를 사다가 과육만 발라내 으깬 뒤 설탕과 맛술을 넣어 체에 내리면 걸쭉한 소스가 된다. 이것을 장어 샤브샤브에 올려서 먹으면 상큼함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우메보시는 시고 짠 맛이 강한데 거기에 설탕을 넣으니 새콤달콤한 맛으로 바뀐다. 여름철 입맛을 되살리는데 좋은 소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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