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즈 러너'의 한 장면.

- 제임스 대시너의 동명소설 영화화
- 거대 미로에 갇힌 청소년들의 탈출기

제임스 대시너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메이즈 러너'는 과거의 기억이 지워진 채 높이 30m의 거대한 미로로 둘러싸인 곳에 보내진 청소년들의 생존과 탈출기를 다룬다. 마치 윌리엄 골딩의 소설 '파리대왕'과 시시각각 공간이 바뀌는 영화 '큐브', 일정 공간에서 생존 게임을 하는 '헝거게임'을 함께 보는 것 같은 묘한 영화다.

먼저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영화적 공간이 등장한다. 매일 한 번씩 움직이는 거대한 미로에는 괴생명체 그리버가 존재한다. 밤이 되면 미로의 문이 닫히고 그리버가 활동하는데, 시간 내에 미로를 빠져나오지 못하면 그리버에게 당하게 된다. 미로의 중앙에는 글레이드라 불리는 소년들의 생활공간이 있고, 그 중앙에는 한 달에 한 번 생필품과 기억이 삭제된 소년들이 공급되는 엘리베이터가 있다.

이 의문의 장소에 토마스(딜런 오브라이언)가 보내진다. 이미 와 있던 소년들은 자신들만의 규율을 만들어 공동생활체를 이루며 탈출보다는 현실에 안주하고 있다. 반면 호기심 많은 토마스는 미로에서 탈출하고자 규율을 어긴다. 소년들은 미로에서 탈출하려는 토마스와 현 체제를 유지하려는 갤리(윌 폴터), 양편으로 나뉜다. 본격적으로 두 집단이 대립하게 되는 것은 유일한 여자 트리사(카야 스코델라리오)가 생필품 공급이 중단된다는 메시지를 갖고 오면서부터이다. 토마스를 알아보는 트리사의 정체는 또 하나의 미스터리가 되고, 집단 간 대립은 본격화한다.

'메이즈 러너'가 시종 긴장감을 주는 것은 이 소년들이 어떤 이유로 누구에 의해 이곳에 모여 있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관객 또한 소년들과 마찬가지로 갇혀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토마스가 불가능할 것 같은 미로 속을 아슬아슬하게 헤쳐나가며 그리버를 물리칠 때는 마치 관객 자신이 함께 뛰는 것 같은 숨가쁨을 느끼게 된다. 또한, 할리우드의 젊은 배우들은 촬영 전에 서바이벌 훈련을 하며 합숙생활을 했는데, 그 덕분인지 실제로 고립된 듯한 느낌을 잘 표현하고 있다.

영화 후반부에 소년들이 미로 속에 갇힌 이유가 드러나지만, 의문은 계속 남는다. 원작 소설이 3부작이고 다음 편을 암시하는 장면으로 끝나는 것으로 미뤄 사막에 뛰어드는 소년들이 등장하는 2편이 제작될 것으로 보인다. 풀리지 않은 궁금증은 다음 편으로 이어진다. 개봉 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