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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 위 연근의 변신

'아삭아삭' 겨울이 씹힌다…겨울이 제철인 연근요리법

  •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  |   입력 : 2014-12-04 19:19:58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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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제철 채소인 연근으로 만든 연근칩. 아무 양념도 하지 않고 껍질째 잘라 물기를 빼고 튀겼더니 감자칩보다도 맛있다. 사진=백한기 선임기자 baekhk@kookje.co.kr
음식에 관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있지만 요즘에는 무엇보다도 제철음식에 대한 수요가 많아졌습니다. 물론 워낙에 농업기술이 잘 발달해 채소가 제철이 있는가 하고 묻는다면 그것도 답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그 채소가 가장 맛있을 때는 본래 채소의 성질대로 키워 수확하는 때가 아닐까요.

겨울에 제철인 채소로 연근을 꼽을 수 있습니다. 연근은 연뿌리라고 불리지만 사실, 뿌리는 아닙니다. 연의 땅속줄기라네요. 오목한 마디가 있으며 가을부터 과육이 차오르기 시작해 겨울이면 아삭한 연근이 된답니다. 여기서 잎이 되는 줄기와 꽃이 피는 줄기가 생겨납니다. 아름다운 연꽃을 피워내는 거지요.

연근을 고를 때는 표면에 흙이 묻어 있고 양쪽이 막혀 있는지 잘 살펴봐야 합니다. 한쪽이라도 잘려 있거나 틈이 있다면 그 안으로 흙이 들어가 나중에 씻어내기가 곤란하다네요. 그런 이유로 연근 자체도 상처가 없는 것이 좋답니다.

연근에는 아스파라긴, 아르기닌, 타이로신, 레시친 등의 성분이 들어있고 비타민 C도 풍부하답니다. 타닌도 포함돼 있어 상처를 낫게 하거나 지혈효과가 있어 예로부터 코피를 잘 흘리는 아이들에게 비상약으로 쓰기도 했습니다. 설사와 구토가 심한 환자에게도 잘 듣는 식품이라네요. 또 연근에는 진정작용이 있어 연근 달인 물을 먹으면 숙면에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몸에 나쁠 게 없는 연근입니다.

   
연근을 활용한 요리를 시연하고 있는 로푸어베지스쿨 김민실 대표.
이웃나라 일본의 구마모토에도 연근을 활용한 요리가 있습니다. 카라시렌콘(매운연근)이란 이름으로 연근의 구멍에 매운 겨자를 섞은 된장을 넣고 울금가루를 넣은 튀김옷을 발라 튀겨낸 것입니다. 구멍안은 겨자와 된장때문에 노르스름하고 표면도 울금가루 때문에 노랗습니다. 연근 특유의 아삭아삭함과 겨자의 매콤함을 한 번에 느낄 수 있는 음식입니다. 데우면 매운 맛이 더 강해져 크게 한 입 깨물면 눈물이 핑 돌 정도입니다. 연근은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전해졌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연근을 가져간 사람은 임진왜란 때 함경도에서 악명을 떨치다 울산 왜성에 고립돼 죽을 고비를 넘기고 일본으로 돌아간 장군인 가토 기요마사 라네요. 그가 가지고 간 연근이 건강에 좋은 식품이라는 것이 알려지자 일본식으로 요리한 거랍니다.

이처럼 연근은 우리나라에서나 이웃나라에서나 건강 식품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선 기껏해야 연근 조림정도가 익숙한 조리법입니다. 아니면 새콤하게 초절임으로 해먹기도 하지요. 이런 방법 대신 연근을 보다 맛있게 자주 먹는 방법은 없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비건채식 전문가인 로푸어베지스쿨의 김민실 대표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김 대표는 연근을 넣은 연근두부스테이크, 연근을 튀겨낸 연근칩을 제안했습니다. 만들기도 쉽고 맛도 좋은 연근요리를 배워봤습니다.


# 조림이 전부인 줄 알았던 연근 요리, 그 편견을 깬 스테이크·샐러드…

주 재료인 연근을 선택하는 것부터가 요리의 시작이다. 반드시 양쪽이 마디로 막혀있는 연근으로 고른다. 흙이 잘 묻어있고 표면에 상처가 있거나 갈라져 있는 것도 피한다. 연근은 진흙안에서 자라기 때문에 바깥에 틈이 있으면 안으로 진흙이 들어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양쪽이 막혀있는 것으로 선택하라는 것도 같은 이유다. 연근은 속에 구멍이 여러개 나 있기 때문에 그 속에 진흙이 들어가 있으면 씻어내기가 번거롭다. 연근은 껍질과 과육 사이에 많은 영양분이 있으므로 껍질을 벗겨내지 않는 것이 좋다. 따라서 솔로 연근 표면을 잘 문질러 깨끗이 씻어낸다.


◇ 속은 촉촉, 겉은 바싹…연근 두부 스테이크


   
재료:연근, 두부, 양파, 당근, 맛느타리버섯, 오트밀가루, 죽염, 후추 조금, 식용유


1)손질한 연근의 양쪽 끝 마디를 잘라낸 뒤 채칼로 채썬다. 채칼이 없이 칼로 하려면 곱게 채쳐야 하므로 좀 힘들다. 강판에 갈면 물기가 너무 많이 나오기 때문에 권하지 않는다. 채칼을 쓸때는 곱게 썰리는 것으로 고른다. 양파나 당근도 같이 채칼로 썰어둔다. (사진1)

2)두부는 최대한 물을 빼 놓는다. 천에 싸서 물을 짜거나 손을 꽉 짜주어서 보슬보슬하게 만들어 둔다.

3)채썬 연근과 당근, 양파, 두부, 곱게 간 오트밀(귀리) 가루를 섞어 준다. 맛느타리는 곱게 다져 넣는다. 섞으면서 죽염으로 간을 한다. 재료가 잘 섞이도록 손으로 잘 만져준다. (사진2)

4)손바닥에서 손가락을 제외한 손바닥 만큼만하게 도톰하게 만든다. (사진3)

5)모양이 완성되면 고정해 줄 수 있게 양 손에 전분을 묻혀서 스테이크의 양면에 발라 살짝 눌러준다.

6)기름을 넉넉하게 두르고 부쳐낸다. 한 면이 어느정도 익어서 단단해진 뒤에 뒤집어야 부서지지 않는다. (사진4)



   
고기나 달걀 등 동물성 성분이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 그렇지만 속은 촉촉하고 바깥은 구수하다. 도톰하게 구워냈지만 속까지 잘 익었다. 연근이 아삭이는 식감을 주고 두부때문에 부드러움과 고소함도 느낄 수 있다. 아이들에게는 케첩이나 돈가스소스를 뿌려주면 잘 먹는다.


◇ 사과 드레싱을 곁들인 연근칩 샐러드

재료:연근, 샐러드용 잎채소(어떤 것이든 좋음), 사과, 당근, 튀김용 식용유


   
1)연근을 솔로 깨끗이 씻어준다. 껍질을 벗겨내지 않을 것이므로 솔로 구석구석 씻어야 한다.

2)양 쪽의 마디를 잘라내고 두께 0.3㎝정도로 썰어준다. 이 두께보다 두꺼우면 튀겼을 때 바삭한 느낌이 적고 더 얇으면 바스라지기 쉽다.

3)썰어낸 연근의 물기를 제거하기 위해 접시나 쟁반위에 키친타올을 깔고 그 위에 연근을 놓은 뒤 키친타올로 덮어둔다. 아래위쪽 수분을 모두 흡수시켜야 바삭한 식감을 살릴 수 있다.

4)30분 이상 둬서 물기를 다 빼고 튀겨준다. 튀김 기름은 채종유가 알맞다. 온도는 연근을 하나 넣어봤을 때 바로 거품이 보글보글 생기면서 떠오르는 정도면 적당하다. (사진1)

5)연근을 넣은 뒤 타지 않게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 연한 갈색으로 변하기 시작하면 꺼내야 한다. (사진 2)

6)튀긴 연근은 다시 키친타올위에 올려 둬 기름을 빼고 열기를 식힌다. 그러면 더 바삭해진다.

7)미리 씻어서 먹기 좋게 잘라둔 각종 잎채소 위에 연근칩을 올린다.(사진 3)

8)사과를 갈아만든 소스와 곁들인다. (사진 4)



   
연근칩에는 소금이나 설탕 등 어떠한 간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마치 밑간을 한 감자칩처럼 약간의 짭쪼름함이 느껴지면서 아주 고소하다. 구멍이 송송한 모양만 아니었다면 감자칩인줄 알았을 정도다. 아삭한 연근 본래의 맛이 바삭바삭하게 변해 아이들 영양간식으로도 더할나위 없다. 어른들의 술안주로도 강추.


◇ 채소만으로 끓여낸 순두부 찌개도 함께

재료:순두부, 맛느타리버섯, 양파, 대파, 애호박, 팽이버섯, 마늘, 식용유, 고춧가루, 국간장, 죽염, 채수(건다시마, 건표고 우려낸 물)


   
1) 팬에 현미유를 넉넉하게 두르고 고춧가루부터 볶아 고추기름을 만든다. 매운 냄새가 꽤 많이 나므로 환기를 잘 시키는 것이 좋다.(사진1)

2) 고춧가루를 볶을 때 태우면 안 된다. 약한 불에서 고춧가루가 보글보글 끓어오르려고 하는 상태를 유지시키면서 조심스럽게 볶는다. (사진2)

3) 고추기름에 썰어놓은 양파와 다진 마늘을 넣고 향이 충분히 우러나오게 볶는다. 이 때도 양념이 타지않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사진3)

4)향이 짙어지면 맛느타리버섯과 대파, 채수를 넣고 살짝 저어 충분히 끓여준다. 채수는 건다시마와 건표고로 만든 국물이다. 자기 전에 찬 물에 말린 다시마와 말린 표고버섯을 넣어서 하루 밤동안 우려낸다. 마련해 둔 것이 없다면 한 10여분간 끓여내도 된다. 끓인 뒤 불을 끄고 두면 좀더 진하게 국물을 우려낼 수도 있다. 우려낸 다시마와 표고버섯을 버리지 않고 그릇에 따로 담아 두었다고 채썰어서 도로 순두부 찌개에 넣는다. 식감도 좋고 맛을 더 구수하게 해준다. (사진4)

5)마지막에 두부와 애호박을 넣고 휘젖지 말고 얌전히 끓인다. 먹을 때 두부와 채소를 함께 뜨면서 두부 모양이 자연스럽게 으스러지는게 보기에 좋다.



   
생각보다 맛이 진해서 깜짝 놀랐다. 오랜시간 볶아낸 고추기름 때문인지 풍미가 진하다. 게다가 채수로 우려냈던 다시마와 표고버섯도 씹는 재미를 준다. 맛느타리버섯의 쫄깃함과 향기도 잘 살아있다. 채소만으로 끓여낸 순두부찌개가 맞는지 신기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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