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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마칼럼] 우리 추억 속 '김동완 아저씨'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5-07-29 18:47:37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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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무더위 속에 간혹 들려오는 태풍 소식과 폭염 소식. 일기예보에 더욱 귀를 기울이게 되는 피서철이다. 부산에 놀러 온 남동생이 바닷가 나갈 일이 염려됐는지 기상예보 방송에 채널을 맞춘다. 주방에 있던 나는 "비가 얼마나 온대?"라고 큰소리로 물었다.

"못 보던 얼굴이네…" 남동생의 생뚱맞은 대답은 나의 질문을 비껴가고 있다. "바다에 나가도 된다니?"라는 나의 말에 "늘씬하네. 키도 크고. "

이건 도무지 방송 시청의 목적 자체가 엉큼하다. 난 보다 못해 "뭘 보고 있느냐"고 소리를 냅다 질렀다.

남동생은 뻔뻔하게도 당당하게 대답한다. "어? 날~씨!"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 표정으로 쏘아보니 머쓱해진 눈으로 시선을 돌리며 "비가 오려나 말려나" 라고 중얼거린다. 날씨 예보 방송이 문제인지 남동생의 기억력이 문제인지 헛웃음이 난다. 요즘 기상예보 방송을 볼 때면 과하다 싶을 때가 많다.

날씨정보를 전하겠다는 건지 시선부터 끌겠다는 것인지 과한 몸짓과 의상을 미인들의 모습에 온도와 같은 숫자들이 눈에 들 리가 없다. 날씨정보를 봐야 하는데 시선이 갈 길을 잃는다. 오히려 뉴스집중에 방해를 받을 때도 많다. 남동생은 괜한 생트집이라며 아줌마들의 뻔한 시기 질투로 몰아 붙인다. 억울하다.

어린 시절. '우리의 김동완 아저씨'는 날씨 예보의 신이었다. '기상예보의 국민아저씨'로 통하던 그는 중저음의 목소리와 사투리가 남은 구수한 말투로 기상예보계에 군림했다. '국민아저씨'가 비가 온다고 하면 의심 없이 우산을 들고 나갔다. 눈이 온다면 어김없이 외투를 걸치고 나섰다.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그가 전하는 정보들은 모두가 주옥같았다. 비록 시선을 끄는 화려함은 없어도 요긴한 이야기가 살아 있었다. 지금도 기상예보의 대명사로 기억되는 '우리의 김동완 아저씨'가 어느 사이 여든을 훌쩍 넘기셨다니 세월 참 무심하다.

그는 조금이라도 더 기억에 남는 날씨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어르신들이 가득 모인 복덕방을 매일 기웃거리며 생활 속의 속담들을 얻어냈다고 한다. 박봉이었던 월급을 보충하느라 1년 동안 택시기사 생활을 병행했다던 그는 손님들의 이야기를 빠짐없이 메모해 기상 정보를 전달할 때 활용했다고도 한다.

이런 소중한 노력이 그를 '기상예보의 국민아저씨'로 등극시켰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요즘 기상캐스터들이 너무 예쁘다 보니 거기에 홀려서 정작 듣고 나서도 비가 온다는 것인지 만다는 것인지 기억이 안 난다고 웃었다.

그리하여 나는 기다려본다. 정보를 제대로 전달해줄 '날씨의 신'을, 화려하지 않아도 요긴한 정보로 무장한 제 2의 '기상예보의 국민아가씨'가 될 전문가를 원한다.

유정임 FM 90.5 부산영어방송 편성제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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