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면생리대, 편안한 착용감 큰 장점
- 2, 3년 사용 가능해 환경 보호도
- 세척·관리 쉬운 '생리컵'도 인기

여름철 여성은 겹고통에 시달린다. 무더위에 전쟁 같은 생리까지 치러야 해서다. 짧게는 3일에서 길게는 1주일씩 걸리는 생리는 요통 복통 두통 등 증후군에다 위생 문제까지 겹쳐 고통이 이만저만 아니다. 생리를 조금이라도 편안하게 치를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 그 방안의 하나로 일회용 생리대 대신 면 생리대나 생리컵에 눈을 돌리는 여성이 늘어나고 있다.

김현주 씨가 다양한 종류의 면생리대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김현주(43·부산 동래구 안락동) 씨는 2년 전부터 면 생리대를 쓰고 있다. 그는 면 생리대의 가장 큰 장점으로 편안함을 꼽았다. 김 씨는 "일회용 생리대는 비닐이나 부직포 등으로 만들어 착용감이 그다지 좋지 않지만, 면 생리대는 속옷과 같은 면 재질이므로 피부에 닿는 느낌이 편안하다"고 했다. 면 생리대는 일회용 생리대처럼 피부 발진이나 가려움증도 없다. 생리기간 냄새는 생리혈과 일회용 생리대 속의 화학물질이 만나 생기는데, 면 생리대를 쓰면 이런 냄새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꽃무늬에 레이스로 장식된 면팬티라이너와 면생리대.

세탁도 생각보다 번거롭지 않다. 면 생리대를 빨 때는 계면활성제나 천을 하얗게 만드는 형광물질이 들어가 있지 않은 친환경 비누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찬물이나 미지근한 물에 담가 핏물을 여러 번 빼준 뒤 비누로 문질러 씻는다. 이어 따뜻한 물에 과탄산소다를 풀어 잘 녹인 뒤 면 생리대를 넣어두면 얼룩이 제거된다. 그 후 깨끗한 물로 헹궈서 널어 말려주면 된다. 과탄산소다가 소독을 해주기 때문에 삶을 필요도 없다.

외출 때는 사용한 면 생리대를 종이를 접듯 접어서 달려있는 똑딱단추로 여미면 된다. 그러면 천으로 된 작은 가방에 넣을 때도 무리가 없다. 김 씨는 "딸만 둘이고 큰 아이가 초등학교 6학년이라 곧 생리를 앞두고 있는데, 아이들도 면 생리대를 쓰도록 할 작정"이라고 했다. 면 생리대는 한 번 구매하면 2~3년 사용할 수 있어 환경 보호에도 도움이 된다. 일회용 생리대의 경우, 적어도 하루 4~6개 쓰는데 생리기간을 7일로 잡으면 사용량이 최대 42개에 달한다.

인체에 무해한 실리콘으로 만들어진 종 모양의 생리컵.

면 생리대 세척과 관리가 부담스러우면 생리컵을 사용하는 방안도 된다. 생리컵은 인체에 무해한 실리콘으로 만든 작은 종 모양의 컵이다. 재질이 말랑말랑해 입구를 손으로 접어 질 안에 넣으면 된다. 생리컵에 담긴 생리혈은 변기에 버리고 생리컵은 물에 씻거나 끓는 물에 잠깐 삶으면 위생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좋은문화병원 이지연 산부인과 과장은 "다른 생리용품에 비해 여러 번 교체하지 않아도 돼 편리하며, 일회용 생리대 때문에 생길 수 있는 피부 발진이나 악취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체내형 생리대의 가장 큰 장점은 쾌적함이다. 착용하고 있는 동안 이물감이 없고 익숙해지기만 하면 생리대의 모든 불쾌한 요소를 다 피할 수 있다. 착용한 상태로 수영을 하고 대중 목욕탕에 가거나 격렬한 운동을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잘 때 옷이나 침구에 생리혈이 묻지 않을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자신에게 맞는 크기 모양 재질 등을 고르는 게 어려울 수 있고, 체내에 넣었다 빼는 것에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린다. 이 과장은 "실리콘 재질 생리컵의 안전성은 연구가 더 진행돼야 하지만 아직 특별한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글·사진=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