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로 공유·비평 통해 얻은 결실
- 갤러리 ‘예술공간 닷’서 전시

‘청년 예술가, 하우 와 유?’

지역에서 예술 활동을 하는 청년들은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떤 작품을 만들고 있을까. 서울이 아닌 4개 도시에서 활동하는 청년 예술가 19명이 참여한 전시를 보면 그 답에 조금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

부산 금정구 ‘예술공간 닷’ 갤러리에서 열린 ‘돗자리 프로젝트 결과 보고전-발화지점’ 전시 모습.

부산 금정구 복합문화공간 ‘예술공간 닷’ 갤러리에서 ‘돗자리 프로젝트 결과 보고전-발화지점’ 전시가 열리고 있다. 부산, 군산, 안산, 대전에서 활동하는 청년 예술가 19명이 지난 5개월간 교류한 결과를 전시로 만들어 ‘보고’한다.

전시는 부산의 청년 기획자 이봉미(30) 씨가 부산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추진한 프로젝트에서 출발했다. 이 씨는 지난 6~9월 네 차례 ‘돗자리 프로젝트’를 부산, 군산, 안산, 대전에서 펼쳤다. 프로젝트에는 어떠한 접점도 없던 25살에서 39살 예술가 19명이 참여했다. 이들의 팀명이 ‘하우와유’다. 청년 예술가들은 ‘돗자리’에 앉은 듯 편안한 분위기에서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지역에서 청년 예술가로 사는 경험을 공유하고, 서로의 작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비평했다.

이 씨는 “청년 예술가들이 계속해서 예술 활동을 하려면 일정한 소득은 물론 교류, 연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평소 교수나 비평가와의 수직적인 관계에 익숙했던 우리는 수평적인 대화 속에서 앞으로 예술 활동을 해나갈 자신감과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청년 예술가들은 네 번의 교류를 설치, 영상, 에세이, 회화, 조각 작업에 녹여냈다. 불안정한 소득과 적은 전시 기회에 대한 지역 청년 예술가의 고민이 묻어난 작품은 마음을 아리게 한다. 박혜진 작가는 전국의 대표적인 미술관 20여 곳에 청년, 지역 작가의 전시 참여도를 묻는 설문지를 보냈고 그중 단 한 곳에서 답변을 받았다. 그는 미술관에 보낸 설문지를 모두 벽에 붙여 ‘설문지’란 제목의 설치 작품을 내놓았다. 이보영 작가는 청년들의 주거 문제를 담은 회화를, 김태완 작가는 타인에 대한 ‘손쉬운’ 편견을 꼬집은 스피커 설치 작품을 선보인다. (051)518-8480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