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청소 땐 물건 전부 꺼내두고
- 필요한 것들만 추려내면 수월

- 침대 밑 공간 서랍장으로 쓰고
- 옷장·수납장도 공간 나눠 활용
- 책장에 문 달면 한결 깔끔해보여

새 학년을 맞는 자녀가 있는 집이라면 학년 맞이 대청소를 하게 된다. 그중에서도 특히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생이 되는 자녀가 있다면 더욱더 아이 방에 신경이 쓰인다.

	초등학생 시절 방(사진 왼쪽)은 수납을 가리기보다는 드러내서 아이가 한 눈에 보고 정리할 수 있게 했다면 현재 중학생용 방은 깔끔하고 정돈된 느낌으로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로 꾸몄다.

사춘기에 들면서 자신만의 공간이 꼭 필요한 시기이고 공부에 좀 더 집중해야 할 시기이기도 해서다. 가구까지 다 바꿔줄 수 없다면 아이의 신장에 맞는 의자나 책상은 마련해 주는 게 좋다. 이와 함께 어린이에서 청소년이 되는 아이의 짐을 정리해 줘야 한다.

베리굿정리컨설팅 김화영 부산지사장은 “우리 아이가 3월이면 중학생이 된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초등학생의 방이었던 곳을 공부와 자신만의 공간이 절실한 청소년의 방으로 바꿔주려고 여러모로 고심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학생이 되는 아이라면 아이의 장난감과 책이 가장 많이 바뀔 시기라고 했다. 지금까지 가지고 놀았던 블록이나 팽이 같은 장난감들을 스스로 정리할 때가 오는 거다.그는 “장난감을 부모 마음대로 다 버려서는 안 된다. 아이가 스스로 ‘이제 안 가지고 놀 것 같다’고 마음이 정리된 이후에야 처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남자아이가 즐겨 사용하는 야구모자는 머리 뒤쪽을 겹쳐 보관하면 된다.

김 지사장 아들의 방에 남은 장난감은 전시용 프라모델과 피규어로 책상의 열린 부분에 진열해 놓았다. 그 자체로 인테리어 효과가 있고 아이의 취향도 살리면서 정돈된 모습을 갖춰 보기에도 좋았다.

정리할 때는 방 안의 서랍 속 모든 물건을 포함해 짐을 거실로 다 꺼내야 한다. 거기서 필요한 것과 불필요한 것을 분류해야 한 번에 정리가 된다. 그리고 자신이 가진 물건의 분량이 어느 정도인지 한눈에 알아본다면 정리의 필요성을 깨달을 수 있다.

김 지사장은 정리와 수납 이전에 없애야 할 물건들을 다 추려내 기부나 나눔을 하라고 권했다. 아이가 쓰던 침대, 책상, 옷장 모두 중고물품 판매 사이트에 무료나눔으로 등록해 필요한 사람에게 갖고 가게 했다.

그는 “필요하다고 신청한 분이 직접 트럭을 갖고 와서 실어 가셨다. 요즘은 헌 가구나 가전제품을 돈을 내야 버릴 수 있으므로 나는 비용 없이 처리하고, 가져가시는 분은 필요한 물품을 비용 지출 없이 얻을 수 있어 서로에게 좋다”고 강조했다.

새로 꾸민 아이 방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책상 옆 책장이었다. 문이 달려 책장이 아닌 줄 알았다. 책을 크기에 맞춰 꽂는다고 하더라도 말끔한 느낌을 줄 수 없어 문을 달아 책을 감췄다.

	침대 매트리스 아래에 서랍장이 있는 제품을 선택해 수납력을 높였다.

김 지사장은 “한때 거실에 텔레비전을 없애고 책장을 짜 넣어 벽을 채우는 인테리어가 유행한 적이 있다. 독서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보기에 그다지 깔끔하거나 아름답지는 않다”고 했다. 책장에 책 이외에 다른 물건을 얹게 되고 많은 책의 색상이 통일될 리도 없으므로 지저분한 느낌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아이 방에도 책장에 문을 달아 책을 완전히 가렸다. 그리고 책상과 뚜껑이 없는 부분의 선을 맞춰 통일감을 살렸다. 정리·정돈된 느낌을 주려면 수납을 잘 하되 그 상태가 다 보이지 않게 하는 것도 노하우다.

새 침대를 구입할 때도 수납에 신경을 썼다. 침대 매트리스 아래 공간에 서랍장이 있는 제품을 선택하되 서랍이 열리는 방향을 고려했다. 침대를 방의 어디에 배치할지를 잘 생각해 서랍을 쓸 방향을 정한다. 그리고 그 서랍 안의 공간을 나눠주는 정리 용품도 함께 구매했다. 서랍 속에 넣은 옷이 섞이지 않게 해 주는 판으로 아래위로 길이 조절이 된다. 이것을 서랍에 넣어 정리하는 물건의 폭에 맞게 고정한다. 이렇게 하면 넓적한 서랍 안이 세 구역으로 나뉘어 활용도가 높아진다.

	책장에 문을 달아 여러 권의 책이 주는 지저분함을 없앴다.

옷장을 여니 독특한 바지 걸이가 눈에 띄었다. 삼각형을 이루는 보통의 옷걸이와 다르게 빗변 하나가 없다. 그러니 바지를 접어서 걸기가 아주 편하다. 두껍지 않은 바지라면 두 벌도 걸 수 있다. 옷장 안에서 옷을 넣고 남은 바닥 공간은 바구니를 넣어 수납공간으로 활용한다. 손잡이가 달린 바구니에 자주 꺼내는 물건을 넣으면 사용하기 쉽고 한눈에 무엇이 들었나 알아 찾는 시간도 많이 절약할 수 있다.

김 지사장은 “남자아이라면 특히 야구모자가 많을 것이다. 이 모자는 이마와 닿는 부분이 구겨지면 모양이 보기 싫어지므로 그 부분을 살리면서 머리 뒤쪽을 겹쳐 정리해 두면 된다”고 알려줬다. 속옷이나 양말도 한눈에 볼 수 있게 접어서 세워 두거나 반쯤 걸쳐 눕혀 둔다. 넣었다 뺐다 하기 편해야 정리된 상태가 지속될 수 있으므로 내용물이 너무 꽉 차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좋다.

글·사진=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