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미니즘·광주항쟁·위안부 등
- 이방인 관점으로 새롭게 담아

- 올해 6년째 접어든 프로젝트
- 양국 문화 소통으로 교류 의미

“전 세계적인 미투(Me Too) 열풍 속에서 한국의 페미니즘은 현재 어떤 모습인지 직접 확인해보고 싶었다. 한국의 문화예술에 나타난 페미니즘도 궁금했는데, 한국 학생들과 함께 관련 분야의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프랑스 대학생 신디 디망쉬)

	동의대 영화학과 학생들과 프랑스 파리-에스트대 학생들이 지난 12일 동의대 시네마홀에서 시사회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 12일 오후 4시 동의대학교 시네마홀에서 동의대 영화학과 학생들과 프랑스 파리 에스트 마른 라 발레 대학 (이하 파리-에스트 대학)학생들이 공동으로 제작한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Interactive Documentary) 시사회가 열렸다.

‘프랑스 학생들의 눈으로 ‘찍고 쓴’ 한국의 근 현대사는 어떤 모습일까?’ 이런 생각으로 출발해 양국의 학생이 온·오프라인에서 서로 소통하며 만든 다큐멘터리가 모두 6편.

프로젝트 키워드는 ‘유산’으로 ‘한국의 페미니즘’ ‘광주 민주화 운동’ ‘위안부 문제’ ‘한국전쟁과 프랑스’ ‘감천 문화마을’ ‘기억 속의 북한’ 등 우리가 알고 있지만, 잊고 있던 또는 그 실상에 대해 잘 알지 못한 6가지 주제를 다뤘다. 앞서 동의대 영화학과 학생 40명과 교수진이 지난 1월 24일부터 2주간 프랑스를 방문해 주제 선정 및 기획 작업을 했으며, 지난 1일부터 12일까지 프랑스 학생 35명이 한국을 찾아 촬영했다.

	프랑스와 한국 대학생들이 함께 부산에서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는 모습. 동의대 영화·트랜스미디어 연구소 제공

페미니즘 팀은 한국에서 일어난 대표적인 여성 혐오 사건인 ‘강남역 살인사건’을 주제로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프로그래머와 김필남 영화평론가를 인터뷰하고 서울과 부산에서 페미니즘 활동가를 만나 취재한 내용을 영상에 담았다. 홍지원(동의대 영화학과 4년) 씨는 “한국의 페미니즘에 관심이 있는 프랑스 학생들이 먼저 주제를 제안했다. 같이 영화를 촬영하면서 프랑스 학생들이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아 놀라웠고,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미처 몰랐던 한국 페미니즘 역사를 배우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위안부 문제를 다룬 팀은 한국의 아픈 과거인 위안부를 타국 이방인의 관점으로 새롭게 바라보는 작업을 담았다. 소녀상을 설치한 시민단체 ‘부산겨레하나’를 인터뷰하고 서울과 부산에 있는 위안부 역사관 등을 촬영했다. 감천문화마을 팀은 과거 6.25 피란민 거주지이자 태극도의 성지였던 마을이 현재는 관광지로 변화하는 과정을 지켜본 삼대에 이르는 가족 이야기를 영상에 담았다.

동의대와 파리-에스트 대학은 2013년부터 해마다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며 영상과 정보통신 기술(ICT)를 융합한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를 공동으로 제작하고 있다. 올해로 6년째에 접어든 프로젝트는 참가 학생 수가 매년 늘고 작품 완성도가 한층 높아지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동의대 영화학과 차민철 교수는 “올해는 어느 해보다 다채로운 주제를 다뤘으며,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라는 새로운 형식을 통해 양국 학생들이 서로의 문화를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교류와 소통 프로젝트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