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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점점이 놓인 1969개 섬 사이 별 이불 덮는 낭만

베트남 하롱베이 1박2일 크루즈 여행·여왕의 케이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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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 위에서

- 잔잔한 바다를 유유자적 돌아다니며
- 선상에서 하룻밤 지내는 크루즈 여행
- 승솟동굴 투어·카약 체험 등 재미 가득

# 하늘 위에서

- 기네스북 등재된 세계 최고 높이 주탑
- 테마파크 선월드 내 ‘여왕의 케이블카’
-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섬들 조망 황홀

베트남 북부 하롱베이는 긴 설명이 필요 없는 세계적인 명소다. 여행을 즐기는 이라면 한 번은 가봤을 곳이기도 하다. 1994년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지정돼 2007년 등재된 우리나라 제주도보다는 한참 앞선다. 하롱베이를 점점이 수놓은 수천 개 섬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려면 선상 여행은 ‘반드시’라고 할 정도다. 하롱베이는 수많은 섬이 있다 보니 외곽의 섬이 자연스럽게 방파제 역할을 해 연중 대부분 바다가 평온하다. 호수 같은 바다를 유유자적 노닐며 하룻밤을 선상에서 지내는 1박2일 크루즈 여행은 하롱베이의 매력을 더한다.
   
베트남 하롱베이 크루즈선의 가장 큰 매력은 여유다. 움직임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천천히 움직이는 배 위에서 서서히 바뀌어가는 주변 풍광을 바라보면 하롱베이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다.
■1969개 섬 가운데서의 하룻밤

하롱베이는 베트남 국민의 자부심이다. 단순한 자연경관이 아니라 오랜 세월 외세에 시달려온 베트남에 수호신이 되어준 용의 전설을 품은 곳이다. 베트남을 침략한 중국 군대를 물리친 용 가족이 토해낸 보석이 통킹만에 점점이 흩뿌려져 하롱베이의 섬들이 되었다고 전해온다. 삼국지연의를 보면 제갈량이 남만족의 수장 맹획을 7번 잡았다가 7번 풀어주며 회유한 이후 중국의 지배가 시작되었다고 하지만 실제 역사를 보면 기원전 전한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용의 전설은 수시로 베트남이 중국의 침략을 받은 아픈 역사를 말해준다.

   
뚜언쩌우섬 전용부두에 접안을 준비하는 크루즈선.
이런 역사를 뒤로하고 하롱베이의 1969개 섬은 언제나 평화롭고 아름답다. 공식적으로는 1969개이지만 작은 바위섬을 더하면 3000개 정도로 늘어난다. 하롱베이 크루즈선은 모두 200척 가까이 운항하는데 뚜언쩌우섬에서 출발하는 엘레강스 크루즈가 배의 규모나 시설에서 대표적이다. 하롱베이의 가장 깊숙한 내만에서 육지와 연결된 뚜언쩌우섬에서 출발한 크루즈선은 남쪽의 깟바섬 북서안을 따라 바다를 수놓은 섬 사이를 이틀에 걸쳐 느긋하게 오간다.

   
보혼 섬으로 접근하는 보트에서 보이는 승솟동굴 입구.
선내 식당에서의 승무원 소개와 일정 소개 후 크루즈선은 남동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워낙에 많은 섬이 있어 부두에서 보면 푸른 열대림의 장벽처럼 보이지만 배가 가까이 가면서 서서히 장막이 걷힌다. 배가 천천히 움직이기도 하지만 바다가 잔잔해 배를 타고 있다는 느낌은 거의 들지 않는다. 크루즈선의 최상층 덱에서는 바닷바람을 맞으며 신이 빚은 풍경을 즐기고 바깥 날씨가 덥다면 시원한 개인 선실에서 스쳐 지나가는 섬을 바라봐도 좋다. 크루즈선은 중간중간 정박해 다양한 액티비티를 제공한다. 카약 체험에 이어 하롱베이에서 가장 큰 동굴인 보혼섬의 승솟동굴 투어에 나선다. 20세기 초 프랑스 탐험가들이 발견한 이 동굴은 석회암 동굴의 진수와도 같다. 탐방로를 따라 다양한 모양의 동굴 생성물을 감상할 수 있다.

   
승솟동굴 내부의 아름다운 비경.
코코넛트리섬 등 여러 섬으로 둘러싸인 평온한 정박지에 닻을 내리면 셰프가 진행하는 쿠킹 클래스에 이어 베트남식과 서양식의 풀코스로 만찬이 제공된다. 날씨가 도와주면 섬과 섬 너머로 지는 해와 어두운 밤하늘을 밝히는 별 그리고 새벽 어스름을 뚫고 다시 또렷하게 모습을 보여주는 섬 등 시시각각 변하는 다채로운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아침이 준비되는 동안에는 하롱베이 유일의 모래사장과 전망대가 있는 티토프섬에 상륙한다. 이곳을 방문한 러시아 우주인의 이름을 딴 섬의 정상까지 200계단을 오르면 세계자연유산 하롱베이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다. 다시 배로 돌아와 땀을 씻고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나면 배는 이틀 동안의 여정을 마치고 뚜언쩌우섬 크루즈선 선착장으로 돌아온다.
   
하롱베이에 유일한 티토프섬의 백사장.
■하늘에서 보는 섬들의 파노라마

크루즈선을 타고 하롱베이의 깊숙한 속살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봤다면 반대로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방법도 있다. 높은 곳에서 조망하려는 사람들의 마음은 어디에서나 비슷하다. 요즘 한국에서는 경남 통영의 바다 조망 케이블카의 성공 이후 전남 여수, 부산 송도 해상 케이블카가 개장했고 뒤이어 얼마 전 개장한 사천바다케이블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아무리 좋은 해상 케이블카라고 해도 그 수가 지나치게 늘어나면 반짝 인기 이후에 사그라들 우려도 있다. 베트남 하롱베이의 케이블카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자 세계지질공원의 절경을 하늘에서 감상하는 이점이 있다. 유람선을 타고 보는 것도 좋지만 하롱베이의 절경을 하늘에서 멀리 바라보는 느낌은 특별하다.
   
티토프섬 정상 전망대에서 바라본 주변 풍광.
하롱시의 좁은 해협을 연결하는 바오다이 다리의 서쪽 바닷가에 하롱베이 복합 놀이공간인 선월드가 있다. 지난해 1월 개장한 이곳은 놀이공원인 드래곤파크와 물놀이장인 타이푼워터파크가 있다. ‘여왕의 케이블카’로 연결되는 해협 동쪽의 미스틱 마운틴에 올라가면 대관람차 선 힐을 타고 케이블카보다 한층 높은 곳에서 멀리 장벽처럼 길게 선 하롱베이 섬들을 조망할 수 있다.
   
선월드 드래곤파크의 체험시설 입구.
선월드의 하이라이트인 여왕의 케이블카는 기네스북에도 등재됐다고 한다. 케이블을 연결하는 주탑의 높이가 188.88m로 세계에서 가장 높고, 크기와 탑승 인원에서도 세계 최고인데 2층 케이블카에는 최대 220명이 탑승할 수 있다. 물론 평상시 ‘최대’로 태우고 운행하는 경우는 드물다. 독특하게 평지에서 출발해 바다를 가로질러 맞은편 산 중턱으로 올라가는 케이블카의 편도 운행시간은 15분 정도다. 고도도 높지만 두 개의 주탑을 지날 때는 차체가 덜컹하며 흔들려 살짝 공포감을 선사한다.
   
2층으로 된 여왕의 케이블카.

◇ 베트남 이색 공연

- 호수를 무대로 펼쳐지는 불교 역사 소재 ‘통킨쇼’

   
베트남은 다채로운 자연유산의 은혜를 입은 나라이지만 한편으로는 유교와 불교의 오랜 문화유산을 갖춘 나라이기도 하다. 특히 베트남은 한국과 같은 대승불교 국가로, 중생의 구제뿐만 아니라 국난의 극복에 앞장선 점도 흡사하다. 오히려 우리나라보다 더욱 민중과 가까이 호흡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베트남에서 불교는 단순히 종교를 넘어서 고유문화의 큰 축을 담당한다. 하노이를 방문하면 볼 수 있는 통킨쇼는 불교와 사찰의 역사에서 비롯한 대표적인 전통문화 공연이다.

‘퀸테슨스 오브 통킨’, 줄여서 통킨쇼로 불리는 이 공연은 베트남 북부에 있는 따이 사원의 역사에서 영감을 받았다. 통킨쇼는 시, 불교, 노스탤지어, 음악과 미술, 평화와 하모니, 환희와 축제의 6개의 주제로 공연이 1시간에 걸쳐 진행된다. 6가지 주제가 물 흐르듯이 이어지는 공연은 전문가의 자문을 거쳐 고대 탕룽 왕조의 역사에 기반한 스토리와 의상 등을 준비했다. 출연진도 특별하다. 60명의 전문 무용수에 더해 120명의 지역 주민이 참여해 농사짓고 고기를 잡는 일상생활을 보여준다. 무대 자체도 볼거리다. 호수를 주 공연장으로 활용한 무대는 농구 경기장 면적의 두 배가 넘는다. 호수 중간에서 사원이 솟아오를 때는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공연은 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후 7시30분 시작한다. 이틀 전에 예약하면 하노이 시내의 하노이타워에서 출발하는 무료 셔틀버스로 공연이 열리는 바라랜드까지 갈 수 있다.

글·사진=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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