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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안 오밀조밀 작은 가게들…예술 향기에 감성 폭발

마산합포구 창동·오동동 원도심 추억 여행

  • 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
  •  |   입력 : 2018-09-05 18:56:45
  •  |   본지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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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국서 신청한 2만3000명 이름
- 타일 블록에 새겨 만든 ‘상상길’
- 공방·체험장·전시장 쭉 늘어선
- 마산·문신·창동예술촌 등 골목길
- ‘3·15의거’ 발원지인 오동동 등
- 명맥만 유지하던 마산 옛 중심가
- 추억·문화 더해 핫플레이스 변신

지역마다 새롭게 떠오르며 사람이 몰리는 곳이 있는가 하면 발걸음이 드물어지는 곳도 있다. 그런가 하면 변신을 거듭해 색다른 느낌과 다양한 볼거리로 새롭게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곳도 있다.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의 창동과 오동동 일대가 그렇다. 마산이 창원과 통합하며 옛 중심가로서의 명맥만 유지하던 원도심 일대가 활발한 도시재생사업으로 따뜻한 추억에 문화와 예술의 향기를 더했다. 창동은 부산의 서면처럼 행정동 이름이 아니라 오동동 문화광장 북서쪽의 몇 개 블록을 아우르는 이름이다. 복잡한 골목을 돌다 보면 길을 잃기에 십상이지만 그렇게 찾은 골목에는 감성이 폭발하는 또 다른 즐거움이 기다린다. 창동과 함께 3·15의거 발원지 등 오동동의 민주화운동 발자취를 찾아보자. 가까이 있는 가고파꼬부랑길벽화마을과 마산박물관, 문신미술관을 함께 들러봐도 좋다.
   
마산예술흔적 골목의 창동아트센터 근처 체험 공방 맞은편 벽면의 조형물. 건물 가스 배관을 그대로 두고 만든 나무 모양 조형물 주변에는 마산의 옛 모습을 담은 사진을 걸어 두었다.
■세계에서 모인 이름들 … 상상길, 쌍쌍길

창동의 골목골목으로 이어지는 여행의 출발점은 상상길이다. 오동동광장 관광안내소에서 오른쪽으로 불종거리 상징물 앞 건널목을 건너면 곧바로 150m 길이의 상상길이다. 상상길은 창원 문화예술의 거점이라 할 창동예술촌으로 들어가는 길 중 하나이기도 하다. 상상길이라는 이름은 전 세계인이 한국의 아름다움을 상상하도록 하고 한국의 아름다움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새긴 길이다. 도로에서 부림시장 입구까지 가로세로 10㎝ 남짓의 정사각형 타일 블록이 빈틈없이 깔려 있다.

   
창동아트센터 앞 아고라 광장에서 나들이 나온 모녀가 쉬고 있다.
상상길은 ‘세계인의 이름 길’로도 불린다. 2015년 한국관광공사가 ‘당신의 이름을 한국에 새겨보세요’라는 주제로 전 세계를 대상으로 인터넷 캠페인을 벌였다. 그 결과 30만 명 정도가 신청했고 이 가운데 2만3000명의 이름을 바닥 타일에 새겨 상상길을 만들었다. 창원시가 전국 다른 도시와 경합을 벌여 상상길의 대상지로 선정됐다. 각각의 타일에는 이름과 국적이 적혀 있다. 중국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 사람이 많다고 한다. 길의 시작 지점에는 가로로 알파벳, 길을 따라 세로로 숫자를 새겨 좌표를 만들어 이곳에 이름이 새겨진 사람들이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블록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실제 자기 이름을 찾으려고 방문하는 외국인이 적지 않다고 한다. 상상길은 젊은이들의 데이트 코스이기도 하다. 그래서 쌍쌍길로도 불린다. 타일 위에는 우리 전통 색인 오방색을 칠했는데 지금은 색이 바래 구분하기 쉽지 않다.

■오밀조밀 가게에 예술인들 작업장까지

   
상상길 바닥에 있는 이름을 새긴 블록 타일. 포미닛은 ‘세계인의 날’ 홍보대사로 활동했다.
상상길을 걷다 보면 금강미술관이 있다. 금강제화가 매장 자리에 만든 미술관은 ‘세상에서 가장 늦게 문 닫는 미술관’을 내세운다. 화~일요일 오후 1시에 문을 열어 밤 9시에 닫는다. 이곳을 지나면 좌우로 골목이 갈라진다. 오른쪽은 창동예술촌 골목, 왼쪽은 250년 골목이다. 250년 골목은 1760년 조창이 생기면서 형성된 6개 마을을 잇던 길이다. 창동예술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입구에 작은 간판이 있어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좁은 골목 좌우로 색깔 있는 가게들이 줄 이어 있다. 다시 오른쪽으로 갈라지는 좁은 골목 주변은 에꼴드 창동 골목으로 불린다. 작은 공방과 체험장이 문을 맞대고 있다. 유리체험 공방 물 글라스, 아트상품을 판매하고 체험도 할 수 있는 바냇들 갤러리 등이 자리 잡고 있다. 골목에는 1932년 설립됐지만 지금은 굴뚝만 남은 낙동양조장 건물도 숨어 있다.

다시 상상길에서 들어온 골목으로 나와 손잡고 가는 엄마와 딸을 따라가니 창동 골목 예술 활동의 중심 역할을 하는 창동아트센터가 나온다. 작은 공연장과 조형물이 있는 센터 앞 아고라 광장은 나들이 나온 가족들로 붐빈다. 아트숍이 있는 센터 1층 입구 옆에는 상상길에 신청한 전 세계 30만 명의 이름을 모두 인쇄한 대형 책자가 놓여 있다. 아트센터를 중심으로 한 마산예술흔적골목에도 상설전시를 하는 미협아트홀과 도예공방, 미술인 사랑방, 추억의 만화와 잡지 등을 전시하는 얄개만화방, 창동상인회와 창동예술촌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인터넷 방송국인 창동방송국 등 다양한 장르의 가게와 전시장, 공방이 한 자리씩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3·15의거 57주년을 맞아 시민이 참여해 만든 3·15 희망나무와 3·15 가족나무도 꼭 찾아보자.

   
오동동광장 옛 민주당 마산 시당 건물 뒤 통술거리 벽면의 3·15의거 발원지 기념 조형물.
이곳에서 창동거리길을 건너면 문신예술골목이다. 조각가 문신을 기리는 이곳에는 문신의 유품을 전시하는 문신예술기념관과 문신 관련 아트상품을 판매하는 ‘문신아트샵’을 비롯해 다양한 예술공간을 만날 수 있다. 이 골목을 벗어나면 창동이라는 이름의 근원이 된 옛 창고 조창이 있던 곳이다. 조선 시대 마산창 관아의 중심이던 유정당 터를 알리는 표식을 지나 복원한 유정당 건물을 볼 수 있다.

■민주화운동의 산실 오동동광장

   
지난해 3·15의거 57주년을 맞아 시민이 참여해 만든 3·15 희망나무.
창동과 오동동 일대는 마산 민주화 운동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문신예술골목을 벗어나면 지나는 창동사거리 한복판에는 6월 민주항쟁 30주년을 기념해 지난해 설치한 원형 동판이 있다. 관광안내소가 있는 오동동광장 동쪽 도로는 옛 민주당 마산시 당사가 있던 건물 앞으로 1960년 3·15의거 발원지이자 이후 부마민주항쟁의 불길이 거세게 타올랐던 곳이다. 옛 민주당사 건물 뒤편의 소리길에도 3·15의거 발원지임을 기념하는 조형물이 있다. 이곳에서 남서쪽으로 700m쯤 떨어진 곳으로 무학초등학교 인근 몽고정 우물 앞 교차로에는 3·15의거 기념탑이 서 있다.


◇ 창원 산업관광 스토리투어

# 지역 전통 기업·고려당 등 명가 묶어 관광상품화

   
봉암공단에 있는 무학 굿데이뮤지엄의 대륙별 술 전시관인 세계주류전시관.
마산자유무역지역으로 대표되는 마산을 포함한 창원의 산업도 볼거리다. 창원시는 지역의 산업을 이끈 주요 기업과 역사가 오랜 작은 점포 등을 묶어 산업관광 스토리투어를 운영한다. 문화예술지구인 창동 일대는 원도심인 만큼 마산 전통의 명가가 여럿 있다. 창동과 오동동 일대에 전통명가 9곳이 몰려 있다. 마산예술흔적골목과 문신예술골목을 가르는 창동거리길에 면한 학문당은 서면의 영광도서와 같이 대표적인 만남의 장소였다. 상상길에는 한국전쟁 때 시작된 빵집 고려당과 일제강점기 문을 연 귀금속 전문 황금당이 있다. 이외에도 불로식당, 모모양복점, 본초당한의원, 일신당 등의 오래된 가게가 모여 있다.

또 한 군데 들러볼 만한 곳이 자유무역지역에 인접한 봉암공단에 있는 무학의 주류 박물관인 굿데이뮤지엄이다. 세계 주류 3300여 종과 1970년대 대폿집 등 마산지역의 생활상을 볼 수 있다. 주중에 방문하면 뮤지엄과 함께 공장도 견학할 수 있다. 9, 10월에는 주말에도 오후 5시까지 운영한다. 산업관광 스토리투어는 전문 해설사와 함께하면 더욱 충실하게 다녀볼 수 있다. 오동동광장 관광안내소에 상주하는 창원시 산업관광해설사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언제든 친절하게 안내받을 수 있다.

글·사진=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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