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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부산여행 탐구생활 <2> 숨은 종교 명소

항구를 품은 예수·거대한 병풍 부처… 비행기 안 타도 볼 수 있어요

  • 국제신문
  •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
  •  |  입력 : 2018-09-19 18:52:01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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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는 유명한 종교시설이 많다. 금정구 범어사와 부산진구 삼광사 같은 유명 사찰이 즐비하고 수영로교회 등 대형 교회, 남천성당을 비롯해 역사를 자랑하는 이름 있는 성당도 적지않다. 하지만 적어도 부산시민이 여행이나 나들이를 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인파로 붐비고, 또 낯익어서 평범한 장소다. 부산 사람의 부산여행 두 번째 이야기는 ‘예쁘게 숨어 있는 보물-부산의 종교 명소’다. ‘부산에도 이런 곳이 있었나’는 감탄을 하고도 남을 만한 곳이다. 굳이 종교를 갖고 있지 않더라도 찾은 발걸음에 후회가 없는, 종교적 신념이 있다면 더욱 좋은 여행 혹은 나들이 장소가 될 두 곳을 소개한다.
   
크기가 다르고 풍경도 다르지만 부산 남구 우암동 동항성당의 예수상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것처럼 부산항과 부산항대교, 영도를 아우르는 이색적인 바다 풍광을 바라본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브라질 리우의 거대 예수상 못지않은 남구 동항성당

- 두 팔 벌려 감싸안은 영도
- 이색적이고 멋스러운 경관

부산의 야경이 더는 새롭지 않다면, 낯선 곳을 찾고 싶다면 단연 이곳을 추천한다. 부산에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처럼 멋진 예수상과 미항을 한 데 담는 게 가능한 ‘핫 스팟’이 있다. 바로 부산 남구 우암동 천주교 동항성당이다.

부산 야경 촬영의 필수 코스이지만 지역민에게 이곳은 덜 알려진 신흥 명소다. 동항성당의 명물은 주 건물 위 예수상. 리우 예수상 규모에는 견줄 수 없지만 저 멀리 영도를 바라보면서 두 팔을 벌려 컨테이너가 빼곡한 부산항과 부산항대교를 품은 형상은 이색적이고 멋스럽다. 야경이 유명하지만 낮 경관도 빼어나다. 성당으로 바로 들어가지 말고, 성당 뒤편 골목으로 올라가 예수상을 왼쪽, 부산항대교를 오른쪽에 둔 구도를 잡은 뒤 사진 촬영을 하면 된다.

물론 멋진 경관에만 사로잡힐 수는 없다. 우암동 원주민과 피란민의 고락을 함께한 동항성당에서 내려다보는 우암동의 정취도 빼놓을 수 없다. 상대적으로 발전이 더딘 동네. 좁은 골목과 낮은 건물이 정겹고 포근하다. 그러고 보니 성당으로 가는 골목에도 정감 있는 벽화가 그려져 있었다.

성당 내 정원은 아담하면서도 예쁘다. 빛과 냄새에 모두 초록이 물씬 묻어나는 잔디밭은 멋진 수목과 성모마리아상으로 멋을 뽐낸다. 곳곳에 있는 흰 조각상도 하나하나 의미를 가진 작품이라고 한다. 다만 휴대전화 카메라 촬영음이 민망할 정도로 성당 자체가 조용하다는 점은 참고해야 한다.

동항성당은 역사적 의미도 남다른 곳이다. 동항성당은 1957년 12월 25일, 성탄의 선물처럼 우암동에 건립됐다. 이듬해 부임한 독일인 하 안토니오 몬시뇰 신부는 빈민 구제 사업을 펼쳤다. ‘판자촌의 성자’로 불린 그는 평생을 한국에서 사제로 생활하다 최근 선종했다. 개인 재산을 털어 밀가루와 옷을 사들여 피란민에게 나눠주고 전쟁고아를 돌봤다. 고인은 1965년 후원받은 재봉틀 10대를 기반으로 시작한 기술학원도 설립했는데, 이 학원이 지금은 부산문화여고로 이름이 바뀐 한독여자실업학교의 모태다.

시내버스를 이용해 동항성당으로 가려면 남부중앙새마을금고 정류장에서 내린 뒤 조금 걸어가면 된다.

   
소나무 숲이 울창한 금정산 자락 깊숙한 곳에 모습을 숨긴 석불사는 뜻밖에 화려한 마애불을 품고 있다. 서정빈 기자
#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유명 사원에 온듯한 북구 석불사

- 암벽에 새긴 석가모니 불상
- 웅장하고 인자한 미소 압도

사찰이 많기로 유명한 부산, 그중에서도 명산의 품에는 절이 더 많다. 석불사는 금정산과 백양산을 잇는 산 중턱에 있는 거대한 병풍암 아래 자리 잡았는데, 절대 후회하지 않는 멋진 곳이다. 물론 사찰로 가는 길은 몇 번이고 후회하고 남을 만큼 가파른 급경사에 험준하고 열악하지만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멋진 보물이 기다리고 있다. 가장 높은 곳까지 자동차로 올라가더라도 조금은 걸어야 하는데, 이 길 역시 경사가 만만찮다. 바다로 치면 험난한 파도를 헤치고 도착해 보물섬을 만나는 기분일 것이다.

   
거대한 암벽이 병풍처럼 선 석불사 경내에 들어서자 SNS에서 이 절의 명성을 더한 싸이 말춤 석탑(사진)이 보였다.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두 손을 모으고 뛰는 역동적 형상이다. 석탑을 지나 대웅전으로 가기 위해 좁은 돌계단으로 가는 순간, 가려졌던 병풍암의 화려한 불상의 실체가 드러났다. 석불이 새겨진 바위는 형언하기 어려울 정도도 거대했다. 파노라마 촬영을 해도 한 번에 담기 어려울 정도다. 전부 돋을새김이어서 생동감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암석 사이 동굴처럼 벌어진 공간에도 부처를 모셔놨는데, 신기하게도 이 절에서는 불상이든 석불이든 부처를 만나면 저절로 합장하게 된다. 대웅전을 2층 형태로 만들었는데, 2층에서 내려다본 시내 조망도 멋스럽다. 정면으로는 부산시청이, 오른편으로는 만덕 시가지, 왼편으로는 온천장 일대가 어렴풋이 보였다. 휴대전화 카메라의 파노라마 촬영 기능은 이럴 때 사용하는 것이라는 걸 새삼 깨닫는다.

북구의 설명에 따르면 대한불교 조계종 석불사는 1927년 승려 조일현이 창건했다. 29위의 돋을새김 된 마애불상은 국내 단위 사찰 중에서 가장 많고, 석불사는 국내에서 유일한 마애불군 사찰이다. 북구 만덕고개길 143의 96. 석불사 명칭 그대로 검색하고 찾아가면 된다.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되지만 산책이 아닌 등반의 각오가 필요하다. 석불사 입구 안내문을 보니 매일 오전 9시(일요일 제외) 부산도시철도 3호선 만덕역 4번 출구 위 성도부동산 앞에서 출발하는 승합 차량을 운행한다고 적혀 있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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