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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신선한 불고기 막국수에 얹고 메밀전으로 싸니…오메, 가을맛!

부산 수영구 남천동 ‘강천옥’

  • 국제신문
  •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  |  입력 : 2018-10-10 18:47:35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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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전지살 사용 기름기 뺀 석쇠불고기
- 메밀·고구마 전분으로 만든 막국수
- 보라 등 3가지 색의 메밀전이 한 세트

- 7가지 과일과 채소 넣어 양념장 숙성
- 48시간 재워 잡내없앤 돼지갈비 인기

- 흑돼지로 촉촉하게 만든 떡갈비 일품
- 명품쌀로 지어 포슬한 솥밥은 ‘구수’

날씨 변화에 민감한 것 중 하나가 입맛이다. 지난여름의 가마솥 같던 더위가 가신지 얼마나 됐다고 아침저녁으론 꽤 쌀쌀한 기분까지 드니 뭔가 속을 든든하게 채워주는 음식이 생각난다. 한 가지로 푸짐하게 먹어도 좋겠지만 다양한 음식을 한 번에 맛볼 수 있다면 더 즐거울 수 있다.
   
불막쌈전은 석쇠불고기, 메밀전, 막국수를 한번에 맛볼 수 있는 푸짐함이 특징이다.
부산 수영구 남천동 ‘강천옥(051-612-5592)’에선 ‘불막쌈전’이라는 메뉴를 낸다. 석쇠 돼지 불고기, 막국수, 메밀전이 한 세트다. 이 중 돼지 불고기는 메밀전에 싸서 쌈으로 먹거나 막국수에 올려 곁들여도 좋다. 불고기를 위한 변주라고 생각하면 더 좋을 듯하다. 막국수는 물과 비빔 중 선택할 수 있는데 육수 맛이 궁금해 물로 선택했다. 메밀면은 몽골산 메밀 80%에 고구마 전분을 넣어 가게에서 직접 제면한다. 메밀로 가늘고 긴 국수를 만들어 내기는 쉽지 않다. 밀가루와는 다르게 뚝뚝 끊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분을 섞어 면 모양으로 뽑아낸다. 메밀의 향은 국산 봉평 메밀에 비교할 수 없지만 가게에서 직접 제면해 내놓는 정성은 인정할 만하다. 막국수의 육수는 닭과 사태로 낸다. 3시간을 끓이는 동안 잡내를 잡는 재료를 몇 가지 넣고 진간장과 천일염으로 간을 한다. 막국수의 육수는 적절한 감칠맛을 잘 살려내 국물을 시원하게 들이켜기에도 좋았다. 보통은 고기 육수에 동치미 국물을 좀 섞어 막국수 육수를 만들지만 이곳에선 고깃국물만 쓴다. 그래도 잡내 없이 구수함을 잘 살렸다.

   
메밀전에 불고기를 올리고 파절임을 곁들이면 구수함이 배가된다.
석쇠불고기 양념엔 배, 대파, 양파가 많이 들어간다. 목전지살을 사용해 기름기가 적고 석쇠에 구워 나오니 불향이 살아 있다. 메밀면 위에 올려 먹으면 면 요리가 가지는 헛헛함을 채워주고 메밀전에 싸 먹으면 고소하다. 메밀전은 비트즙을 넣어 보라색을 낸 것, 치자로 노르스름하게 색상을 낸 것, 메밀 색을 그대로 살린 것 세 가지로 나온다. 채소 쌈 대신 불고기를 넣고 파절임을 좀 얹어 같이 먹으면 메밀전과 고기가 어우러져 구수하다.

불막쌈전 외에 돼지갈비도 인기 메뉴다. 돼지갈비는 사과, 배, 파인애플, 매실 등 7가지 과일과 채소를 넣어 만드는 양념장에서 숙성한다. 이 재료들을 큼직큼직한 덩어리로 썰어 끓인 뒤 하루 숙성하고 그 물에 같은 재료들을 갈아 넣어 다시 하루 더 숙성한다. 여기에 돼지갈비를 48시간 재워 잡내를 없애고 고기를 연하게 하는 효과를 얻는다. 구울 때 내주는 숯은 비장탄으로 향기를 제대로 살릴 수 있다. 숯의 향기가 고기에 더 잘 닿게 석쇠가 마치 철사처럼 가느다랗다. 허영원 대표는 양념한 돼지갈비는 부지런히 쉴 새 없이 뒤집어 줘야 타지 않고 맛있게 익는다며 집게를 놓지 않았다. 향긋한 숯의 연기가 잘 배어든 돼지갈비는 아주 매력적이었다.

   
흑돼지로 만든 떡갈비는 갈지 않고 직접 썰어 만들어서 씹는 맛이 좋고 육즙이 풍부하다.
여기에 더해 꼭 맛봐야 할 것이 떡갈비다. 떡갈비는 다 쇠고기로 만드는 줄 알았는데 이곳에선 흑돼지의 전지와 후지살로 만든다. 그 대신 고기를 갈지 않고 일일이 칼로 잘라 씹히는 맛을 살렸다. 파와 양파만으로 잡내를 잡고 오븐에 구워내 속을 잘 익히면서 촉촉함까지 잡았다. 처음에 맛봤을 때 잡내가 전혀 없어 놀라웠다. 두께도 도톰해 한쪽을 잘라 밥 위에 얹어 먹으면 아주 잘 어울렸다.

이곳에서 가장 신경 쓰는 것 중 하나는 쌀과 밥이다. 허 대표는 자신이 쌀 소믈리에라고 했다. 무슨 소리인가 했더니 3년 전에 자격증을 취득했는데 그만큼 좋은 쌀로 밥을 하려고 한다는 얘기였다. 이곳에선 계절별로 가장 좋은 상태의 쌀을 골라 도정한 지 15일 이내에 쓴다. 한 곳에서만 나는 단일미인 신동진 쌀이나 오대산 쌀을 가장 선호한다고. 쌀을 물에 불려 담그는 시간도 3, 4시간으로 짧게 하고 살살 씻어서 쌀의 표면에 상처가 최소한으로 나게 한다. 가게 한쪽에 보니 솥밥을 짓는 기계가 따로 있었다. 한 솥에 2인분씩 들어가는 것으로 밥이 고슬고슬하고 포슬포슬한 솥밥의 매력을 잘 살리고 있었다. 돼지갈비를 주문하면 된장찌개가 같이 나오는데 이 궁합도 아주 좋다. 양파가 많이 들어간 된장은 찌개라기보다는 국에 가까운 가볍고 시원한 국물이다. 달짝지근하게 잘 구워진 돼지갈비와 깔끔한 국물이 잘 어울렸다.

글·사진=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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