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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싶은 길 <57> 울산 태화강 십리대숲길

도심 한복판 거대숲 대나무 4㎞ 행렬…복도 많다, 울산시민들

  • 국제신문
  • 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
  •  |  입력 : 2018-10-31 18:44:42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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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화강대공원 오산~태화루 4㎞
- 평지 코스에 포토존까지 갖춰
-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어
- 밤에는 은은한 달빛 아래 산책
- 편리한 접근성·주차시설도 장점

“지금까지 걸어 본 길은 모두 잊어라.”

울산의 명물 태화강 십리대숲길을 걸어본 사람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이 길을 걸어 본 외지인들은 한결같이 이렇게 말한다. “울산시민들 참 복도 많다”라고.

십리대숲길은 서울 여의도공원 면적의 2.3배인 53만1000㎡ 규모의 태화강대공원 안에 강변을 따라 길게 펼쳐져 있다. 대한민국 어딜 가야 도심 한복판에 이런 천혜의 자연환경을 되살린 대규모 자연공원이 있을까. 게다가 공원 안에는 허파 역할을 하는 10만 ㎡에 달하는 거대한 대숲이 강을 따라 이어져 있다. 그리고 그 대숲 속으로 4㎞ 길이의 잘 정비된 산책로가 마치 대동맥처럼 뻗어 있다. 밤낮은 물론 사계절 내내 걷기가 가능하다. 이 정도면 미국 센트럴파크(길이 4.1㎞, 폭 0.83㎞)는 비교 불가 아닌가. 외지 관광객들이 부러워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싶다.
   
태화강 십리대숲길은 사시사철 걷기에 안성맞춤이다. 봄 가을은 말할 것도 없고 여름에는 햇빛을 가려주고 겨울에는 세찬 바람을 막아준다. 울산시 제공
■길이 4㎞, 그래서 십리대숲길

태화강십리대숲은 대한민국 20대 생태관광지 중 한 곳이다. 태화강대공원 서쪽 끝자락인 오산(烏山)에서 출발해 동쪽 끝자락인 태화루 못 미쳐 십리대밭교(橋) 부근에 이른다. 대숲길은 여기서 끝나지만 숲 밖에도 태화강을 따라 산책로가 연결돼 있다. 또한 대숲길은 중간 곳곳에 바깥 태화강대공원 내 산책로와 만난다. 다시 공원 내 산책로들은 실핏줄처럼 사방으로 뻗어 있다. 이는 마치 인체 내부의 혈관도를 연상시킨다.

태화강 십리대숲길은 2004년부터 시작된 태화강대공원 조성계획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총 1233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태화강대공원 조성계획은 2010년 완공됐다. 공원사업지구 내 옛날부터 있던 대나무 군락지를 정비하면서 숲길을 내고 울타리와 조명시설을 설치해 오늘과 같은 명물을 만들었다. 특히 간벌 후 버려지던 대나무로 만든 울타리는 한 공무원의 아이디어로 특허 등록까지 됐다.
태화강에 언제부터 이 같은 대숲이 형성됐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한 기록이나 자료는 없다. 1749년 학성지(鶴城誌) 기록이나 고려 중기(명종) 김극기가 쓴 ‘태화루’란 시 서문에 대나무가 묘사돼 있는 것으로 보아 오래전부터 태화강에 대숲이 자생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남녀노소 모두 걷기 즐길 수 있어

   
태화강 십리대숲길의 가장 큰 특징은 여느 코스와 달리 누구나 부담없이 편하게 걷기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우선 코스가 4㎞에 불과하기 때문에 거리에 대한 부담이 적다. 길이 잘 정리된 평지여서 무신경하게 걸어도 문제가 없다. 가는 길 중간중간에 쉴 수 있는 벤치나 포토존이 있어 유유자적하게 걸을 수 있다. 이러니 어린이도, 어르신도, 데이트를 즐기려는 청춘남녀도 모두 지루함을 느끼지 않고 여유롭게 걸을 수 있다.

밤에는 그다지 밝지 않은 조명이 나즈막한 높이에서 길을 비추기 때문에 색다른 운치가 있다. 요즘 같은 절정의 가을밤에 대숲 위로 보이는 둥근달을 보며 걸어보자. ‘문(Moon) 워킹’이 별건가.

그래도 역시 태화강 십리대숲 걷기의 진가는 여름과 겨울이다. 여름에는 50여 만 그루의 대나무가 지붕처럼 하늘을 가려 햇빛을 막아주기 때문에 더 없이 시원하다. 반대로 겨울에는 세찬 바람을 막아주기 때문에 포근함마저 든다. 이렇게 자연 친화적이면서도 걷는 이를 배려해주는 길이 또 있을까.

대나무가 주는 건강 효용성을 알면 더욱 이곳을 걷고 싶을 것이다. 대숲은 차분한 성질을 갖고 있어 마음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대나무에서 왕성하게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와 음이온 때문이라고 한다.

특히 병에 대한 저항성을 키워주기 때문에 공기 속 비타민으로 불리는 음이온은 농도가 18000개/1㏄나 된다. 도심지 평균 100~500개/1㏄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다. 그야말로 남녀 세대 불문 치유의 숲, 힐링 포레스트다.
   
울산 남산에서 바라본 태화강대공원 전경. 태화강 건너 사진 중앙에 보이는 거대한 숲이 태화강 대숲이고 그 안에 십리대숲길이 숨어 있다.
■사통팔달 접근성, 주차 걱정 아웃

외지에서 차를 이용해 태화강 십리대숲을 찾더라도 접근성과 주차에 대한 문제는 아예 잊어도 된다. 울산의 관문인 남구 무거동 신복로터리 쪽으로 와서 삼호교를 건너면 되고, 공업탑을 돌아 태화교를 지나 동강병원 앞 쪽으로 진입해도 된다. 둔치 곳곳에 대형 공영주차장이 마련돼 있지만 삼호교 태화동 입구에서 동강병원 앞까지 약 8㎞에 달하는 왕복 2차선 도로를 따라 노변주차장이 만들어져 있다. 관광버스를 포함해 총 3000대 이상 주차가 가능하다.

여기 아니라도 태화강 건너 무거동 삼호대숲 쪽이나 남구 신정동 태화교 아래 공영주차장에 주차한 뒤 걸어서 다리만 건너도 된다.

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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