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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눈으로 먼저 즐기세요…영국 귀부인 브런치

해운대 ‘카페쉘리’

  • 국제신문
  • 글·사진=박정민 기자
  •  |  입력 : 2018-12-26 19:03:52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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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英 도자기 ‘쉘리’ 수집광 주인장
- 혼자 보기 아까워 카페 차려

- 수프와 샐러드 포함된 브런치
- 2단 애프터눈 티와 향긋한 홍차
- 앤틱 찻잔·접시에 담겨 나와

- 화려한 찻잔과 곡선의 티포트
- 음식도 그릇도 음미하며 감상

‘눈으로 먹는다’. 부산 해운대구 좌동 ‘카페쉘리(051-731-1175)’에 와 본 사람이라면 다들 비슷하게 느낄 것 같다. 카페쉘리는 영국 도자기 브랜드 ‘쉘리(Shelley)’의 제품으로 전체 매장을 장식했다. 카페에서 판매하는 홍차와 커피, 디저트 등 모든 메뉴는 쉘리 찻잔, 커피잔, 티포트, 접시에 담겨 나온다. 맛도 맛이지만 먹기 전에 눈으로 먼저 반하는, 흔히 접할 수 없는 독특한 공간이다.
   
부산 해운대구 좌동 ‘카페쉘리’의 브런치 메뉴. 수십년 전 생산된 영국 도자기 브랜드 ‘쉘리’의 잔과 포트, 접시에 담겨 고풍스럽고 우아하다.
쉘리는 1860년 영국에서 창립됐다. 처음 회사 이름은 ‘폴리’였으나 이 명칭의 소유권을 두고 다른 회사가 제기한 소송에서 패해 회사명을 쉘리로 변경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성장 기회를 맞았으나 대량 생산을 하는 다른 도자기 회사들에 밀려 1966년 문을 닫았다.(최성희 ‘홍차의 비밀’ 중) 그러니 카페쉘리에 있는 쉘리 찻잔과 커피잔은 모두 1860년에서 1966년 사이에 생산된 ‘앤틱(골동품)’이다. 길게는 150년 짧게는 50년 된 귀한 찻잔을 서슴없이 손님 테이블에 내놓는 것이다.

대담한 운영 철학을 가진 호방한 주인장은 배미선(54) 씨다. 지난 5월 자신의 평생 꿈과 맞바꾼 카페쉘리를 개업했다. “25살 때 앤틱 침대를 산 뒤 앤틱 스타일에 푹 빠졌어요. 앤틱 그릇을 모으고 싶은 욕심은 있었지만 워킹맘으로 정신없이 살다보니 엄두를 못냈죠. 2016년 딸이 대학을 졸업하자 책임을 끝냈다는 홀가분함에 앤틱 그릇을 수집하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세계 3대 도자기 회사의 그릇을 하나씩 모으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쉘리를 만나버렸어요.”
   
다양한 패턴이 매력적인 쉘리의 찻잔과 티포트.
세계 3대 도자기는 덴마크 로얄코펜하겐, 독일 마이센, 헝가리 헤렌드를 손꼽는다. 앤틱 그릇 수집 커뮤니티에서 쉘리는 ‘비주류’에 속한다. 배 대표는 “쉘리는 셰이프(잔이나 포트 모양)나 패턴(무늬)이 무척 다양하고 폭이 넓다. 다품종 소량 생산 회사다. 어떤 디자인이 얼마나 생산됐는지 알 수 없기에 수집의 재미가 끝이 없다”며 “특히 영국의 전원 풍경을 그린 패턴이 정말 아름답다. 1950년대에 생산된 풍경 패턴 잔을 보고 처음 쉘리에 반했다. 수채화 같은 느낌이 다른 회사의 풍경 패턴과 달랐다. 노후에 전원 생활을 하고 싶은 내 꿈이 잔에 고스란히 담긴 느낌이었다”고 했다.

수백만 원이면 될 줄 알았던 앤틱 도자기 수집은 3년 새 억대로 불었다. 집에는 더 이상 수집한 그릇을 놓을 자리가 없었다. 그래서 아예 쉘리를 전시하고, 쉘리를 함께 즐길 공간을 창업해버렸다. 전원생활의 꿈은 접어야 했지만 카페쉘리는 또 다른 꿈이다. 배 대표에게 카페쉘리는 단순한 영업공간이 아니라 거실이고 응접실이다. “혼자 보기 아까웠어요.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를 함께 누려야 한다는 의무감 비슷한 기분도 있었어요. 100년이 넘는 세월을 살아온 ‘아이들’이잖아요. 내게 잠시 머물 뿐 제 것이란 생각은 안 해요. 최선을 다해 보관하다 저보다 쉘리를 더 아껴줄 사람에게 넘기고 싶어요.”

   
‘포트넘앤메이슨’ 홍차를 우려 쉘리 찻잔에 붓고 있는 모습.
카페쉘리의 음료 메뉴는 홍차, 커피, 꽃차, 수제 과일청 티 등이다. 홍차는 니나스, 위타드, 포트넘앤메이슨 브랜드를 사용한다. 브런치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주문할 수 있다. 점심 식사 대용으로 브런치와 홍차 혹은 커피를 주문하면 적당하다. 브런치에는 오늘의 수프와 샐러드가 포함돼 있다. 방문한 날 오늘의 수프는 브로콜리 수프였다. 카페에서 직접 만들어 브로콜리의 건강한 맛과 향이 살아 있었다. 브런치 메인 메뉴는 파니니다. 파니니에 사용하는 치아바타는 밀가루가 아닌 쌀과 곡물 10가지로 만든 100% 곡물빵이라 고소하기 이를 데 없었다. 불고기가 들어간 불고기파니니와 토마토·치즈가 들어간 카프레제파니니 두 가지 중 고르면 된다. 하루 전에 예약하면 ‘애프터눈 티’도 즐길 수 있다. 스콘과 샌드위치, 초콜릿 등이 홍차와 함께 제공된다.

카페쉘리는 시간 여유를 갖고 가기를 추천한다. 귀부인의 애프터눈 티타임에 초대된 듯 느긋하게 즐겨보자. 화려한 무늬의 찻잔과 접시, 곡선이 아름다운 티포트, 은제 포크와 스푼…. 어른들의 소꿉놀이가 시작된다. 글·사진=박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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