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나무 580만 그루 있는 대한다원
- 영화·드라마 배경으로도 자주 등장
- 곧게 뻗은 삼나무 길·바다전망대 등
- 다원 내 곳곳 빼어난 볼거리에 눈 호강
- 율포 해변 위치한 율포해수녹차센터
- 노천탕·‘녹차탕’ 등에 스트레스 해소
- 미세먼지 속 중금속 제거하는 녹차
- 고혈압 억제하는 ‘녹차삼겹살’은 덤
‘북한의 핵보다 더 무서운 것이 미세먼지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미세먼지가 우리 건강을 위협하는 최대의 적이 됐다. ‘삼한사미(미세먼지)’라는 말대로 올겨울 사흘이 멀다 하고 덮치고 있는 미세먼지는 명백하고도 현존하는 위험이다. 미세먼지의 공격으로 마스크가 생활 필수품이 되고, 웬만한 가정은 공기청정기를 들여놓는 등 생활 풍속도를 바꿔놓고 있다. 그런데 녹차가 미세먼지 속 중금속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고 해서 눈길을 끌고 있다. 녹차에 다량 함유된 탄닌이 몸속에 축적된 수은과 납 카드뮴 크롬 구리 등 중금속을 몸 밖으로 배출한다는 것이다. 전남 보성군은 이런 사실을 적극 홍보하며 녹차 마시기 운동에 들어갔다고 한다. 녹차는 모두가 아는 바와 같이 토마토, 브로콜리, 마늘 등과 함께 ‘세계 10대 건강식품’에 속할 만큼 우리 몸에 이로운 식품이다. 몸을 맑게 하고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이고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뜻한 녹차 한 잔은 생각만 해도 추위에 언 몸을 녹여준다. 녹차의 고장 전남 보성군으로 향했다.
보성 여행은 녹차밭을 둘러보고, 녹차로 만든 음식을 먹어보고, 녹차가 섞인 물로 목욕하는 일정이다. 이른바 녹차 힐링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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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 보성군 보성읍 대한다원 내에 드넓게 펼쳐진 녹차밭. 겨울 추위를 이겨낸 차나무에서는 4월부터 본격적으로 연초록의 새 잎이 돋는다. 민간이 소유한 대한다원의 차밭에는 580만 그루의 차나무가 심겨져 있는데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
■넓은 차밭과 바다 풍광이 한 눈에
보성군에서 차밭을 구경하기 위해서는 보성읍의 대한다원으로 가야 한다. 대한다원은 대한다업주식회사라는 민간이 운영하는데, 국내 유일의 녹차관광농원(1994년 관광농원 인가)이다. 전체 면적 170여만 평 가운데 차밭은 50여만 평으로 580만 그루의 차나무가 자라고 있다. 단연 국내 최대 규모다. 2012년 미 CNN의 한국에서 꼭 가봐야할 관광지 50선에 선정됐고, 2013년에는 전 세계의 뛰어난 관광지 31선에 이름을 올렸다. 태왕사신기 등 많은 영화나 드라마의 배경으로도 등장했다. 신문이나 TV화면 등을 통해 수없이 본 전경이다. 그래서 오히려 더 궁금하고,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입장료 4000원을 내야 하는 대한다원 입구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은 삼나무숲이다. 마치 하늘을 찌를 듯 곧게 뻗은 아름드리 삼나무들이 늘어선 길이 예사롭지 않다. 역시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라는 명성을 얻었다고 한다. 삼나무길을 지나면 녹차판매장과 자그마한 광장이 나오는데, 여기서부터 야트막한 야산 언덕이 온통 차밭이다. 차잎은 거무죽죽한 녹색을 띠고 있었다. 겨울 내내 매서운 추위를 견뎌낸 진한 생명력이 느껴졌다. 연초록의 새순을 잉태하기 위해서 마지막 힘을 다해 버티고 있는 모습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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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다원 입구에 조성된 삼나무숲길. |
보성은 전국 차 생산량의 37%를 차지하고 있으며, 보성차의 뛰어난 품질과 명성을 보증하기 위해 농산물품질관리법에 의해 지리적표시 전국 1호로 등록돼 있다. 지리적표시제란 특정지역에서 생산되는 가공품의 명성·품질·기타 특징이 그 지역의 지리적 특성에 기인하는 경우다. 보성은 연평균 기온 13도와 강우량 1400mm로 차나무 생육의 최적지다. 해양성 기후와 대륙성 기후가 만나는 지점에 위치해 안개에 의한 자연 차광 현상으로 차의 특성이 발현되기에 천혜의 조건을 갖췄다. 우리나라 찻잎 채취는 1년에 3, 4회 정도로 양력 4월 20일(곡우) 이전에 따는 차를 우전차, 5월 상순에 따는 차는 세작 또는 작설차, 5월 중순에 따면 중작, 5월 하순에 따면 대작, 6~7월에 따면 엽차로 구분된다.
중앙계단을 올라 차밭 중간에 위치한 중앙전망대를 거쳐 오른쪽 방향으로 올라갔다. 차밭전망대에 이르면 대부분의 차밭이 내려다보인다. 여기서 좀 더 오르면 정상에 해당하는 바다전망대다. 바다전망대에서는 차밭은 물론이고 건너편 율포 앞바다까지 손에 잡힐듯 보인다. 바다전망대를 지나면 편백나무 산책로를 거쳐 반대편으로 내려올 수 있다. 올라갈 때 봤던 녹차판매장에서 녹차를 맛봤다. 대한다업에서 직영하는 찻집인데 2000원이면 신선한 잎녹차를 음미할 수 있다. 대한다원 정문 근처에는 대나무숲도 조성돼 있다. 다원을 모두 둘러보는 데는 1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차밭은 이곳이 제1농원이고, 바로 옆 봇재라는 고개 하나를 넘으면 제2농원이 있다. 이곳에서는 매년 겨울 빛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녹차탕에 노천욕까지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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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성의 대표 먹거리인 녹차 삼겹살. |
대한다원을 빠져나와 승용차로 5분 거리인 율포 해변으로 향했다. 점심을 해결하고 율포해수녹차센터를 찾기 위해서다. 점심 메뉴는 보성의 대표 먹거리 중 하나인 녹차삼겹살(녹돈)로 정했다. 녹차 분말가루를 혼합한 사료를 먹여 키운 돼지인 보성녹돈은 육질이 연하고 콜레스테롤 함량이 일반고기보다 적다고 한다. 녹돈은 일반돼지에 비해 약 40일간을 더 먹인 후라야 1급 고기로 인정받는다. 고혈압과 동맥경화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또 육류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고 맛이 좋은 고품질 기능성 식품으로 인기가 있다. 건강식이라는 데다, 식사 후에 온천에서 땀을 흘릴 일정을 믿고 녹차 삼겹살 2인분(1인분 180g)을 주문해서 반주도 없이 혼자서 다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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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성군이 운영하는 율포해수녹차센터 노천탕에서 관광객들이 온천을 즐기고 있다. |
지난해 9월 문을 연 율포해수녹차센터는 보성군에서 운영하고 있다. 지상 3층 건물로 1층은 프런트와 커피숍 등 편의시설, 2층은 온천욕탕, 3층은 노천탕이다. 3층에는 치유를 위한 아쿠아토닉풀, 황옥방과 스톤테라피방 등 찜질 시설도 있다. 입욕료는 7000원이다. 남녀 공용인 노천탕을 이용하려면 수영복을 빌리면 된다. 이곳 물은 지하 120m에서 끌어 올린 암반 해수를 사용한다. 2층 온천욕탕은 천장의 조명 등 대부분 시설이 찻잎 모양으로 꾸며져 눈길을 끌었다. 찻잎을 우린 물을 이용한 고온 녹차탕도 있다. 노천탕은 율포의 일출을 감상하는 이색 포인트다. 해수와 녹차의 기운이 어우러진 덕분인지 해수녹차센터를 나서니 몸은 물론이고 머릿속까지 한결 가벼워진 듯한 기분이다. 이날은 부산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도 커피 대신 녹차를 마셨다.
◆주변 가볼 만한 곳
- 재배부터 생산·역사까지 차 전문 ‘한국차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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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차박물관 외부 모습. |
국내 최대의 차밭인 대한다원 바로 옆에는 보성군이 운영하는 한국차박물관이 있다. 차에 대한 풍부한 콘텐츠를 담은 차 전문 박물관이다. 한국차박물관은 모두 3층으로 나뉘어 층마다 특성 있게 꾸며져 있다.
1층에 있는 차 문화실은 그래픽패널과 영상, 디오라마를 통해 차의 재배에서부터 생산까지의 과정을 알기 쉽게 보여준다. 2층 차역사실은 차의 발자취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시대별 차 도구 전시실로 구성돼 있다. 3층 차생활실은 교육 및 체험 공간으로 한국 중국 일본 유럽의 차문화를 체험해 볼 수 있다. 여기서는 녹차로 만든 다양한 제품도 판매하고 있다.
이외에도 차제조 공방에서는 찻잎을 덖어 차를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 시설이 완비돼 매년 5~8월 박물관을 방문한다면 차 만들기 체험도 가능하다. 한국차박물관에서는 차에 관한 이론부터 체험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한국차, 소리문화공원 내에 있는 소리청과 야외무대에서도 다양한 공연과 볼거리가 사계절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하절기 3 ~ 10월 : 오전 10시 ~ 오후 6시). 관람료는 어른 1000원(청소년·군경 700원, 어린이 500원).
글·사진=최정현 기자 cj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