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겨울이지만 입춘이 지나고 난 이후로 계절의 변화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바다 낚시 역시 계절의 변화가 깊은 바다 어딘가에서부터 조금씩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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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권 선상 낚시에서 잡아올린 도다리. |
해마다 이맘때면 많은 낚시어선이 먼바다 왕열기와 왕우럭을 잡으러 나가곤 했는데, 올해부터 정부가 낚시어선의 영업 구역을 연안 12마일 이내로 한정하면서 먼바다 낚시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갈 곳을 잃은 낚싯배들이 궁여지책으로 도다리 낚시를 일찍 시작하게 됐다. 통상 도다리 낚시는 3월에 시작된다. 그러나 몇몇 낚싯배가 2월 찬 바람이 쌩쌩 부는 중에 시험조업을 해 본 결과 도다리가 잘 잡히는 것을 확인했다. 도다리를 가리켜 흔히 봄의 전령이라고 일컫는다. 봄에 언 땅을 뚫고 막 올라온 쑥과 함께 해먹는 도다리쑥국은 겨우내 몸과 마음이 지친 이들에게 보약과도 같은 활력소를 불어넣어 준다.
도다리 낚시는 주로 남해안에서 많이 이루어진다. 요즘엔 통영 내만권과 진해 내만권, 부산권이 주를 이룬다. 통영과 진해권은 많은 마릿수를 자랑하지만, 씨알이 다소 아쉽다. 전국에서 도다리 낚시로는 으뜸으로 꼽히는 부산권에서도 태종대권이 전국적으로 가장 큰 씨알과 가장 뛰어난 맛을 자랑한다. 어부들에게 이유를 물어보면 생도와 태종대 사이 조류가 빠르고 거센 태종대권에 서식하는 도다리는 운동량이 상대적으로 많아 육질에 지방이 적고 근육질이 많다고 하니 설득력이 있게 들린다. 시즌이 시작되었지만 아직은 다소 씨알이 작아 남해안 일대에서 잡히는 도다리는 20~30㎝급이 주종을 이룬다. 그런데도 태종대권에서 잡히는 씨알은 30~40㎝에 이르고 있으니 ‘과연…’ 하는 느낌이 든다.
도다리 낚시는 20~50호 봉돌을 단 편대 채비를 바닥에 가라앉힌 후 밑 채비를 가볍게 움직여주는 고패질을 해 주면 주변에 있는 도다리가 미끼 근처로 모여든다. 도다리는 호기심이 강한 어종이다. 고패질을 하면 채비 근처에서 뻘물이나 모래물이 일어나는데, 호기심 많은 도다리가 그 주변으로 모여들다가 미끼를 발견하고 입질한다. 겨우 내 지친 몸을 해쑥과 함께 먹는 도다리로 겨우내 지친 몸을 달래길 바란다.
박춘식 낚시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