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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향긋한 도다리쑥국·감칠난 멸치쌈밥…나른해진 입맛 잡으러 두가지 봄바다가 왔네

‘자연산횟집 일광바다’

  • 국제신문
  •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  |  입력 : 2019-03-06 19:02:56
  •  |  본지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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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장식으로 변신한 도다리쑥국

- 살 오른 도다리와 봄쑥 듬뿍
- 들깻가루 첨가해 생선내 잡아
- 다시마 은근히 우려낸 비법육수
- 깊은 맛에 조미료 쓰나 오해도

# 기장이 자랑하는 별미 멸치쌈밥

- 기장에서 가을에 잡은 큰 멸치와
- 양파 등으로 단맛낸 양념에 조려
- 쌈채소에 올려먹으면 입맛 돌아
- 밑반찬 섞박지·깻잎장아찌 인기

향긋한 봄나물인 쑥과 봄철 살이 통통하게 오른 도다리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도다리쑥국’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도다리쑥국은 제주에서 겨울을 나고 통영 앞바다로 이동한 도다리와 욕지도 사량도 등 남해안 섬에서 자란 쑥이 조화를 이루는 경남 통영의 향토음식이다. 다행히 멀리 통영까지 가지 않아도 통영 못지않은, 아니 통영에서는 맛볼 수 없는 또 다른 도다리쑥국을 내놓는 ‘맛집’이 부산 기장에 있다.
   
부산 기장군 일광면 ‘자연산횟집 일광바다’의 봄철 대표 메뉴 도다리쑥국(왼쪽)과 멸치쌈밥. 부담 없는 가격으로 제철 요리를 맛볼 수 있어 인기다.
부산 기장군 일광면 일광해수욕장이 한눈에 보이는 ‘자연산횟집 일광바다(051-724-7188)’는 기장에서 도다리쑥국을 가장 먼저 내놓은 식당이다. 부부인 박석줄(56)·김금옥(56·여) 대표가 경남 거제에서 도다리쑥국을 먹고 “우리도 충분히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어 시작했다.

두 사람은 기장에서 24년간 일식집과 횟집을 운영한 베테랑이다. 특히 박 대표는 일본 현지 호텔은 물론 부산·제주 호텔에서 근무하며 일식 한식 양식을 두루 익힌 요리사다. 도다리쑥국 맛의 비결도 박 대표 손끝에서 나온다.

   
식당 안에서 일광해수욕장이 한눈에 보인다.
도다리쑥국이 깔끔한 밑반찬, 꽁치구이와 함께 나왔다. 제철 채소와 기장의 해산물을 풍성하게 올린 1인분이 1만3000원으로 ‘가성비’가 좋다. 먼저 국물을 한 숟갈 떴다. 시원하고 깊은 육수에 고소한 들깨가 어우러진 맛이다.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향긋한 쑥과 통통하게 살 오른 도다리도 아낌없이 들어가 있었다.

단맛이 배어나오는 시원하고 깊은 육수 맛, 혹시 화학조미료 MSG로 맛을 낸 게 아닐까. “MSG맛이리고 오해하는 분도 있어요. 우리 집은 다시마로 감칠맛을 내는 ‘핵산’을 만듭니다. 남편이 은근한 불에 긴 시간 다시마를 우려내서 만들죠. 손이 많이 가고 섬세한 작업이라 남편만 할 수 있는 기술이에요.” 부인 김 대표의 설명이다.

도다리쑥국에 들깻가루를 첨가하는 방식은 통영지역 조리법과 차이점이다. 김 대표는 “생선 냄새에 민감한 사람들도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들깻가루를 넣었더니 손님들 반응이 좋다”고 했다.

도다리는 기장 학리 앞바다에서 작업하는 선박에서 공급받는다. 쑥은 3월 말까지는 욕지도 재배 쑥을 쓰다 그 이후부터는 기장 노지에서 뜯은 쑥을 쓴다. 음력 5월 5일 단오 이후 쑥의 맛과 향이 나빠지기에 도다리쑥국은 대략 2월 중순에서 6월까지, 4개월여만 먹을 수 있다.

네 사람이 왔다면 도다리쑥국 2인분에 멸치쌈밥 2인분을 시켜보자. 멸치쌈밥도 ‘일광바다’가 자랑하는 별미다. 멸치쌈밥의 ‘특제 양념’은 적당히 맵고 감칠맛이 나는데 뒷맛은 조금 달다. 이 매력적인 양념이 마니아를 양산하고 있다. 양념의 비법은 좋은 재료와 정성이다. 단맛을 낼 때 설탕을 전혀 쓰지 않고 양파와 양배추, 배, 매실 액기스를 넣는다. 특히 양파와 양배추를 아낌없이 쓴다. 소스를 끓이는 데 3~4시간 걸린다고 한다.

멸치쌈밥에 들어가는 멸치는 가을철 기장에서 잡은 멸치 중 큰 것만 골라 냉동해 쓴다. 냉동이라도 워낙 좋은 물건을 쓰고, 양념이 멸치의 비린 맛을 거의 잡아내 뒷맛이 깔끔하다. 돌판 위에 보글보글 끓는 양념멸치를 싱싱한 쌈 채소에 얹어 먹으니 ‘도망갔던 입맛’도 돌아올 것 같았다. 이렇게 손이 많이 간 멸치쌈밥의 가격은 1만 원이다. 여러 명이 와도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착한’ 가격이다.

‘일광바다’는 밑반찬도 하나 하나가 경쟁력을 갖췄다. 생멸치 육수가 녹아든 섞박지와 깻잎 장아찌는 “따로 구입하고 싶다”는 손님의 요청이 쇄도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멸치쌈밥에 딸려 나오는 미역국도 ‘사이드 메뉴’로 보기 어려울 정도로 맛있다. 기장 미역 중 맛있기로 유명한 ‘죽성미역’을 사용해 미역은 보드랍고 육수는 감칠맛이 넘친다. 미역은 대표 부부의 딸이 운영하는 기장미역 유통회사에서 공급받는다.

김 대표는 “들깻가루는 국내산, 고춧가루는 장안 할머니들이 직접 말린 태양초를 구해 쓴다. 참기름, 채소도 아무거나 쓰지 않는다. 솜씨는 없지만 좋은 재료로 정성껏 만든다는 자부심은 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도다리쑥국 철에는 점심·저녁 대기 줄을 서야 할 경우도 있다. 식사 시간을 조금 피해서 가면 빨리 입장할 수 있다.

글·사진=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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