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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돈’의 조우진 “금감원의 사냥개 연기…워커홀릭 회사원 친구 떠올렸죠”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19-03-13 19:36:43
  •  |   본지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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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권가 불법거래 쫓는 검사 역
- 냉혹함보다 집요한 모습 그려
- 류준열과는 다음 작품도 호흡

- “식당 메뉴판에 메뉴 추가하듯
- 초심 유지해 연기 폭 넓히고파”

때로는 한 명의 조연배우가 영화의 인상을 좌우하기도 한다. 특히 ‘신스틸러’라는 이름에 걸맞은 연기를 하는 조연배우는 주연 못지않은 파급력으로 흥행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바로 2015년 ‘내부자들’에서 조상무 역을 맡아 강렬한 연기를 펼치며 오랜 무명시절에 이별을 고한 조우진이 바로 그런 배우다. 그는 ‘내부자들’ 이후 ‘더 킹’, ‘남한산성’, ‘강철비’, ‘창궐’, ‘국가부도의 날’, ‘마약왕’ 등에 출연해 충무로 대표 신스틸러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돈이 움직이는 여의도 증권가를 배경으로 한 영화 ‘돈’(개봉 20일)에서 불법 거래를 감시하고 추적하는 금융감독원의 수석검사역 한지철로 분해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다. ‘돈’은 증권사에 입사한 신입 주식브로커 조일현(류준열)이 작전 설계자 번호표(유지태)를 만나 억 단위의 돈을 버는 인물로 변모하고, 그 과정에서 금융감독원 한지철(조우진)의 추적을 받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조우진이 연기한 한지철은 일명 ‘사냥개’라 불리는 금융감독원 수석검사역으로, 어떤 역할이건 집요하게 파고들어 인물의 본질을 보는 순간 납득시키는 조우진의 연기 스타일과 잘 어울린다. 출연하는 영화마다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며 다음 영화를 기다리게 만드는 조우진을 만나 류준열, 유지태와 호흡을 맞춘 ‘돈’과 ‘내부자들’ 이후 행복하게 연기를 하고 있는 그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배우 조우진’ 하면 먼저 ‘내부자들’이 떠오른다. ‘내부자들’ 이후에 달라진 것은 무엇인가.

▶먼저 관객에게 감사드리고, 그저 행복한 마음뿐이다. ‘내부자들’ 이전에는 대사 하나가 아쉬웠던 시절이었다. 그에 비해 지금은 너무나 복 받은 시간이다. ‘내부자들’ 이후 계속해서 작품에 출연하다가 최근 두 달 정도 쉬는 시간이 있었다. 개인 생활을 하면서 잠시 뒤를 돌아봤는데, ‘행복하게 쉼 없이 달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부자들’ 이후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했다. 배우로 어떤 의미를 지닌 시간이었나.

▶‘배우 조우진’에 대한 메뉴판을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조우진’이라는 식당에 메뉴가 여러 가지 있다고 펼쳐놓는 과정이었다. 물론 앞으로 새로운 메뉴를 계속 만들어야 하고. 관객 기대치도 높아졌고, 출연 분량도 의도와 상관없이 늘었다. 다른 색깔을 가진 캐릭터를 연기하기도 했지만 비슷한 결의 캐릭터를 연기해야 할 때는 더 확장하고 깊이 있게 연기하려고 노력했다.

-많은 작품에 출연했는데, 매번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항상 새로움을 보여줄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초심이 가장 큰 원동력이다. 대사 한 마디도 아쉬웠던 시절을 떠올리며 힘들다고 투정을 부리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초심이 흔들리지 않도록 연기에 대해 더 고민하고 연구하고 있다. 그것은 배우에게 숙명인 것 같다.

-영화 ‘돈’에서 금감원의 사냥개 한지철 역을 맡았다. ‘사냥개’라는 별명 때문에 냉철한 인물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보다는 더 유연한 인물이었다. 어떤 인물을 그리고자 했는가.

   
영화 ‘돈’의 장면들. 쇼박스 제공
▶말씀처럼 별명이 사냥개라서 무조건 세게 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그런 식으로 접근하면 너무 재미없을 것 같았다. 박누리 감독님과 한지철에 관해 대화를 나누고 떠올린 키워드가 ‘집요함’과 ‘워커홀릭’이었다. 그래서 주변 사람 중 일에 미친 사람을 떠올렸더니 밤 11시까지 일하는 회사원 친구가 생각났다. 한지철은 금감원 소속이어서 우월감을 가질 수 있지만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일반 회사원처럼 표현했다. 그리고 일만 알아서 이혼까지 한 인물로 그렸다. 딸이 통화 중 태블릿 PC를 사달라고 하자 “네 새 아빠한테 사달라고 그래, 돈 많다며”라고 애드리브로 말한 것도 그런 면을 표현한 것이다.

-실제 금감원 직원을 만나 도움을 받았는가.

▶시도는 했는데 만나긴 힘들더라. 대신 주식 관련 사건이 터졌을 때 어떻게 접근하는지 들었다.

-주로 류준열 씨와 연기 호흡을 맞췄다. 류준열 씨는 너무 좋았다고 하더라.

▶호흡은 연기하면서 맞춰지는 경우가 있고 대화와 소통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류준열 씨와 연기한 모든 장면은 대사 하나를 놓고 대화를 나누고 한 것이다. 그래서 좋은 호흡이 나왔다. ‘돈’에 이어 올여름에 개봉하는 ‘전투’에서도 류준열 씨와 함께 출연했는데 편하더라. 나의 호흡과 리액션이 류준열 씨의 연기에 대한 집요함과 잘 맞았다.

-앞서 한지철을 연기하기 위해서 주변 인물 중에 비슷한 인물을 찾았다고 했는데,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친분이 있는가 보다.

   
▶대학 때는 대구에서 올라와 등록금과 집세를 내기 위해서, 연극을 할 때는 먹고살기 위해서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했다. 노래방, 물류창고 등 20곳 정도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다양한 군상을 만났는데, 연기하면서 다 써먹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주연에 대한 욕심도 날 법하다.

▶분량이나 주연에 대한 욕심은 없다. 주연이 돼 작품 전체를 이끌고 가야 한다면 책임져야 할 부분도 많고, 고민의 폭도 넓어질 것이다. 물론 조연을 맡았을 때와 마찬가지로 작품을 대하는 각오와 에너지는 달라지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슨 역할이든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스스로 ‘배우 조우진’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평범함? 지금까지 다양한 캐릭터와 작품에 출연하면서 모두 결이 다른 인물을 표현했다고 칭찬해주시는데, 그것이 다 평범함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이것저것 입혀볼 수 있는 것 같다.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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