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이 지나고 찾아오는 선물 같은 계절, 봄이다. 입사 입학 결혼 같은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봄을 닮은 그림 선물이 어떨까. 미술시장이 소수의 특정 그룹이 아닌 일반 컬렉터들에게까지 범위가 넓어지면서 선물용으로 미술품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김한나 작가의 ‘깔깔깔’.

소울아트스페이스(부산 해운대구 우동)는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작가 8명의 작품으로 구성한 ‘봄날의 선물’전을 오는 27일까지 연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봄’과 ‘선물’을 주제로 저마다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보여준다. 회화 입체 미디어 조각 판화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모았다.

	채은미 작가의 ‘Eternal heart’

채은미 작가는 금과 자개를 이용한 독창적인 기법으로 간결하면서도 세련된 작품 세계를 보여준다. 큐브(정육면체)에 옻으로 일일이 금박을 붙이고, 큐브 사이사이에 자개 장식을 넣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변하지 않는 사랑을 주제로 한 ‘이터널 하트(Eternal Heart)’ 시리즈를 선보인다. 부산 출신 김한나 작가는 부드러운 파스텔 색조의 캔버스에 작가의 모습을 투여한 소녀 ‘한나’와 그녀의 친구 ‘토끼’의 일상적인 모습을 그린다. 그의 최근 작품에서는 표면이 미세하게 반짝이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미세먼지에서 영감을 얻어 일상의 ‘미세한 기쁨’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기법이라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황선태 작가는 작품 ‘빛이 드는 방’을 통해 일상 속에서 발견한 빛의 다양한 모습들을 전시에서 소개한다. 공간과 사물을 선만으로 간결하게 표현한 유리 화면은 스위치를 켜는 순간 은은한 빛을 발산한다. 마치 공간에 실제로 빛이 들어오는 것 같은 느낌을 자아내 편안한 거실에 있는 것처럼 휴식을 선사한다.

평면과 입체 작업을 병행하는 엔조의 작품은 독특하다. ‘문’ ‘Line cat’ ‘Wine bottle’ 등 쉽게 알아볼 수 있는 평면 드로잉에 원근법과 투시법을 적절히 활용해 3차원 입체처럼 보이도록 제작한다. 군더더기 없고 현대적인 느낌이 특징이다.

일본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무라카미 다카시와 나라 요시토모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무라카미 다카시를 대표하는 꽃 캐릭터를 비롯해 해골 드로잉을 통해 시간을 말하고 있는 ‘Time’ 시리즈, ‘미스터 도브’ 등 다양한 캐릭터와 만나는 재미가 쏠쏠하다. 만화를 닮은 소녀, 강아지 등의 그림으로 유명한 일러스트 작가 나라 요시토모의 ‘flag’ 시리즈와 소품도 선보인다. 월요일 휴관. (051)731-5878

정홍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