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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먹고 베풀고 여행하라…해외 무료민박의 묘미

세계민박여행자 단체 ‘서바스’

  •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  |   입력 : 2019-04-17 18:58:21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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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0개국 지부 … 부산 40명 활동

- 집이 좁아도, 영어 못해도 OK
- 공짜여행 아닌 국제교류가 목적
- 개인·국가별 손님맞는 관습 달라
- 낮 시간만 도시 안내해도 좋아
- 사정 맞춰 교류하는 마음이 중요
- 신원확인 인터뷰 거쳐 가입 가능

일과 생활의 균형, 즉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이 시대의 화두다. 휴식과 힐링을 취할 수 있는 여행에 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연간 해외여행객이 2800여만 명에 달한다. 해외여행이 일상화되다 보니 그 유형도 다양하다. 가볍게 1박2일로 떠나는 여행부터 타국에서 한 달간 살아보는 ‘한 달 살기’도 유행하고 있다. 타국 여행객에게 자신의 집을 무료로 내어주는 사람들이 있다. 반대로 해외여행을 갔을 땐 해당 국가 사람의 집에 무료로 묵으며 교류한다. 세계민박여행자 단체 ‘서바스(SERVAS)’ 회원들의 여행법이다.
   
(사진 위부터) 한국서바스 부산지부 홍성천 회원이 미국 휴스턴에 방문해 그곳 회원들과 찍은 기념사진.한국을 찾은 폴란드 회원이 부산지부 하수현 회원의 안내를 받아 한복 체험을 했다. 구자성(가운데) 부산지부장이 프랑스인 게스트들과 오륙도 스카이워크에 나들이 간 모습.
서바스는 에스페란토어로 ‘We Serve(우리는 봉사한다)’란 뜻이다. 제2차 대전 후 세계적인 학생 그룹에 의해 시작됐다. 여행을 통해 다른 나라 사람들과 교류함으로써 평화를 실현하려는 목적이었다. 각국 민박 제공자가 그 나라를 여행하는 외국 여행자에게 무료로 민박을 제공하고 자신의 삶을 보여줌으로써 서로 편견을 없애고 인종 간 벽을 허물려고 했다. 현재 전 세계 130여 개 나라에 지부가 있으며 유네스코에도 가입돼 있다.

부산은 서바스와 인연이 깊다. 1965년 부산의 의사인 고 이동훈 박사가 한국에서 처음 서바스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2009년까지 부산의 서바스 회원이 한국서바스 회장을 맡았다. 현재 한국에는 350여 명의 서바스 회원이 있으며 부산에는 40여 명이 활동한다.

구자성(61) 한국서바스 부산지부장은 8, 9년 전 우연히 신문에서 서바스에 관한 기사를 읽고 2011년 가입했다.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집을 내어준다는 내용이 무척 신기했어요. 아내와 제가 평소 여행을 좋아했는데, 색다른 여행을 해보고 싶어 가입하게 됐죠.”

구 지부장은 그동안 일본과 말레이시아를 게스트로 방문해 여행했고, 호스트로는 15번 손님을 맞았다. 외국 손님의 국적은 프랑스 폴란드 일본 말레이시아 스페인 인도 등 다양했다. 호스트로서 게스트를 맞는 방식은 호스트의 사정에 따라, 국가별로 손님을 맞는 관습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게스트의 여행 방식도 개인별, 국가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다.

구 지부장은 “한국과 일본은 예부터 손님을 귀하게 여기다 보니 게스트의 여행을 세세하게 도와주려는 성향이 강하다. 식사도 모두 대접하고, 여행 내내 가이드를 자처하는 분이 많다. 그렇지만 너무 잘하려고 하면 오히려 서바스 활동이 힘들어진다. 각자 사정이 되는 만큼만 베풀면 된다. 직장에 다닌다면 게스트와 저녁 시간만 함께해도 충분하다. 집이 좁거나 영어가 능숙하지 못해도 상관없다. 베풀고 교류하려는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 집에 재우기 어렵다면 낮시간 도시를 안내해주는 ‘데이 호스트’로 활동을 시작해도 된다”고 했다.

그는 서바스의 목적이 국제 교류이지 ‘공짜 여행’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한 일본 회원이 항의 메일을 보낸 적이 있어요. 자신의 집에 묵은 한국 게스트가 밥만 먹고 방에 들어가선 나오지 않는다는 내용이었죠. 게스트가 호스트에게 한 끼를 대접받았으면 한 끼는 자신이 사거나 자기 나라 음식을 직접 만들어 나누는 것이 좋아요. 서로 음식을 대접하며 대화하는 과정에서 교류가 이루어지고 정이 생기죠.” 외국 게스트 집에 묵을 때 한국 반찬을 잔뜩 해 가서 나누거나, 현지에서 장을 봐 한국 음식을 대접하는 회원이 많다고 한다.

서바스 활동을 하려면 우선 한국서바스 홈페이지(www.servas.or.kr)를 통해 회원 가입을 해야 한다. 이후 각 지부의 지부장과 간단한 인터뷰를 하고 나면 가입 여부가 결정된다. 까다로운 조건이나 기준은 없다. 다만 신분을 명확히 확인하는 절차로 활용된다. 회원 가입비는 5만 원, 연회비는 4만 원이다. 외국 회원 집에 묵고 싶다면 우선 각 국가의 호스트 명단을 보고 원하는 호스트에게 메일을 보내 승낙을 받아야 한다. 외국 회원 집을 방문하기 전에는 ‘LETTER OF INTRODUCTION’이라는 서류를 작성하고 서바스 규격 스탬프(3만 원)를 붙여 호스트를 만나자마자 제출해야 한다.

구 지부장은 “서바스 활동을 하면 전 세계에 친구, 친척이 생긴다. 아이들에게 그만큼 좋은 경험과 교육이 없다. 젊은 층이 많이 가입했으면 좋겠다”고 홍보했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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