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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강현의 세계의 해양박물관 <7> 저우산(舟山)군도의 해양박물관 클러스터

섬에 해양박물관만 5개… 바다 건너 관광객 불러들이는 문화콘텐츠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4-17 18:57:57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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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하이·닝보 배후에 두고
- 1400여 개 섬으로 이뤄진
- 중국 최대의 군도 저우산

- 염전·등대·어업부터 태풍까지
- 바다와 관련한 다양한 주제로
- 박물관 만들어 관광자원화

- 규모 작고 디자인 약하지만
- 강한 특색과 네트워크로
- ‘오지’ 약점 극복 눈여겨볼 만

섬은 ‘섬’이다. 이 말은 섬은 그만큼 교통이 불편하고 인구가 감소할 뿐더러 낙후될 수밖에 없는 운명임을 뜻한다. 육지와 멀리 떨어진 섬에 관광객이 찾아가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다양한 문화 콘텐츠로 섬을 채우고 이를 홍보한다. 그런데 중국의 독특한 전략이 돋보이는 곳이 있다. 박물관을 섬마다 포진시켜서 이를 지역발전의 랜드마크로 쓰는 곳이다. 물론 이들 박물관은 작은 규모의, 어쩌면 보잘것없는 수준일 수도 있다. 그러나 거대 인프라와 세련된 디자인의 축조물로 이루어진 현대적 도심의 박물관과 비교할 때, 섬마다의 지역 특색을 잘 살린 박물관을 설립하고 경영하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중국 저우산군도에는 각각 다른 5개의 해양박물관이 클러스터를 이루고 있다. 등대박물관
■작은 섬에 무려 5개의 해양박물관

중국에서 섬다운 섬은 저우산(舟山)군도다. 약진하는 상하이(上海)·닝보(寧波)를 배후에 둔 저우산군도는 무려 1400여 섬으로 이루어진 다도해다. 중국의 섬을 알려면 저우산군도를 모르고서는 불가하다는 말이 그래서 나온다. 저우산군도에는 무려 5개의 해양박물관이 네트워크 형태로 포진하고 있다. 상하이해사박물관, 마카오해사박물관 등이 도심에 포진한 것과 다르게 저우산군도의 해양박물관은 여러 개 박물관이 네트워크 형식으로 분산된 특징을 보여준다. 저우산군도가 아무리 중국의 최대 도서군으로 대단한 위력을 자랑한다고 해도 낙후된 섬일 뿐이다. 그래서 전략적으로 각각 섬에 박물관을 세워서 ‘박물관 클러스터’를 형성했다.

■섬마다 각각 특색에 맞춘 박물관이

   
어업박물관
우선 저우산 다이산다오의 중국어업박물관을 찾아가본다. 전통 어촌의 소금 창고 건물을 개조한 중국어업박물관은 전통가옥을 개조한 수준으로 어로 도구를 모아놓고 근해에서 잡히는 수산물을 전시하고 있다. 어선을 육지로 끌어올릴 때 쓰는 장비인 다오주, 석회와 기름을 섞어 어선의 틈새를 메우는 용도로 쓰는 푸디후(扶地虎)가 마당에 놓여 눈길을 끈다. 이 마을은 전통적으로 종이를 이용한 공예를 전승 중이다. 어업박물관은 이들 공예의 전승 주체로도 자리매김하고 있다.

저우산은 전통적으로 소금밭이 널리 분포한 지역이다. 갯벌이 펼쳐진 곳에는 어김없이 염전이 들어섰다. 이들 섬 역시 산업화의 물결 속에 염전이 아파트나 공장 부지로 바뀌는 중이지만 여전히 염전이 많이 남아 있는 편이다. 이러한 특색에 맞게 염전박물관을 만들었다. 염전 노동자의 일상과 염전 도구 등이 전시됐는데 관광객은 거의 찾지 않는 형편이다. 의도는 좋았으나 실제로 운영은 힘들어 보였다.

염전박물관 인근의 다이산베이옌창(岱山北鹽場)을 찾았다. 한국 염전과 거의 비슷한 형식으로 갖추어져 있다. 한국 천일염이 중국 산둥반도의 선진 기술이 도입돼 시작됐기 때문이다. 천일염전을 일본의 영향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지만, 천일염전은 중국이 훨씬 더 선진 기술을 갖추고 있었다.

   
태풍박물관
다이산다오에는 독특하게 태풍박물관도 있다. 저우산군도는 태풍의 길목이기 때문이다. 태풍의 원리, 태풍의 길, 태풍 예측 시스템 등 태풍 관련 과학기술 위주로 박물관이 꾸려졌기에 일종의 해양과학박물관 같은 느낌이다. 늘 태풍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섬의 생존 조건을 근간으로 이런 박물관을 꾸렸다는 것 자체가 인상적이다. 물론 디스플레이 수준이야 그야말로 ‘중국적’이라서 성에 차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이 같은 박물관을 구상하고 건립한 것만으로도 태풍이 심한데도 그러한 시설조차 없는 한국의 제주도와 비교된다. 기후변화와 태풍 등은 해양의 미래 전망과 직결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등대를 주제로 한 유일한 박물관도

   
중국해방박물관
다이산다오에는 해방박물관도 있다. 해양 방어는 고대 이래, 특히 왜구들의 침입을 막기 위해 매우 중요한 국가전략적 목표였다. 옛 군부대 막사와 벙커를 개조한 듯한 느낌의 박물관은 개항 이래 외국과의 접촉과 전쟁에 따른 중국해방사를 전체적으로 개괄한다. 저우산군도를 거쳐 상하이로 들어갔던 외국 해양세력의 역사를 통해 저우산군도의 전략적 가치를 설명한다. 실제로 저우산군도에는 저장해양대학이 있어 해양수산학의 거점으로, 그리고 강력한 해군기지가 존재해 전략적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해방박물관은 일종의 군사박물관 같은 느낌도 주며, 해군의 역사를 총괄하는 의미도 지닌다. 전반적으로 애국의식을 고취하는 박물관으로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염업박물관
다섯 번째 박물관은 중국에서 등대를 주제로 한 유일한 박물관이다. 서양식 등대 건축물을 그대로 복사해 실물 크기로 박물관을 만들었다. 강변에 6개의 실물 크기 등대 모형을 일정한 간격을 두고 세워 해양 경관을 연출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세계등대총회를 기점으로 2005년 7월부터 준비해 개관했다. IALA(국제항로표지협회)와 직결된 국제적 등대 명소로 부각된 점이 인상적이다. IALA는 비영리를 추구하는 국제적 기술 연합체다. 전 세계의 항해행정기구나 단체 등을 결집시키고 있으며, 그들의 경험과 성과물을 공유하게끔 한다. IALA의 등대 보존 매뉴얼은 공식 위원회의 오랜 만남과 토의의 결과물이다. 다이산다오는 상하이로 들어가는 길목이다. 등대의 국제적 역할을 감당하기에 적당한 위치다. 이곳에 등대박물관을 만들어 국제 등대 명소로 부각시켜 놓았다.

   
저우산군도의 5개 박물관은 각각 분리되어 있으면서도 유기적 통합성을 지닌다. 각각의 섬 특성에 맞게 박물관을 만들었다. 규모가 작고 전시 디자인의 수준이 낮은 형편이지만 오지의 섬에 다양한 해양박물관을 만든 문화전략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무수한 섬으로 이루어졌지만 막상 섬에 가보면 아무것도 볼 것이 없는 경우가 많다. 저우산의 경험에서 하나의 전범을 배운다.

국립해양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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