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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여행 탐구생활 <16> 민주공원 겹벚꽃과 숲길

겹벚꽃 물결 한창 … 이 숲의 봄은 아직 지지 않았다

  •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  |   입력 : 2019-04-24 19:03:00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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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시간이면 돌 수 있는 아담한 곳
- 울창한 숲길·다양한 수종 보유

- 꽃송이 크고 화려한 겹벚꽃 동산
- SNS서 인생샷 명소 떠올라 인기
- 이번 주까지 ‘벚꽃엔딩’ 감상 가능

- 고요한 숲속엔 예쁜 풀꽃 곳곳에
- 떨어진 동백열매 꼭 브로치 같아

- 민중운동 숨결 배우는 민주공원
- ‘4월’ 비극적 사건 다룬 전시회도

부산 중구 영주동 민주공원은 겹벚꽃 명소다. 겹벚꽃을 집중적으로 심은 ‘겹벚꽃 동산’이 있다. 겹벚꽃 동산을 벗어나도 산책로가 있는 숲과 바로 인접한 보수산에 겹벚꽃 나무가 지천이다. 민주공원은 또한 숲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민주공원 숲은 아직 수목이 크게 자라지 않은 부산시민공원이나 규모가 무척 큰 부산어린이대공원과는 다른 매력이 있다. 한 시간이면 충분히 돌 수 있는 아담한 크기이지만 수목이 울창하고 수종이 다양해 도심 속 힐링 스폿으로 통한다. 이번 주말 민주공원을 찾아 겹벚꽃과 숲을 동시에 즐겨보면 어떨까.
   
부산 중구 영주동 민주공원 ‘겹벚꽃 동산’이 화려한 겹벚꽃을 감상하러 온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벚꽃 엔딩? 모르는 소리!

벚꽃 엔딩? 아직은 아니다. 우리가 잘 아는 벚꽃은 부산 기준으로 이달 초 엔딩을 맞았지만 ‘겹벚꽃’은 아직 엔딩 전이다. 지난주 따뜻한 기온이 이어져 지난해보다 일찍 꽃망울을 터뜨렸지만 이번 주까진 겹벚꽃을 즐길 수 있다.

겹벚꽃은 꽃잎이 여러 겹이고 일반 벚꽃보다 꽃송이가 커 화려하다. 짙은 분홍색부터 옅은 분홍색, 흰색에 가까운 색도 있다. 바람이 불면 꽃들이 한꺼번에 흔들려 그 자태가 더욱 두드러진다. 겹벚꽃은 산벚나무를 개량한 품종이다. 왕벚꽃이나 왕접벚꽃이라고도 불린다. 일반 벚꽃보다 2주 정도 개화가 늦다. 보통 4월 중순에 꽃망울을 터뜨려 4월 하순까지 꽃을 볼 수 있다.

지난 23일 낮 12시 민주공원 겹벚꽃 동산을 찾았다. 버스정류장에서 민주항쟁기념관으로 올라가다 경비초소가 있는 곳에서 왼쪽을 보면 겹벚꽃 동산이 있다. 도시락이나 간식을 준비해 서둘러 발길을 옮기는 무리를 따라가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민주공원 겹벚꽃 동산의 하늘은 분홍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없는 꽃이다 보니 이곳저곳에서 탄성이 나왔다. “옴마야~ 이기 무슨 꽃이고. 벚꽃이 아직도 피어 있네. 내 한번 찍어봐라~.” 어르신들은 휴대전화 카메라로 꽃송이 사진을 담기 바빴다. 젊은 층은 ‘인생샷’ 남기기에 여념이 없다. 일부러 예쁜 옷을 차려입고 와서 사진을 찍는 멋쟁이들도 있다. SNS에선 민주공원 겹벚꽃 동산이 ‘인생샷’ 포인트로 떠올랐다. 일찌감치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점심식사를 하는 할머님 팀도 있었다. 테이블이 몇 개 안 돼 경쟁이 치열하다.

   
민주공원 숲에는 하늘로 쭉쭉 뻗은 메타세쿼이아 나무가 많다.
■ 숲, 도심 속 힐링 스팟

겹벚꽃을 충분히 즐겼다면 위쪽으로 연결된 민주공원 숲속으로 가보자. 숲에서 번잡한 도심이 한눈에 내려다보이지만, 숲속은 뱁새 우는 소리만 들릴 뿐 고요하기만 했다.

민주공원 숲 탐방은 강해연 숲해설사의 해설로 강지민(여·29) 씨, 강 씨의 어머니, 이상신(60) 씨가 참석했다. 이날 숲 탐방은 롯데백화점 문화센터의 수업 중 하나로 진행됐다.

숲 탐방은 모르면 그냥 지나치는 작은 꽃과 풀을 발견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건 무슨 꽃일까요?” 강 해설사가 질문했다. 새끼 손톱보다 더 작은 파란 꽃이었다. 어디선가 봤지만 한 번도 주의깊게 보지 않은 꽃이었다. “큰개부랄풀꽃이에요. 이름이 꽃과 어울리지 않죠? 일본어를 그대로 번역한 이름이에요. 지금은 ‘봄까치꽃’이라고 이름을 새로 지어줬어요.”

   
동백열매로 만든 브로치.
숲과 이어진 보수산 산책로를 오르다 밑둥이 상당히 큰 벚나무를 발견하고 해설이 이어졌다. “벚나무 수명은 60~80년으로 길지 않아요. 나무가 쓸 수 있는 에너지는 한정돼 있는데, 아름다운 꽃을 많이 피우다 보니 에너지를 빨리 소모해 일찍 죽는 거죠. 사람도 마찬가지이지 않을까요. 좀 적게 가지고, 느리게 살아야 오래살 것 같아요.”

동백나무를 관찰하다 예상치 못한 선물을 찾았다. 동백열매가 오래되면 세 조각으로 갈라져, 공들여 만든 공예품이나 브로치 같은 모양을 디게 된다. 땅에 떨어진 열매를 주워 핀을 부착하면 훌륭한 브로치가 된다. 강 해설사는 미리 만들어온 동백나무 브로치를 참가자들에게 선물로 줬다. 에코백, 티셔츠에 장식하니 어디에도 없는 나만의 ‘힙한’ 장식품이 됐다.

“자연을 들여다보고 소통하고 교감할수록 돈 안 들이고도 행복해집니다. 자연을 볼 줄 아는 눈과 여유가 있으면 내면의 상처를 보듬는 힘도 커져요. 그냥 좋아하는 것보다 자연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식물이 동물보다 열등하다는 건 편견이에요. 식물은 가만히 기다리다 결정적일 때만 움직입니다. 동물은 그럴 수 없으니 이리저리 바쁘게 다니는 거죠. 자연을 알면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지혜를 많이 배우게 됩니다.”

■ 덤으로 민주공원 탐방

   
숲 탐방 중 분홍빛 동백꽃을 카메라에 담는 사람들.
숲 탐방이 끝났으면 민주공원 곳곳을 둘러보자. 민주공원은 민주화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4·19민주혁명과 부마민주항쟁, 6월항쟁에서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조성됐다. 민주공원 야외공간에는 민주항쟁과 당시의 희생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곳곳에 배치돼 있다. 조형물의 의미를 주의 깊게 살피며 아이들에게 근현대사 이야기를 들려주면 훌륭한 교육의 장이 된다. 민주항쟁기념관 3층 기획전시실에는 연중 미술전시가 열린다. 다음 달 12일까지는 노주련 작가의 ‘사월비’ 전시가 개최된다. 대형 설치작품 전시다. ‘4월’ 하면 떠오르는 가슴 아픈 역사적 사건을 다뤘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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