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시대에 들어 출판계는 종이책과 e북이 공존하며 변화의 시기를 겪고 있다. 프랑스의 거장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의 ‘논-픽션’은 종이책과 e북 사이에 놓인 출판계 사람들과 픽션인지 논픽션인지 모를 관계를 이어가는 파리지엥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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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논-픽션’ 스틸. 씨네블루밍 제공 |
유명한 출판사의 편집장 알랭은 종이책과 e북 사이에서 고민에 빠져 있다. 그의 주변에는 자신의 연애사를 소설로 옮기는 작가 레오나르와 시즌제 드라마에서 소모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배우이자 아내 셀레나 그리고 블로그와 SNS가 대세라 믿는 디지털 마케터 로르, 남편 레오나르의 바람을 눈치챈 정치인 비서관 발레리가 있다. 알랭은 로르와, 레오나르는 셀레나와 바람을 피우지만 이들의 관계는 쿨하기만 하다.
‘논-픽션’에는 디지털시대를 살아가는 엘리트 지식인의 모습이 담겨 있다. 주인공들이 디지털시대에 적응해야 하는 출판계의 현실에 대해 토론하거나 실존 인물을 암시하며 쓰는 자전적 소설에 대해 논쟁하는 장면은 파리지엥의 지적인 대화에 참여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디지털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삶을 섬세하고 통찰력 있는 시선으로 그려낸 ‘논-픽션’은 ‘픽션’과 ‘논픽션’ 사이에서 이중적인 모습으로 살고 있는 우리의 자화상이 아닐까 싶다. 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