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부산여행 탐구생활 <18> 영도 깡깡이마을

깡깡이유람선·다방서 쌍화차 … 그 시절 감성 물씬 ‘복고 여행’ 어때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영도 대평동 수리조선소 일대
- 배 수리 망치 소리 들려 ‘깡깡이’
- 역동적인 삶의 현장 고스란히
- 마을 곳곳 예술작품도 조성돼

- 130여년 영도~자갈치 오간
- 옛 영도 도선 복원해 운항 중
- 1968년부터 영업 중인 양다방
- 드라마 ‘라이프 오브 마스’ 찍어

‘깡, 깡, 깡’. 부산 영도대교를 건너면 바로 만나는 영도 대평동에는 육중한 물체가 금속에 부딪히는 소리가 수시로 들린다. 19세기 말 우리나라 최초로 근대 조선소가 세워진 대평동에는 녹슨 배의 표면을 벗겨내는 망치질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 소리에서 유래해 대평동 일대에는 ‘깡깡이마을’이라는 애칭이 붙었다.
   
부산 영도구 깡깡이안내센터에서 출발해 20분간 남항 일대를 둘러보는 ‘깡깡이유람선’.
8개 수리조선소를 비롯해 260여 개 선박 관련 공장과 부품업체가 혼재한 깡깡이마을이 부산의 이색적인 관광지로 거듭나고 있다. 깡깡이마을에 오면 부산의 오래된 산업 현장과 소리·빛·바람·색채 등 다양한 요소를 반영한 예술작품을 동시에 만날 수 있다. 수년 동안 ‘공공예술프로젝트’를 통해 마을에 꼭 필요한 벤치, 가로등, 공원 등 편의시설이 예술가의 창의적인 발상을 거쳐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깡깡이마을은 장년층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레트로(복고풍)’를 찾는 젊은 층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여행의 출발은 ‘깡깡이안내센터’

   
독일 작가의 그래피티 작품 ‘Mother of Everyone’. 깡깡이마을 어머니를 소재로 삼았다.
깡깡이마을에 처음 발을 디디면 어디에서부터 무엇을 봐야 할지 막막할 수 있다. 그럴 땐 일단 ‘깡깡이안내센터’로 가보자. 마을 지도와 정보가 담긴 리플릿을 구할 수 있고, 상주하는 직원에게 여행 팁도 얻을 수 있다. 깡깡이안내센터 바로 뒤쪽에는 ‘신비한 선박체험관’이 있다. 예술가들의 상상력이 더해진 선박 체험공간이다. 무료라서 더욱더 알차다.

깡깡이마을에는 ‘공공예술프로젝트’를 통해 33개 예술작품이 조성됐다. 안내센터에서 배포하는 리플릿에 예술작품 위치가 자세히 나와 있다. 국내외 작가가 남긴 예술작품을 하나씩 따라가다 보면 깡깡이마을 역사를 조금씩 더 이해하게 된다. 구름 모양 가로등과 총천연색 벽화 등은 ‘인생샷’ 배경으로 손색이 없다.

마을을 헤매느라 지쳤다면 ‘깡깡이생활문화센터’에 들러보자. 대평동마을회에서 직접 운영하는 커피숍에서 시원한 음료를 마시며 쉬어갈 수 있다. 깡깡이마을의 각종 기념품과 책도 판매한다. 건물 2층에는 ‘깡깡이마을박물관’이 있다. 뱃전이나 탱크에 붙은 녹을 떼어내던 ‘깡깡이 아지매’가 선체에 매달리기 위해 이용했던 나무 널판과 배 수리에 썼던 공구를 비롯해 마을 곳곳에서 나는 소리를 선택해 들을 수 있는 ‘사운드 오브 어스’ 작품이 있다.

풍부한 해설과 함께 마을 투어를 하고 싶다면 한 시간짜리 정기투어를 신청하면 된다.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2시 안내센터에서 출발한다. 예약하거나 당일 현장에서 접수하면 된다. 음료 한 잔을 포함해 6000원. (051)418-3336

   
깡깡이유람선에서 본 깡깡이마을 수리조선소의 작업 현장.
■배에서 본 남항 ‘깡깡이유람선’

깡깡이마을을 체험할 재미난 요소가 하나 더 생겼다. 130여 년 동안 영도와 자갈치를 잇던 옛 영도 도선에서 영감을 받아 ‘깡깡이유람선’이 출항했다. 깡깡이안내센터에서 출발해 약 20분 동안 남항 일대를 관람할 수 있다.

깡깡이유람선 출항식이 열린 지난 17일 오후 직접 배를 타봤다. 유람선은 정원이 34명인 13t 규모로 아담하다. 태국 출신 그래픽 디자이너 루킷 쿠안화테의 손을 거쳐 탄생한 알록달록한 외관이 시선을 끈다. 출발하자마자 근현대사의 애환이 서린 영도다리가 눈앞에 보인다. 부산의 대표적인 관광지 자갈치시장을 바다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신선했다. 부산공동어시장 앞에 대형 어선이 줄지어 정박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유람선에서 해설을 듣고서야 파란색 선박은 고등어 선망, 전구를 매단 어선은 오징어를 잡는 트롤선이란 걸 알게 됐다. 곧이어 해안선을 따라 늘어선 8개 수리조선소가 보인다. 배를 육지에 올려놓고 작업하는 진풍경을 볼 수 있었다. 짧은 시간이 아쉬웠지만 원도심의 바다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한 시도가 신선했다. 유람선은 토·일요일 오후 1, 2, 3시에 출발한다. 요금은 6000원이다. 마을투어까지 신청하면 두 프로그램을 합해 1만 원으로 할인해준다.

■레트로의 성지 ‘양다방’

   
대학생들이 깡깡이마을에 있는 양다방에서 쌍화차를 주문한 뒤 신기한 듯 보고 있다.
깡깡이마을에 있는 ‘양다방’은 부산지역 레트로의 아이콘이다. 현대에 와서 복고풍으로 꾸민 것이 아니라 1968년 개업 당시의 인테리어가 고스란히 남았다. 반짝반짝 윤이 나는 나무 테이블과 황톳빛 소파, 분홍색 꽃무늬 벽지, 파란색 공중전화, 도자기와 병풍, 1972년도 달력 등 시간이 멈춘 것 같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라이프 온 마스’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양다방의 쌍화차.
양다방에는 ‘다방문화’를 체험하고 싶어 하는 젊은 층과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오랜 고객인 선원들의 ‘사랑방’이기도 하다. 양다방의 메뉴는 칡즙 생강차 쌍화차 생과일주스 유자차 대추자 마즙 커피 등으로 일반 커피숍과는 차이가 있다. 최고 인기 메뉴는 견과류와 달걀 노른자를 띄운 쌍화차(7000원)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쌍화차를 마실 수 있다는 호기심에 젊은 층도 커피보다 쌍화차를 선호한다.

쌍화차는 이미애 사장이 양은냄비에 물을 끓여 정성껏 만든다. 이 사장은 “쌍화차를 마시러 전국에서 찾아온다. 일부러 여기까지 와주는 관광객들이 고마워 평소보다 더 진하게 타준다”고 했다.


※ 알아두세요

   
깡깡이마을은 쾌적한 관광지가 아니다. 수리조선소와 공장에서 매캐한 냄새와 분진이 흘러나온다. 처음 간 사람이라면 코와 목이 답답하다고 느낄 수 있다. 역동적인 부산의 삶과 산업 현장을 만나려면 감수해야 하는 환경이다. 조선소나 작업장 내부 촬영은 삼가야 한다. 그곳이 한 사람의 ‘직장’임을 잊지 말자. 공영주차장이 없고 작은 규모의 사설 주차장만 있으니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좋다.

글·사진=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만조 때면 멈추는 광복지하도 에스컬레이터
  2. 2‘부캉이’ 추워지기 전 바다로…21일 3차 외해유도(종합)
  3. 323명 숨진 ‘아리셀 화재참사’ 기업 대표, 징역 4년형 확정(종합)
  4. 4‘좌초 위기’ 해운대 70층 주상복합 개발 기지개 켜나
  5. 5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6. 6부산시, 신임 기조실장 26일 발표…행정부시장 행안부 고위간부 가닥
  7. 7신공항 공사 컨소시엄 1곳 탈퇴…내달 우선착공 무산 우려(종합)
  8. 8창원 구산해양단지 컨소 회생 포기…26년 표류 끝 좌초되나
  9. 9부산에 둥지 수산무역협회…김 등 수출 드라이브
  10. 10‘청문 부적격’ 기관장들 임명 기류…田시장-시의회 협치 두번째 뇌관
  1. 1‘청문 부적격’ 기관장들 임명 기류…田시장-시의회 협치 두번째 뇌관
  2. 2지광(국제신문 대주주) 만난 부산노동청장 “체임 방치 땐 강력 조치”
  3. 3교육위 국감 화두 ‘교부금 축소’…“교육감 대응도 안일” 질타
  4. 4부산회생법원 국감 “지역언론 가치 고려 국제신문 살펴야”
  5. 5與, 초광역특구법안 발의 “주 52시간 특례 숙의”
  6. 6언론노조·국제 비대위 “대주주 엄벌” 청와대 간다
  7. 7與, 추미애 ‘재정 빨대’ 진화 안간힘인데 기름 부은 부승찬(종합)
  8. 8또 도마 오른 항만공사 통합…“소신없는 사장 책임” 질타
  9. 9[속보] 진영승 합참의장 “北 적반하장 용납 못해…추가 도발 감행시 단호하게 대응”
  10. 10"법령 검토해 결정하겠다"던 김지용 중수청장, 국무회의 참석
  1. 1‘좌초 위기’ 해운대 70층 주상복합 개발 기지개 켜나
  2. 2신공항 공사 컨소시엄 1곳 탈퇴…내달 우선착공 무산 우려(종합)
  3. 3부산에 둥지 수산무역협회…김 등 수출 드라이브
  4. 4송도 바다서 만난 융드립 커피 한 잔
  5. 5가덕 6200억 증액 확약 절실…국회는 특별법 개정안 논의
  6. 6관광과 지역민 함께 성장을…세계가 부산서 묘책 찾는다
  7. 7“친환경 항만 투자 100억 당, 부산 124억 생산유발”
  8. 8동남아 접수하러 ‘부산표 게임’ 방콕행
  9. 9부산은행, 불꽃축제 등 지역축제 발전에 2억 후원
  10. 10예탁원 나눔재단, 17년째 지역상생 실천
  1. 1만조 때면 멈추는 광복지하도 에스컬레이터
  2. 2‘부캉이’ 추워지기 전 바다로…21일 3차 외해유도(종합)
  3. 323명 숨진 ‘아리셀 화재참사’ 기업 대표, 징역 4년형 확정(종합)
  4. 4부산시, 신임 기조실장 26일 발표…행정부시장 행안부 고위간부 가닥
  5. 5창원 구산해양단지 컨소 회생 포기…26년 표류 끝 좌초되나
  6. 6“기존 공부량 유지하며 취약점 공략…남은 주말 수능처럼 모의고사를”
  7. 7APEC공원·금련산역 러너지원공간 문 열어
  8. 8“광안리 해변 보행공간 개선…구 차원 추가 캐시백 검토중”
  9. 9사망사고 1년 만에…부산구치소 수감자 집단폭행 재발
  10. 10피습 자작극 정이한, 모친 증인 신청
  1. 1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2. 231세 데이터 분석가, 최연소 MLB 구단 사장됐다
  3. 3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4. 4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5. 5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6. 6KIA 내리 3승이냐, LG 반격 첫 승이냐
  7. 73연승 KIA, LG 꺾고 23년 만에 플레이오프 진출
  8. 8국대 에이스 곽빈, 최동원상 받는다
  9. 9김태형 유임이냐,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조성환 해설위원 등 새 얼굴이냐
  10. 10돈으로 우승은 못 샀다…MLB 월드시리즈 연봉 하위팀 반란
우리은행
부산 야구장 미래는
“돔? 재건축? 미래가치 따져야” “전문가 주도적 역할 부여를”
부산 야구장 미래는
선수 공간까지 체험하는 돔투어…야구 테마 복합문화시설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