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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강현의 세계의 해양박물관 <10> 하와이 해양박물관

카누 타고 하와이 발견한 폴리네시안 … 그들의 대항해 보는듯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5-29 18:43:48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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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태평양 수 많은 섬 잇단 정착
- 폴레네시안은 문명 전파의 주역

- 그들이 탔던 카누를 유물장 삼아
- 하와이 화산 폭발 그림으로 표현

- 카메하메아 1세가 세운 신상
- 탐험가 쿡 선장의 대항해도
- 고래잡이 배·이야기 등 전시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폴리네시안의 위대한 대항해는 기원전 1500여 년 전에 시작된 동남아시아의 라피타(Lapita) 문화를 향유했던 이들이 시작했다. 인도네시아를 출발해 뉴기니의 동쪽 해안을 따라 최초의 여행에 나선 것으로 고고학자들은 유추한다. 이어 그네는 멜라네시아의 섬들을 점령한 다음, 동쪽으로 진출한다. 적어도 400~600㎞를 건너 통가와 사모아제도에 정착했다. 라피타 도자문화를 추적한 결과 동쪽으로 피지에 이르고 있으니, 이는 후기 폴리네시아인과 멜라네시안 조상들이 뒤섞인 사람들이 정착한 것으로 여겨진다.
미국 하와이는 한 때 고래잡이와 고래잡이배의 건조가 주요 산업이었다. 이를 반영하듯 하와이 고래박물관에는 고래잡이의 기억을 떠올리는 다양한 유물이 전시돼 있다.
더 동쪽으로 나아가면서 다른 일부는 당시에 사람이 살지 않던 사모아군도와 통가에 도착하는데 그곳에서 발굴된 도자기들은 3000여 년 된 것이다. 여기는 ‘폴리네시아의 요람’ 같은 곳이며, 아마도 몇 척의 배를 탄 후기 폴리네시아인들이 당도했을 것이다. 사모아, 통가 등에서 다시 소시에테제도까지 1800㎞를 가로질러야 했다. 이로부터 타이티, 마르퀘사스를 거쳐 하와이에 이르는 고단한 행로가 대를 두고 계속되었다.

폴리네시안의 대항해는 인류문명사에서 가장 위대한 분산과 전파중 하나다. 그 뒤로 이어진 역사는 그 자체가 위대한 서사시였으니 하와이안은 머나먼 섬의 극심한 고립 속에서 벗어나 인종을 떠나 모두가 평등한 삶을 꿈꾸는 모든 이의 고향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태평양 곳곳을 뻗어나가 결과적으로 생존이 가능한 모든 섬에 사람들이 정착하게 된다. 이런 일들은 아무 곳에서나 벌어질 수 없는 성질이며, 어느 곳에서나 이루어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해양세계이기에 가능한 일들이었다.

■폴리네시안의 대항해 담아

폴리네시안이 태평양 항해에 사용한 카누가 전시돼 있다.
하와이 해양박물관은 이러한 대항해의 역사를 잘 반영한 전문 박물관이다. 규모는 작지만 하와이안의 대항해를 압축적으로 설명한다. 박물관 복판에 2중 카누가 커다랗게 누워있다. 2중 카누는 두 개의 선체를 하나의 함교로 연결하고 돛과 든든한 피신처를 갖춘 요새 같았다.

그네에게 카누는 ‘우주선’이었다. 돌도끼 같은 석기도구나 뼈, 조개 등을 이용하여 건조된 카누는 어느 문명권에서 만든 배보다 견고하고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위대한 발명품이었다. 유럽인들이 태평양의 섬들을 처음 방문했을 때, 더 이상 이런 거대한 2중 카누는 없었다. 대항해시대가 끝난 다음이라 400㎞ 내외의 연·근제도와 내왕하는 일상적 카누만이 남았기 때문이다.

하와이 해양박물관의 각종 유물도 모두 카누를 유물장 삼아 전시되고 있다. 카누는 대항해자들에게 생명의 근거지였으며, 역사의 추동력이었다. 크다고는 하지만 대양에서는 일엽편주만도 못한 이 자그마한 카누로 대양을 누비며 하와이를 발견하였다는 사실이 경이롭기도 하다. 더군다나 목적지도 불분명한 조건에서 그들은 대항해를 완수한 것이다. 미지의 북쪽 항로로 나아가면서 그들은 강력한 동풍에 힘입었다. 바닷물이 뱃전에 들이치면 물을 퍼내야했으며, 바람이 돛을 부러뜨리면 수리를 해야 했다. 물과 식량이 떨어져나가면 최소한의 배분으로 견뎌야만했다. 그네는 결국은 견디어냈다.

하와이 해양박물관에서 바라본 외부 전경.
하와이 해양박물관에는 선조들이 이동하던 당시의 정경, 즉 화산이 폭발하여 섬이 형성되던 목격담 등이 그림으로 잘 표현되고 있다. 인간이 살지 않던 하와이에는 오로지 신들만이 그 어둠을 지키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거대한 두 짝으로 만들어진 카누를 타고 첫 번째 폴리네시안이 섬에 당도했다. 하와이는 이주민들의 고향이 되었다. 그네의 후손들이 박물관 전시를 통하여 그날을 이야기하고 있다. 새로운 고향에 대해, 머나먼 섬으로 떠나온 기나긴 카누 항해에 대해, 그리고 많은 신과 위대한 전사, 아울러 그네 자신에 관하여 말하고 있다.

해양박물관은 왕조에 대해서도 전시하고 있다. 카메하메아 1세는 1816년 하와이섬의 카이루아(Kailua)에 신전을 세운다. 대단히 크고 권위를 실어주는 듯한 나무 조각들이 신전 앞을 장식한다. 소박한 영적 상징물에서 왕권을 옹호·상징하는 거대한 신상으로 나아감으로써 권력을 향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전시물이 말해주듯, 하와이안의 신상은 거대한 사원의 조각으로부터 20㎝에 불과한 작은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나무와 바다동물 등으로 만들어졌다. 깃털로 만든 장식 중에는 사람의 머리카락, 뼈, 씨앗들, 개와 상어의 이빨 등으로 장식한 것도 있다. 하와이를 ‘발견한’ 제임스 쿡의 대항해도 전시되고 있다.

■고래잡이도 상당 부분 할애

대항해의 궤적.
어떤 경우에도 가장 역사적이고 극적인 첫 방문 외래인은 쿡이었다. 그의 세 번째이자 마지막 항해에서 쿡은 배를 태평양 복판으로 끌고 간다. 1878년 1월 어느 날에 오하우에 당도했으며, 다음 날 카우아이와 니하우에 도착한다. 그는 섬의 원주민들로부터 따스한 환대를 받았고, 그는 섬들을 샌드위치섬로 명명한다. 2주 뒤에 북서항로를 찾을 목적으로 아메리카로 떠난다. 그러나 이 같은 시도가 실패로 돌아가자 2주일 뒤에 그는 리졸류션호와 디스커버리호로 돌아와 하와이섬의 남쪽인 케아라케쿠아만에 정박한다. 1799년 2월 14일, 쿡 선장과 네 명의 선원은 도둑맞은 돌칼 문제로 하와이안과 다툼을 벌인 끝에 현지에서 죽음을 당한다. 제임스 쿡 선장의 3차와 마지막 항해를 거치면서 하와이군도에 관한 지도가 완성된다.

해양박물관은 고래잡이에 관해서도 많이 할애하고 있다. 고래잡이는 기본적으로 ‘떠돌이’ 사냥이다. 온갖 인종이 몰려들 수밖에 없는 요인을 지닌 바다에서의 아주 특수한 직업이기도 하다. 그러한 고래잡이와 고래잡이배의 건조가 하와이의 주요산업이 되었으며, 특히 마우이는 태평양 고래잡이의 메카가 된다. 고래잡이가 한창이던 18~19세기에 고래잡이배들은 모선에 딸린 여러 척의 작은 배를 거느리고 작은 배에서 포획한 고래를 모선 옆으로 끌고 가 해체했다. 포경이 하와이안에게 미친 영향은 심대했고 어떤 면에서는 곤혹스러운 것이었다.

오늘날 하와이의 역사는 미국의 역사로 편입되었다. 그러나 국내에도 번역본을 얻은 ‘하와이 원주민의 딸(From a Native Daughter)’에서 적나라하게 밝히고 있듯이, 하와이의 역사는 ‘부인된 역사’이며, ‘가려진 역사’일 뿐이다. 하와이 해양박물관은 자신들 선조의 대항해 역사를 통해 ‘부인된 역사’를 부인하며, 당당히 역사 앞에 자신들의 영웅적 역사를 서술하는 중이다.

국립해양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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