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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시상식 생중계 수시로 끊겨, 손에 땀을 쥐고 애타게 지켜봐”

‘황금종려상’ 주역 한자리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19-05-29 18:41:04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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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이유가 있었다. 지난 28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기자 시사로 국내에서 베일을 벗은 ‘기생충’은 봉준호 감독만의 영화적 재미와 만만치 않은 메시지 그리고 송강호를 필두로 한 배우들의 품격 있는 연기, 재치 있는 대사를 뽐내며 황금종려상 수상 이유를 증명했다. 특히 가난한 기택(송강호)네 가족과 부자인 박사장(이선균)네 가족이 빚어내는 기묘한 충돌과 긴장감 그리고 예상치 못한 상황 전개는 ‘기생충’의 백미로 꼽힌다.
   
기자 간담회에서 소감을 밝힌 봉준호 감독(왼쪽부터)과 배우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조여정 이선균 송강호. CJ엔터테인먼트 제공
기자 시사 이후 간담회 자리에 오른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은 열띤 질문에 즐겁게 대답했다. 특히 장혜진은 잠시 울먹이며 벅찬 감동을 보이기도 했다.

-다른 배우들은 일찍 귀국해서 그 자리에 없었는데, 국내에서 수상 소식을 듣고 어떤 기분이었나.

▶(이선균)시상식이 우리나라 시간으로 26일 새벽에 열렸는데, 인터넷 라이브 영상으로 봤다. 보는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자주 끊기더라. 수상 모습을 보며 마치 제가 칸에 있는 것처럼 벅차서 잠이 안 오더라. 그래서 맥주 한 캔 마시면서 자축했다.

▶(장혜진)라이브 영상을 보는데 중요한 장면에서 끊겨서 ‘어떻게 되는 거지?’ 했다. 그런데 봉 감독님이 상을 받아서 “내 생에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했다. 새벽에 시간 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한잔했다.

-봉 감독님은 수상 소감에서 “나는 12세 나이에 영화감독이 되기로 마음먹었던 소심하고 어리숙한 영화광이었다”고 했다. 그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봉준호)칸이 프랑스였기 때문에 그쪽 나이로 열두 살이었고, 우리나라 나이로는 14살 중학생 때였다. 그때부터 감독이 되고 싶어 영화잡지를 스크랩하고, 감독들을 동경하는 평범한 아이 중 한 명이었다. 그런데 집착이 강한 성격이라 그 후에도 계속 영화를 좋아했고, 그러다 영화를 찍게 되고, 이렇게 좋은 배우들을 만난 것 같다.

-연기하면서 기억에 남는 부분은.

▶(송강호)‘기생충’은 장르 영화의 틀을 갖추면서도 많은 장르가 혼합된 느낌이 있다. 연기할 때 낯섦 같은 것들이 두렵기도 했지만 신기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것을 관객에게 어떻게 설득력 있게 전달할까 고민했다. 영화의 참신한 진행이 그런 두려움을 상쇄시켰고, 배우들끼리 가족 단위로 앙상블을 이루며 자연스럽게 연기했다.

▶(최우식)가족들끼리 하는 장면은 모두 좋았다. 특히 영화 초반 가족이 모여서 돈을 벌기 위해 피자 박스를 접는 장면은 서로 웃으며 잘 찍었다.

▶(박소담)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빨리 내 말로 만들어 연기하고 싶다는 욕심이 들 정도로 대사가 좋았다. 기정의 대사를 제 목소리로 말할 수 있어 행복했다.

▶(장혜진)큰 역할은 처음이라 긴 호흡을 잘 끌어갈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봉 감독님과 선배님들이 조언을 해줘서 잘 마쳤다. 특히 봉 감독님과 홍경표 촬영 감독님이 제 두툼한 턱살을 사랑해주신 것이 기억난다.

-봉 감독님은 이전 두 작품 ‘설국열차’와 ‘옥자’는 해외에서 작업했다. 그래서 이번 ‘기생충’은 한국어 대사에 갈증을 풀 수 있었을 것 같다.

▶(봉준호)그것은 부정할 수 없다. 촬영장에서 제가 방언 터지듯 우리말을 했다. 무엇보다 촬영장에서 바로바로 대사의 토씨를 바꿔서 토스를 해주면 배우들이 강스파이크를 하는, 주거니 받거니 하는 재미가 있었다. 영어로 하면 그것이 조금 힘들다.

-‘기생충’은 오는 30일 개봉한다. 관객에게 한마디 한다면.

▶(봉준호)칸은 과거가 됐고 이제 관객을 만난다. 한 분 한 분의 소감이 궁금하다. 시간이 되면 분장을 하고 티켓을 사서 진짜 관객들 틈바구니에서 속닥속닥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들으며 영화를 보려 한다. ‘기생충’을 생생하게 보시려면 영화의 내용이 미리 알려지지 않아야 한다.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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