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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여 년 세월 견딘 아라홍련 자태에 흠뻑 빠지다

경남 함안여행

  • 최정현 기자
  •  |   입력 : 2019-07-17 19:24:04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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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만9800여 ㎡ 규모의 연꽃테마파크
- 고려 시대 때 연씨 싹 틔워 꽃밭 조성
- 탐방로·물안개 벤치 등 편의시설 다양

- 아이 방학기간 가볼 만한 함안박물관
- 조선 시대 지어진 정자 무진정·악양루
- 선조들이 남긴 역사 숨결 느낄 수 있어

아시아 남부와 오스트레일리아 북부가 원산지다. 진흙 속에서 자라지만 청결하고 고귀한 식물이다. 연못에서 자라고 논밭에서 재배하기도 한다. 뿌리줄기는 굵고 옆으로 뻗어가며 마디가 많고 가을에는 특히 끝부분이 굵어진다. 잎은 뿌리줄기에서 나와서 높이 1~2m로 자란 잎자루 끝에 달리고 둥글다. 꽃은 홍색 또는 백색이며 꽃줄기 끝에 1개씩 달리고 지름 15∼20㎝ 크기다. 꽃잎은 달걀을 거꾸로 세운 모양이며 수술은 여러 개이다. 종자의 수명은 길고 2000년 묵은 종자가 발아한 예가 있다. 잎은 수렴제·지혈제로 사용하거나 민간에서 오줌싸개 치료에 이용한다. 땅속줄기는 연근이라고 하며, 비타민과 미네랄 함량이 비교적 높아 생채나 그 밖의 요리에 많이 이용한다. 뿌리줄기와 열매는 약용으로 하고 부인병에 쓴다. 연꽃에 대한 설명이다.
경남 함안군 연꽃테마파크는 여름철 개화기를 맞아 수만 송이의 다양한 연꽃이 활짝 피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 탐방로에 세워진 벤치 천장에서는 시원한 물안개가 뿜여져 나오는 등 다양한 편의 시설도 갖추고 있다.
연꽃은 부처님 탄생을 알리려 핀다고 전하며, 불교에서 극락세계는 모든 신자가 연꽃 위에 신으로 태어난다고 믿었다. 불교에서도 부처상이나 스님이 연꽃 대좌에 앉는 풍습이 생겼다. 극락세계를 신성한 연꽃이 자라는 연못이라고 생각하여 사찰 경내에 연못을 만들기도 했다.

더위가 절정인 7~8월은 연꽃이 활짝 피는 시기다. 화려한 연꽃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더위를 감수해야 한다. 경남 함안군의 연꽃테마파크를 찾아 활짝 핀 연꽃의 매력에 흠뻑 빠져봤다. 함안은 아라가야의 옛 도읍지다. 함안박물관에서 찬란한 아라가야의 유적을 확인했다. 함안의 대표적 정자인 무진정과 악양루도 찾아, 선조들의 풍류를 엿보기도 했다.

■넓은 면적에 편의시설도 다양

연꽃테마파크 포토존 에서 관람객들이 연꽃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연꽃테마파크는 함안군의 중심지인 가야읍내에서 가까운 곳에 있다. 멀리서 바라본 연꽃테마파크는 연초록의 커다란 연못에 붉은색, 흰색 등 물감을 점점이 뿌려놓은 듯 했다. 함안군이 2013년 조성한 연꽃테마파크는 천연 늪지를 활용한 지연친화적 공원으로 10만9800여 ㎡ 규모다. 연꽃을 가까이서 보기 위해 공원으로 들어가자 여기저기서 탄성이 들려왔다. “꽃 색깔이 어쩌면 이렇게 고울 수가 있지.” “나는 꽃보다도 꽃잎이 더 마음에 드는데.” 관광객들은 저마다 맘에 드는 꽃을 카메라에 담느라 여념이 없다. “자기야 내가 예뻐, 연꽃이 예뻐.” 연꽃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며 주고받는 애교 섞인 얘기도 들려왔다.

연꽃테마파크 조성의 계기가 재미있다. 2009년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의 함안 성산산성발굴조사 과정 중 연못에서 옛 연씨가 수습됐다. 그중 두 알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의뢰해, 연대를 측정한 결과 700여 년 전 고려 시대 연꽃 씨임이 밝혀졌다. 함안박물관과 농업기술센터는 공동으로 연의 씨를 싹틔우기 위해 씨담그기를 했고, 그중 세 알에서 싹을 틔우는 데 성공했다. 이후 분갈이 등을 통해 이듬해 7월 첫 꽃을 피움으로써 고려 시대 연꽃은 700여 년 세월을 견디어 연붉은 빛깔의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냈다. 이 꽃 이름이 ‘아라홍련’이다. 함안 연꽃테마파크는 역사적 의의를 지닌 아라홍련이 주인공이다. 법수면 옥수늪에서 자생하는 토종 연꽃인 법수홍련도 넓게 식재돼 있다. 연꽃 가운데 꽃이 가장 크고 꽃잎도 넓은 백련, 굵고 짧은 땅속 줄기에서 많은 잎자루가 자라 물 위에서 잎을 늘어뜨린 수련도 구경할 수 있다.

공원 사이로 탐방로가 잘 조성돼 편리하다. 팔각정과 그늘 쉼터, 벤치 등 편의시설도 다양하다. 장미터널 박터널 포토존도 설치돼 있다. 천장에서 시원한 물안개를 뿜어내는 벤치도 있어 관광객들에게 인기다. 공원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도 있다. 연못 분수에서는 일정 시간에 시원한 물줄기도 뿜어낸다. 참고로 연꽃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이른 새벽부터 오전 시간대에 찾는 것이 좋다. 비교적 시원한 오전에 꽃잎을 열었다가 오후에는 꽃잎을 닫는 연꽃 특성 때문이다.

한편 함안군은 지난 15일부터 이달 31일까지 일정으로 ‘제2회 함안 연꽃테마파크 연꽃 사진 공모전’을 개최하고 있다.

함안은 선사시대부터 사람들이 삶의 터전을 일구었고, 고대에는 강력한 아라가야를 건국해 금관가야와 함께 가야국을 대표하며 삼국과 당당히 경쟁했다. 또 각지에 남아 있는 불상과 절터에서 통일신라~고려시대에 꽃피웠던 불교문화, 건축물을 통해 조선시대 유교문화를 한데 느낄 수 있는 고장이다. 일제강점기에는 경남지역 최초의 3·1독립운동이 일어나는 등 많은 애국지사도 배출했다. 함안박물관에 가면 이런 함안 역사의 숨결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여름 방학 기간 아이들과 같이 가면 좋은 장소다. 함안박물관은 연꽃테마파크에서 걸어서 10분 거리다. 함안박물관 입구에서는 1600여 ㎡의 아라홍련 시배지도 만날 수 있다.

■정자에서 뛰어난 조망을 만끽

함안박물관에 설치된 아라가야 장수의 모형. 갑옷과 투구를 갖춘 늠름한 모습이다.
함안면 괴산리에 가면 무진정이라는 정자가 있다. 조선 시대 조삼 선생이 후진을 양성하고 여생을 보내려고 지금의 자리에 직접 지었다고 한다. 무진은 조삼 선생의 호다. 1473년(성종 4년)에 태어나 무진 조삼 선생은 성종 20년(1489) 진사시에 합격하고 중종 2년(1507) 문과에 급제하여 함양 · 창원 · 대구 · 성주 · 상주의 부사와 목사를 역임했다.

무진정 바로 앞에는 인공으로 조성한 연못이 있다. 연못 옆으로 무진정에 갈 수도 있고, 연못 다리를 가로질러 무진정에 오를 수도 있다. 무진정은 앞면 3칸옆면 2칸의 건물로 지붕은 옆면이 여덟 팔자 모양과 비슷한 팔작지붕이다. 앞면의 가운데 칸에는 온돌방이 아닌 마루방으로 꾸며져 있고, 정자 바닥은 모두 바닥에서 띄워 올린 누마루 형식이다. 기둥 위에 아무런 장식이나 조각물이 없어 전체적으로 단순하고 소박한 건물로 조선 전기의 정자 형식을 잘 보여주고 있다.

무진정에서는 매년 4월 초파일에 함안낙화놀이가 열린다. 참나무 숯가루를 한지에 싼 낙화봉에, 저녁 무렵 불을 붙이면 숯가루가 꽃가루처럼 무진정 연못 위로 흩날리는 불꽃놀이다. 불꽃이 바람에 흐드러지는 풍경은 황홀할 정도다.

대산면 악양마을 북쪽 절벽에 있는 악양루는 조선 철종 8년(1857)에 세워진 정자다. 한국전쟁 이후에 복원했으며, 1963년에 다시 고쳐 지었다. 앞면 3칸 · 옆면 2칸 규모 건물이다. 정자의 이름은 중국의 명승지인 ‘악양’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고 전한다. 악양루에 오르니 아래로 남강이 흐르고, 강 건너에는 넓은 들판과 법수면의 제방이 한눈에 들어온다.


◆지역 대표 먹거리

- 한우사골 국물에 밥 풍덩~ 여름철 보양식 소고기국밥

함안 한우국밥촌의 소고기국밥. 질 좋은 한우와 콩나물이 잘 어우러져 외지인에게도 인기다.
국에다 밥을 말아 먹는 국밥은 맛도 맛이지만 먹기에도 편해 한국인이 좋아하는 대표적인 음식 중 하나다. 뜨끈한 국물의 국밥은 추운 겨울에도 좋지만 땀을 많이 흘리는 한여름에는 기운을 돋워주는 음식이다.

함안에는 구수한 한우가 들어간 소고기국밥이 유명하다. 한우소고기국밥을 먹으려면 함안면 면소재지에 있는 한우국밥촌으로 가면 된다. 함읍우체국 앞 공영주차장을 끼고 있는 한우국밥촌의 국밥집은 3곳이다. 함안 한우국밥은 한우사골, 양지, 사태 등을 넣고 3~4시간 육수를 뽀얗게 우린다. 여기에 두툼한 소고기 사태, 뭉텅뭉텅 썬 선지, 콩나물, 무 등을 넣고 푸욱 끓여낸다. 육개장과 비슷하지만 맛은 훨씬 담백하다. 반찬은 양파와 풋고추, 잘 익은 김치(혹은 깍두기)로 단출하다. 백종원도 방송에서 함안 한우국밥을 “진정한 국밥이다”고 치켜세웠다.

국에 밥을 넣은 소고기국밥과 면을 넣은 소고기국수, 밥과 면을 반씩 넣은 짬뽕을 파는데 사실상 짬뽕이 대표 메뉴다. 석쇠에 구워 불맛을 낸 한우불고기와 돼지불고기도 인기 메뉴다.

글·사진=최정현 기자 cjh@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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