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주강현의 세계의 해양박물관 <13> 이탈리아 해군역사박물관

무역으로 번영 누린 베네치아, 해군기지에 거대한 역사관 꾸며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7-17 18:47:40
  •  |   본지 17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주요 군사거점 아르세날에 위치
- 15세기 고풍스러운 건물 활용
- 다양한 역사책·전투장비 전시

- 입구 시계탑은 거대 해군력 과시
- 선박 뱃머리엔 화려한 장식 눈길
- 동양 군함 중엔 거북선도 한자리

- 배 설계도·배치도 보고 있으면
- 1000년 전 해양왕국 꿈꾸며
- 번성했던 도시국가 위용 느껴져

이탈리아 베네치아는 석호와 운하의 도시다. 석호라는 지극히 인간이 생존하기 어려운 환경에 건축물이 들어섰기 때문에 역으로 외침을 덜 받고 1000년을 버텨왔다. 그 품안에 리알토, 무라노, 부라노 같은 섬이 안겨 있다. 섬은 거미줄 운하로 연결됐으며 S자형의 대운하뿐 아니라 중소운하가 미로를 형성하여 118개의 섬이 400여 개의 다리로 연결된다.
   
이탈리아 해군의 본거지이자 베네치아 해양박물관이 있는 아르세날로 들어가는 입구. 아름다운 2개의 시계탑이 해군력을 상징하는 듯하다.
늪에 말뚝을 박아 건물을 세웠다. 베네치아 사람들은 석호 틈새에 운하를 파고 자연적 조류를 이용하여 오로지 배만 가지고 골목골목을 누비는 교통시스템을 만들어냈다. 해군력이 발달할 수 밖에 없는 역사적·자연적 조건이 도시 입지 자체에서 부여된다. 자연이 강요하는 강력한 제한성을 역으로 환치하여 강력한 해양력을 만들어냈다.

베네치아인은 ‘베니스의 상인’에서 보이듯 철저한 장사꾼 기질을 발휘한다. 샤일록이라는 유태인이 등장하듯이 실제로 베네치아에는 유태인이 살던 구역이 별도로 존재한다. 유태인은 보이지 않는 그림자처럼 베네치아에서도 경제적 ‘물주’로서 움직였다. 베네치아인은 해상 무역을 통해 부를 축적했고, 축적된 부는 도시국가의 번영에 토대가 됐다.

■ 해상무역과 강력한 해양력

   
붉은 벽돌 건물의 베네치아 해양박물관.
해상무역의 동선은 지중해 전체를 포괄했다. 실크로드를 거쳐서 아나톨리아(오늘날의 터키)반도나 레바논 등 동부지중해변까지 당도한 동방의 물건이 베네치아로 넘어갔다. 북아프리카 알렉산드리아 항구까지 당도한 향료, 비단 등도 베네치아로 흘러갔다. 마르코 폴로의 동방으로의 여행과 귀환은 베네치아가 동서 교류처이기에 가능한 선택이었다.

이러한 긴 해상무역로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해군이 요구되었다. 이탈리아 바다도시들이 해상교역을 확대하고 해군력을 강화하려는 시도는 1000년 이전에 이미 시작되었다. 베네치아와 아말피, 피사와 제노바는 함대를 구축하고 지중해 서쪽에 강력한 교두보를 확보한다. 북아프리카와 유럽 지중해에 진출한 이슬람 세력과 상호 협력 혹은 경쟁적인 해상전략을 구사하면서 무역로를 확충한다.

로마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듯이 베네치아의 해양력도 하루아침이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 17세기 초, 베네치아의 병기창은 무려 1800명이 넘는 직원을 둔 국영기업으로 발전했을 정도다. 그 막강하던 병기창이 위치하던 곳이 아르세날(arsenale) 구역이다. 오늘날 박물관이 위치한 곳은 바로 병기창이 있던 아르세날이다.

   
선박 전시실. 배를 건조하던 설계도면과 지도, 역사책, 그림 등도 잘 보관돼 있다.
통칭 베네치아 해양박물관이라고 부르지만 더 정확한 명칭은 ‘베네치아 해군역사박물관’이다. 아르세날은 산마르코 광장에서 20여 분 걸어가는 곳에 너른 지대를 점령하고 있다. 박물관은 아르세날 구역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위치한다. 전통적으로 베네치아의 해군기지와 조선소로 활용되던 중요 해군거점이다. 고풍스러운 붉은 벽돌 건물로 탄탄하게 지어진 거대한 옛 건물을 활용해 박물관으로 변신시켰다.

해양박물관은 이탈리아에서도 대단히 중요한 곳으로 15세기의 고풍스러운 건물에 입주했다. 박물관 입구에는 커다란 닻이 두 개 놓여 있다. 박물관은 아르세날의 고대 조선소 창고에 들어선 선박 전시관, 18세기에 재건된 해군 종교시설인 산비아지오(san biagio) 교회, 42개에 이르는 큰 규모의 전시실 등으로 구성된다. 도시공국의 역사를 웅변하는 다양한 설계도면과 지도, 역사책, 그림 등도 수집되어 있다. 박물관 본관 건물의 1층과 2층은 이탈리아 해군의 역사와 장비를 전시하고 있다. 3층은 석호의 전형적인 보트와 곤돌라, 4층의 스웨덴 룸은 베네치아와 스웨덴의 친교를 위한 공간이다.

■번영을 구가하던 조선소

   
도시국가의 상징인 사자상.
도시국가의 방어를 위한 지도, 해양력을 과시하는 선박 모형들, 온갖 장식으로 위엄을 떨치는 선박, 옛 지도와 천구의, 특히 많은 것은 대포와 총이다. 선박의 뱃머리에 달았던 휘거들이 잘 보존되고 있으며, 배를 건조하던 설계도면과 선박 배치도 등도 잘 전승되고 있다. 조선 자재와 함선이 가득한 조선소 그림을 보면 베네치아의 번성기에 발휘하던 강력한 해양력을 실감할 수 있다. 베네치아를 상징하는 곤돌라도 빠질 수 없으며, 어선도 수집되어 전시 중이다. 동양의 군함이 모여 있는 전시관에서는 거북선도 만날 수 있는데, 해군참모총장 이은수 제독이 증정했다는 것 이외에 자세한 설명문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

   
아르세날은 이탈리아 해군이 주둔하고 있어 일반인은 출입금지다. 베네치아비엔날레 공간의 일부로 개방하는 구역도 있다. 베네치아공국 이래로 오늘에 이르기까지 아르세날이 해군 거점으로 장기지속됨을 시사한다. 아르세날 입구에 아름다운 2개의 시계탑이 해군력의 상징과도 같이 우뚝 서 있다. 보트가 시계탑 사이로 오고 간다. 베네치아가 한창 전성기를 누릴 때 쓰던 건물들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금단의 땅으로 존재한다. 해양박물관은 이들의 바다 역사를 기록·보존·전승하는 강력한 진지로서 기능하는 중이다.

국립해양박물관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울산 경남 오후부터 흐려져…가끔 비 내리는 곳도
  2. 2중동 바퀴벌레 부산에 터 잡았다…감만항에 바글바글
  3. 3[속보]트럼프 노벨평화상 불발에 격앙 “8개 받았어야”
  4. 4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9.5원… 전주보다 1.3원 ↓
  5. 55t건설기계로 용접 작업자 들이받아 숨지게 한 무면허 운전자 징역 1년
  6. 6‘갑자기 와르르’ 대구 마트 천장 붕괴에 36명 다쳐
  7. 7푸틴과 손잡은 트럼프, 러시아 경유 공급키로…대러 제재 완화
  8. 8“여기가 이란이냐” 美 총기난사범 사형 온라인 생중계 앞두고 비판 속출
  9. 9與 “한동훈 딸 수사 덮었나”…법무장관 당시 수사개입 의혹 공세
  10. 10[속보]법원 선처 받아 출소한 날 택시기사 얼굴에 주먹 휘두른 50대
  1. 1與 “한동훈 딸 수사 덮었나”…법무장관 당시 수사개입 의혹 공세
  2. 2국힘 “李 대통령, 北 저자세 정동영 즉각 경질하라”
  3. 3나경원 ‘젤렌스키 감사 서한’에 與 “매국”…나 “친북 정권”
  4. 4조경태, 9일 봉하마을서 盧 참배…與 사하을 기초의원들 “복당 반대”
  5. 5김희정 의원 ‘대주주 회생동의 촉구’ 국제신문 농성장 찾아 응원
  6. 6부산 기관장 후보 김태호·김명수, 시의회 인사청문서 부적격 판정(종합)
  7. 7李대통령 “능력 안되면서 큰자리 요구하다 안 되니 내부 공격”
  8. 8‘정청래 비자 보류’에 민주당은 유감…국힘 “한미동맹 균열”
  9. 9이 대통령 지지율 직전과 같은 37%…민주당 35%, 국민의힘 26%
  10. 10“여야 협치로 市 조직개편·추경 성과…다음은 민생·PK 초광역”
  1. 1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9.5원… 전주보다 1.3원 ↓
  2. 2부산 복덩이 ‘부캉이’ 대선소주 모델됐다(종합)
  3. 3산은 회장 “통합 LCC 본사 부산행 결정 땐 적극 지원”
  4. 4부산 찾은 외국인 올 1~8월 343만 명 돌파…프랑스 관광객 작년보다 111%↑
  5. 5전재수 “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조속 통과…소급적용도 추진”
  6. 6[뉴스 분석] 수도권, 가덕신공항 또 트집…국책사업 발목 자성 촉구 목소리(종합)
  7. 7태웅, 1년 갈등 ‘봉합’…노사정 상생협약 체결
  8. 8‘극지해양 독후감’ 공모전 대상 고등부 김세형, 대학·일반부 하웅 씨
  9. 9부산항 오는 배 위치 실시간 확인
  10. 10최태원 회장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가장 빠른 속도로 최대한 짓겠다"
  1. 1부산 울산 경남 오후부터 흐려져…가끔 비 내리는 곳도
  2. 2중동 바퀴벌레 부산에 터 잡았다…감만항에 바글바글
  3. 35t건설기계로 용접 작업자 들이받아 숨지게 한 무면허 운전자 징역 1년
  4. 4‘갑자기 와르르’ 대구 마트 천장 붕괴에 36명 다쳐
  5. 5[속보]법원 선처 받아 출소한 날 택시기사 얼굴에 주먹 휘두른 50대
  6. 6천장 마감재 와르르…주방용품 판매 중 날벼락에 38명 부상(종합)
  7. 7[속보] 서울서 지인 여성 찌르고 도주한 영국인, 9일 만에 영국서 검거
  8. 8광양서 2천300L 등유 탱크에 작업자 깔려…1명 사망·1명 중상
  9. 9경찰, 대구 상가 천장 붕괴 사고 수사전담팀 구성…33명 투입
  10. 10양산선 개통 코앞인데…인력 충원 없다
  1. 1가을야구 못간 롯데 자이언츠, 정규시즌 3위 승부처돼 난감
  2. 2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3. 3AG 4개의 金 호령한 바다의 왕자…“다음은 올림픽 포디움”
  4. 4김영광, 보복 운전 사과 “운전 습관 돌아보겠다”
  5. 5막 오른 ‘HJ중공업·동부건설 챔피언십’…최예본·한아름 공동 선두
  6. 6“핸드볼 8년 만의 아시안게임 金…맏언니로서 기뻐”
  7. 7SON A매치 최다골 대기록에도…뒤숭숭한 韓축구
  8. 8하현승, 계약금 16억에 키움 입단
  9. 9김도영 굳히기냐, 힐리어드·오스틴 뒤집기냐
  10. 10롯데, KIA에 4-12 패…8회 7실점 ‘와르르’
우리은행
부산 야구장 미래는
경기 7시간 전 입장해 쇼핑·식사…종일 즐기는 교세라돔
부산 야구장 미래는
야구 없는 날에도 팬·관광객 북적…도쿄돔 일대는 미니도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