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여름에 개봉한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은 월트 디즈니 최초의 창작 애니메이션이자 역대 최고의 수입을 거두며 애니메이션 르네상스시대를 열었다. 아들을 위해 희생하는 아버지 사자 무파사를 죽게 한 모략꾼 삼촌 스카를 밀어내고 왕위에 오르는 아들 사자 심바의 이야기는 애니메이션의 고전이 됐다. OST 또한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다.
월트 디즈니는 ‘말레피센트’ ‘신데렐라’ ‘정글북’ ‘미녀와 야수’ ‘덤보’ ‘알라딘’에 이어 ‘라이온 킹’을 디즈니 라이브 액션 영화로 내놓았다. 영화가 시작되면 가슴을 뛰게 만드는 OST ‘생명의 순환’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광활한 아프리카 대륙의 동물들이 모여들고, 주술사 원숭이 라피키가 아기 심바를 바위 위에서 들어올리는 장면이 전율을 느끼게 한다.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사바나 초원은 한순간에 마음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 이상하리만큼 큰 감동을 느끼지 못한다. 모두 CG로 구현된 동물 캐릭터도 초반에는 신기하지만 점점 시들해지고, 원작 애니메이션이 줬던 감동은 예전만 못하다. 심바의 친구인 자주나 티몬도 매력적이지 않고, 귀에 익숙한 OST가 나오는 장면도 별 감흥 없이 지나간다.
‘아이언맨’ 시리즈와 ‘정글북’의 존 파브로 감독과 할리우드의 최고 스태프가 제작한 영화답게 라이브 액션은 너무도 사실적이고, 매력적인데 감흥이 없다. 그 이유는 캐릭터에서 감정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자주와 티몬, 심바가 ‘근심 걱정을 잊고 모든 것이 잘될 거야’라는 의미의 ‘하쿠나 마타타’를 부를 때 음악만 흥겹다. 심바와 날라의 러브송인 ‘캔 유 필 더 러브 투나잇’을 부를 땐 사랑스러움이 느껴지지 않는다. 기대치가 높았던 ‘라이온 킹’은 25년 전 애니메이션의 감동을 다시 주기에 많이 모자란다. 17일 개봉.
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