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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원 최고의 물안개, 붉은 용 닮은 협곡…기이하지 않은 데가 없다

중국 후난성의 ‘숨은 보석’ 천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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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강·동강호, 장가계 풍경과 어깨 견줘
- 4월 중순~10월 중순 피어나는 물안개
- 일출·일몰 전후 2시간씩 볼 수 있어
- 유람선 타고 두솔도 가면 웅장한 용굴도

-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된 비천산
- 백악기 붉은 모래 쌓인 사암으로 형성
- 오랜 세월 강물·빗물에 깎여 비경 이뤄
- 석해폭포·신선지 등 ‘작은 계림’ 불려

- 높이 1905m 망산국가산림공원
- 원시림 99% 이상… 산림욕 방문객 많아
- 장시성 인근 여성온천 여독 풀기 제격

남한 면적의 95배, 한반도 전체와 비교하더라도 43배에 달하는 중국. 넓은 면적만큼이나 다양한 문화와 기후, 지질에 유서 깊은 역사적 자산까지 실로 중국이라는 하나의 단어로 담기에 부족한 풍성함을 갖춘 나라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본 다음으로 많이 찾는 나라이지만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감춰진 보물이 무궁무진한 나라이기도 하다. 중국에서도 후난성(湖南省)은 명소가 많기로 유명한 지역이다. 장가계(장자제)와 동정호(洞庭湖)와 달리는 중국 여행을 가보지 않은 이라도 익히 아는 곳이다. 하지만 중국 여행을 여러 번 가본 이라도 낯선 지역이 후난성 남부의 천저우(郴州)다. ‘가공하지 않은 보석 원석’으로 불리는 아름다운 경관을 숨긴 곳, 천저우의 명소를 찾았다.
   
이른 아침 관광객들이 중국 천저우 동강 탐방로에서 수면을 덮은 물안개를 구경하고 있다. 봄에서 가을까지 매일 아침과 저녁 동강댐에서 방류하는 차가운 물이 따뜻한 공기와 만나 몽환적인 물안개를 만들어낸다.
■중원 최고의 물안개, 동강과 동강호

남한 면적의 갑절이 넘는 후난성에서 네 번째로 넓은 천저우는 딱 경상북도만 한데 연간 200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40%에 육박하는 어마어마한 숫자의 관광객이 천저우에서 꼭 들르는 곳이 있으니 바로 중원 최고의 물안개를 자랑하는 동강과 동강호(東江湖·둥장호)다. 국가급 풍경명승구이자 2015년 후난성에서는 8번째로 5A(AAAAA)급 국가관광지(여유경구)로 선정된 동강과 동강호는 우리나라에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 중국에서는 장가계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이른 시간 피어올랐다가 사라지는 물안개를 보려고 아침 식사도 거르고 동강을 찾아갔다. 마침 굵은 빗방울이 떨어졌지만 궂은 날씨와 상관없이 짙은 물안개가 수면 위를 두껍게 덮었다. 오히려 낮게 깔린 구름이 강을 낀 산허리를 감아 더욱 운치 있는 풍경을 보여줬다. 물안개는 동강댐에서부터 하류로 10㎞에 걸쳐 볼 수 있다. 중간중간 물가로 설치한 탐방로는 잠시 서서 경치를 감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사람이 몰린다. 물 위에 띄운 전망 공간 앞에는 조각배를 탄 초로의 노인이 투망을 던지면서 모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물안개는 4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 일출 전후 2시간, 일몰 전후 2시간에 매일 볼 수 있다. 동강 물안개는 사실 중국의 관광 명소로는 ‘신상’이나 마찬가지다. 중국에서 13번째로 넓은 인공호인 동강호는 1986년 완공돼 물을 담았는데 댐의 방류가 시작되면서 물안개의 명성이 탄생했다.

물안개가 옅어질 즈음 동강호로 올라가 유람선을 타고 30분 남짓 달리면 두솔도에 닿는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베트남 하롱베이의 승솟동굴처럼 시간과 물이 어우러져 만들어진 석회암 동굴인 용굴이 맞이한다. 중국 유명 드라마 ‘서유기’의 무대가 되기도 한 용굴은 일방통행로를 따라 한 바퀴 도는 데 40분 정도가 걸린다. 규모에서는 승솟동굴이나 우리나라 석회암 동굴보다 크고 동굴 생성물도 다양한데 빨갛고 파란 원색의 조명이 고유의 아름다움을 반감시키는 느낌이다.

   
오랜 세월 빗물에 깎인 붉은색 사암이 신선의 손가락을 닮았다는 비천산의 신선지.
■거대한 붉은 사암, 하늘로 솟은 비천산

동강댐에서 흘러내린 강물은 동강 협곡에서 신비로운 물안개를 만들어낸 뒤 서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가 천저우시의 북쪽으로 흘러간다. 크게 두어 구비를 튼 동강과 이어지는 취강을 장식하는 천저우의 또 다른 절경이 비천산이다. 중국의 4A급 국가관광지이자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된 비천산은 공룡이 거닐던 백악기에 붉은색의 모래가 퇴적돼 형성된 사암이 오랜 세월에 걸쳐 강물과 빗물에 깎여 만들어진 비경이다. ‘하늘로 날아오르는 산’이라는 의미의 비천산은 멀리 동강 건너편에서 바라보면 흡사 붉은색 용이 몸을 트는 듯한 형상으로 보이기도 한다.

산이라는 이름이 붙기는 했지만 언덕에 가까운 비천산 구경은 입구에서 완만한 도로를 따라 정상까지 올라가서 시작된다. 정면 곳곳에 붉은색 암벽과 협곡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비천산의 절경은 명나라 때의 유명한 지리학자인 서하객이 이곳을 두고 ‘한 치의 땅도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고 단 하나의 산도 기이하지 않은 데가 없다’고 극찬한 그대로다. ‘작은 계림’으로도 불리는 비천산 탐방로를 돌면 초록의 풀밭 너머 붉은 암벽이 솟는가 하면 수십 m 벼랑이 발아래 불쑥 나타나기도 한다. ‘석해(石海)폭포’는 나무 한 그루 없는 붉은색 암벽에 비가 올 때만 모습을 보인다. 굵게 골이 진 사암이 신선의 손가락처럼 보인다는 ‘신선지’가 바로 붙어 있다. 비천산 일대를 제대로 둘러보려면 두어 시간으로는 부족할 정도로 수많은 비경을 감추고 있다.

■중국 최고의 음이온 샤워, 망산

   
중국에서 가장 음이온 양이 많다는 망산국가산림공원에 솟은 장군채 기암.
천저우는 수풀 림 자에 마을 읍 자가 붙은 한자 풀이처럼 드넓은 중국에서도 숲이 울창하기로 이름난 ‘숲의 도시’다. 그중에서도 망산(莽山)국가산림공원은 숲의 정수를 보여준다. 천저우의 가장 남쪽, 광둥성과의 경계를 이루는 망산은 높이 1905m로 지리산(1915m)과 거의 비슷한 높이다. 망산 숲의 99% 이상이 원시림으로 풍부한 수량의 계곡·폭포와 어우러져 ㎤당 10만 개가 넘는 음이온이 뿜어져 나오는 곳이다. 망산 방문객의 80% 이상이 중국 최고의 음이온 샤워, 즉 산림욕을 하러 온다. 해발 500m 지점의 서문 매표소를 출발해 해발 1200m에서 차를 내려 30~40분 음이온 샤워를 하며 원시림을 뚫고 가면 눈앞에 작은 장가계로 불리는 장군채의 암봉이 눈앞에 나타난다. 이곳 외에도 매표소와 가까운 후왕채의 2단 폭포에서는 물보라를 맞으며 음이온을 듬뿍 마실 수 있다.

   
동강호의 명물인 두솔도의 석회암 동굴.
■온천+워터파크, 여성온천

천저우 안에서 이동하는 데는 그다지 오래 걸리지는 않는데 공항이 있는 광저우에서 최소 5시간은 차로 달려야 한다. 아무리 체력이 좋아도 여행에는 피로가 동반한다. 천저우 남동쪽의 4A급 온천지구인 여성(汝城)온천에서 여독을 말끔하게 씻을 수 있다. 장시성과 가까운 천저우의 구석에 있는 여성온천은 흔히 온천이라고 하면 떠올리는 일본의 특급 온천에 뒤지지 않는 수질과 시설을 자랑한다. 특히 최근 집중적으로 개발이 집행되면서 대부분 숙박시설이 새로 문을 열어 깔끔하다. 사방이 야트막한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 지형의 동네 전체가 온천이다. 이 가운데 복천산장은 이곳의 대표적인 리조트다. 여러 동의 분리된 객실과 함께 온천수를 활용한 수영장과 워터파크 시설까지 갖추고 있어 최대한 일찍 체크인하고 늦게 체크아웃해야 이 호텔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글·사진=이진규 전문기자 ocean@kookje.co.kr

취재 협조=아시아나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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