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부산의 전통주 양조장 <1> 영도 개똥쑥막걸리

깔끔한 맛 끝 쌉싸름 개똥쑥 향 … ‘몸에 좋은 술’ 치열한 연구로 탄생

  •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  |   입력 : 2019-08-07 19:32:50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요즘 부산이 수제맥주의 성지로 통한다. 작은 양조장에서 만든 개성 넘치는 수제맥주를 먹으러 일부러 부산을 찾는 관광객도 있다. 그런데 아직 부산의 전통주는 수제맥주에 비해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부산에는 작은 양조장에서 각자의 비법으로 특색 있게 만든 전통주 브랜드가 제법 있다. 부산의 작은 전통주 양조장을 찾아 좋은 술을 만들어 세상에 내놓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개똥쑥·막걸리 접합 태종대양조
- 대표는 30대 청년 손현민 씨
- 3년간 수없이 실험과 실패 반복
- ‘항암식품’ 개똥쑥 듬뿍 넣되
- 저온추출로 특유의 향 억제
- 정통막걸리 담백한 맛 살려
- ‘발품 홍보’ 영도만 250곳 납품
- 이름난 지역 막걸리로 뜨는 중

개똥쑥막걸리는 2017년 초 출시됐다. 건강에 좋은 개똥쑥을 막걸리에 접합한 이색적인 전통주다. 개똥쑥막걸리 양조장은 부산 영도 태종대 근처에 있다. 영도를 중심으로 유통망을 넓혀 ‘영도 술’이라고 불러도 어색함이 없다.
   
부산 영도구 동삼동 태종대양조 양조장에서 손현민 대표가 개똥쑥막걸리를 보여주고 있다. 박수현 선임기자 parksh@kookje.co.kr
개똥쑥막걸리를 만드는 이는 손현민(32) 태종대양조 대표다. ‘전통주’ 하면 나이 지긋한 어르신이 빚는 모습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윤 대표는 30대 초반으로 무척 젊다. 어떤 이유로 막걸리 제조에 뛰어들게 되었을까 궁금했다.

“군 제대를 하고 2013년 막걸리 유통업을 시작했어요.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서 일찍 사회로 진출했어요. 방위산업체에서 군 복무를 하다 보니 직장 생활보다 개인 사업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처음엔 유통만 했지 제조한다는 건 꿈도 꾸지 않았어요. 그러던 중 아버지가 암 판정을 받자 ‘이왕 마시는 술, 좋은 재료로 만들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 한창 건강에 좋다고 미디어를 많이 탄 개똥쑥을 막걸리에 적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됐죠.” 개똥쑥은 항암, 항산화, 면역력 증대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손 대표는 막걸리 제조에 문외한이었다. 그나마 생물학을 부전공한 것이 막걸리 제조 과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 막걸리 유통업을 하며 개똥쑥막걸리 개발에 착수했다. 2014년 막걸리 제조의 처음부터 마지막 단계까지 책과 인터넷을 뒤지며 공부했다. 이후 3년간 수없이 실험하고 수없이 실패했다.

   
막걸리를 만들 쌀을 살펴보는 손 대표.
2017년 비로소 손 대표가 직접 만든 개똥쑥막걸리가 세상에 나왔다. 막걸리에 개똥쑥액 10%를 섞은 6도짜리 술이다. 실제로 먹어본 개똥쑥막걸리는 부드럽고 깔끔했다. 감미료를 쓴 인공적인 맛이 나지 않았다. 풍부하면서도 목 넘김은 가벼웠다. 달지 않았다. 또 쑥 향은 거의 나지 않는다. 끝에 조금 씁쓸한 맛에서 쑥의 존재를 느낄 정도다.

손 대표는 “몸에 좋은 개똥쑥을 듬뿍 넣되 막걸리 본연의 맛과 향을 해치지 않는 것에 초점을 뒀다”고 했다. 개똥쑥 향이 강하면 호불호가 갈리고, 싫증이 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맛과 향이 특이한 술은 한두 번은 호기심에 찾지만 이내 기본 사양으로 돌아가기 마련이다. 손 대표는 ‘저온추출법’을 강구했다. 고온고압에서 개똥쑥액을 추출하면 개똥쑥의 허브향이 강하게 난다. 저온으로 추출하면 좋은 성분은 지키면서 특유의 향은 최소로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손 대표는 “개똥쑥막걸리는 개똥쑥의 효능 덕에 숙취가 적다. 막걸리를 마시면 다음 날 머리가 아프고 숙취가 심하다고 하는데 우리 술은 다르다”고 자신했다.

고생 끝에 자신만의 막걸리를 개발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초기엔 영도의 식당과 주점을 중심으로 판매를 타진했는데 거들떠보지도 않는 곳이 태반이었다. 많은 사람에게 개똥쑥막걸리의 맛을 알리기 위해 무작정 부딪쳤다. 막걸리를 지고 산에 올라가 등산객에게 나눠주기도 하고, 낚시하는 사람들에게 찾아가 시음을 권하기도 했다. 처음엔 하루 10박스도 못 팔았는데, 시간이 가면서 조금씩 반응이 왔다. 재주문하는 거래처도 생겼다. 2018년엔 전년 대비 50% 판매량이 늘었고, 올 상반기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 늘었다. 영도는 식당 주점 마트 등 거래처가 250군데, 다른 구도 대리점을 통해 공급하고 있다.

손 대표는 앞으로 2년간 개똥쑥막걸리를 알리는 ‘홍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막걸리 유통망을 구축하는 데 2~3년, 막걸리를 개발하는 데 2~3년이 걸렸습니다. 이제는 온라인, 오프라인 망라하고 소비자를 적극적으로 만나려 합니다.” (051)405-1800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2. 2양산선 개통 코앞인데…인력 충원 없다
  3. 3조경태, 9일 봉하마을서 盧 참배…與 사하을 기초의원들 “복당 반대”
  4. 4전재수 “2028년 G20 정상회의 유치 도전”(종합)
  5. 5부산 복덩이 ‘부캉이’ 대선소주 모델됐다(종합)
  6. 6성장이냐 쇠퇴냐…부산이란 도시 운명은 이것에 달렸다
  7. 7동백전 캐시백 상향해 상권 온기…부산형 청년사다리 박차
  8. 8골목길 외국어로만 채운 간판 15개…위법입니다
  9. 9부산 기관장 후보 김태호·김명수, 시의회 인사청문서 부적격 판정(종합)
  10. 10부산이 대륙 끝? 지도 돌려보면 북극항로 시작점
  1. 1조경태, 9일 봉하마을서 盧 참배…與 사하을 기초의원들 “복당 반대”
  2. 2부산 기관장 후보 김태호·김명수, 시의회 인사청문서 부적격 판정(종합)
  3. 3김희정 의원 ‘대주주 회생동의 촉구’ 국제신문 농성장 찾아 응원
  4. 4“여야 협치로 市 조직개편·추경 성과…다음은 민생·PK 초광역”
  5. 5박형준, 퇴임 후 첫 공개 행보… 총선엔 “아직 생각 없다”
  6. 6부산시의회, 교통공사·시설공단 대표 후보 ‘부적격’ 의견
  7. 7인천 해수욕장서 北유실지뢰 54일만에 또 발견.. "안전 유의"
  8. 8‘빈총경계’ 前 1군단장, 국감장서 “대비태세 문제 없었다” 주장
  9. 9[속보] 진영승 합참의장 “MDL 지뢰 폭발 사건은 ‘도발’…北 정권 행위 강력 규탄”
  10. 10암살자(들)·北 지뢰 여야 충돌…JYP ‘K-팝 축제 특혜’ 반박(종합)
  1. 1부산 복덩이 ‘부캉이’ 대선소주 모델됐다(종합)
  2. 2산은 회장 “통합 LCC 본사 부산행 결정 땐 적극 지원”
  3. 3전재수 “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조속 통과…소급적용도 추진”
  4. 4부산 찾은 외국인 올 1~8월 343만 명 돌파…프랑스 관광객 작년보다 111%↑
  5. 5[뉴스 분석] 수도권, 가덕신공항 또 트집…국책사업 발목 자성 촉구 목소리(종합)
  6. 6태웅, 1년 갈등 ‘봉합’…노사정 상생협약 체결
  7. 7부산항 오는 배 위치 실시간 확인
  8. 8지자체 ‘비상금’ 3년새 반토막…국고사업 매칭비는 23% 늘어(종합)
  9. 9[증시와이드] 실적 유지·턴어라운드 종목 선별 접근을
  10. 10“AI 해킹범은 中 광둥성 26세” 글로벌보안기업 보고서 추정(종합)
  1. 1양산선 개통 코앞인데…인력 충원 없다
  2. 2전재수 “2028년 G20 정상회의 유치 도전”(종합)
  3. 3동백전 캐시백 상향해 상권 온기…부산형 청년사다리 박차
  4. 4골목길 외국어로만 채운 간판 15개…위법입니다
  5. 5김척수 구청장 후보자 수사 7개월째 표류
  6. 6특혜 논란에도…엘시티 투자이민제 13년 실적 고작 2건
  7. 7“크루즈 관광객 동선, 부산항서 이바구길까지 넓힐 것”
  8. 8박완수, 우주항공·SMR 기반 메가 특구 공들여
  9. 9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9일
  10. 10부산 동백중 교사와 학생 “우리는 와플처럼 달콤한 사이”
  1. 1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2. 2AG 4개의 金 호령한 바다의 왕자…“다음은 올림픽 포디움”
  3. 3막 오른 ‘HJ중공업·동부건설 챔피언십’…최예본·한아름 공동 선두
  4. 4“핸드볼 8년 만의 아시안게임 金…맏언니로서 기뻐”
  5. 5하현승, 계약금 16억에 키움 입단
  6. 6SON A매치 최다골 대기록에도…뒤숭숭한 韓축구
  7. 7김도영 굳히기냐, 힐리어드·오스틴 뒤집기냐
  8. 8롯데, KIA에 4-12 패…8회 7실점 ‘와르르’
  9. 9롯데, 6위 탈환 사활…3위 싸움 변수로
  10. 10조코비치, 올 첫 우승 눈앞
우리은행
부산 야구장 미래는
경기 7시간 전 입장해 쇼핑·식사…종일 즐기는 교세라돔
부산 야구장 미래는
야구 없는 날에도 팬·관광객 북적…도쿄돔 일대는 미니도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